[2022결산]'GAMER'로 돌아본 1년 ①게이머, 행동하다

강미화 2022. 12. 3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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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는 게이머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따라 게임업계 이목이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임사들은 국내외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고, 게이머는 온라인에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행동'에 나섰다. 게임사의 운영으로 인해 입은 피해는 시위 및 법적 소송으로 이어갔고, 반대로 개발진의 노고에는 선물을 보내는 활동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이에 2022년 게임업계를 결산하기 위한 키워드로 게이머(G, A, M, E, R)를 선정했다. 'G'에서는 게이머(Gamer)와 게임물등급위원회(GRAC) 이야기를 풀며 'A'에서는 어트랙트(Attract)로 게이머의 마음을 끌기 위한 게임사의 노력을 다룬다. 이어 'M'에서는 모바일(Mobile) 게임 시장 10년을 되돌아보고, 멀티플랫폼(Multi-Platform)으로 진화한 현 시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E'에서는 이코노미(Economy)로 게임 내 주요 경제 시스템인 확률형 아이템과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부각된 블록체인을 되짚어보고, 마지막 'R'에서는 리뷰(Review)로 국내 게임시장 트렌드와 소식을 확인했다.<편집자 주>

■ 게이머(Gamer)
올해도 게이머는 온라인에 머물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행동'했다. 게임사의 기만에는 항의문구가 적힌 트럭 및 시위로 대응하고, 개발진의 노고에는 커피차 등의 선물을 보내는 활동도 이어가 눈길을 끌었다. 

게임에 시간뿐만 아니라 돈을 지불한 게이머들은 이에 상응하는 서비스와 결과물을 기대한다. 여기에 국경없이 서비스 사례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인만큼 '차별'을 받았다는 인식을 받으면 민감하게 반응하며 그간의 충족되지 않은 서비스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최초의 게임사 트럭 시위는 해외 버전과 보상 차이에 따라 이벤트 조기 종료 및 보상 회수 과정에서 시작됐다. 이는 들불처럼 번지면서 확률형 아이템으로 초점이 맞춰져 대다수의 게임사가 항의 문구가 게재된 트럭을 마주해야 했다. 

연예인을 응원하며 푸드트럭에 간식 및 음료를 보내는 '커피차'를 게임사에 보내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올해 '페이트 그랜드 오더' '이터널 리턴'이 게이머가 보낸 커피차에 함박 웃음 지었다.

게이머가 게임 운영서비스의 품질을 평가하고, 트럭을 매개로 오프라인에서 '상'과 '벌'이라는 결과를 드러내는 데에는 기저에 있던 '팬 문화'에 '서비스 구매자'의 니즈가 결합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럭 및 시위에 그치지 않고, 이벤트 조기 종료에 따른 피해에 게임사의 부실한 대응까지 이어지자 환불 소송 등 법적 대응까지 발생했다. 일본 서비스와의 차별 운영, 점검으로 인한 '키타산 블랙' 픽업 시간 단축, 부실한 공지 등으로 게임사의 퍼블리싱 역량에 신뢰도가 훼손된 데 이어 게임사 운영진이 '유저 개별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지는 않고 있다'는 발언은 기름을 부었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운영진 교체, 이벤트 재진행 등으로 신뢰 회복에 나섰다.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에서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운영 문제로 매출이 감소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했으며 당장의 손실이 있더라도 장기적인 서비스 개선 및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련의 노력 끝에 소송은 취하됐고, '우마무스메'는 지난 22일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3위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게이머의 집단행동에 정치권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조승래 의원은 게이머 단체 소송에 "이용자의 주권이 높아진 부분에 매우 긍정적"이라며 "게임 이용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존중하지 않은 게임사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것"이라고 밝혔다.

■ 게임물관리위원회(GRAC)
게이머를 행동하게 만드는 곳은 비단 게임사만 해당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과 비판의 목소리도 커졌다. 

게임위는 여성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민원이 발생하면서 서브컬쳐 게임을 대상으로 사후 점검을 진행했고, 갑작스레 이용자등급 상향을 진행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았고, '카운터사이드' '백야극광' '프로젝트 세카이 컬러풀 스테이지! feat.하츠네 미쿠'은 15세로, '명일방주'는 12세 이용가로 등급이 각각 상향됐다. 

상당수 서비스 1년이 훌쩍 지난 게임들의 갑작스러운 등급상향은 게이머에 혼란을 줬다. 등급분류 기준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대사 등으로 모호하고, 해외의 게임물 등급 분류 기준과 국내 영상 매체인 영화의 등급 분류와 비교해 과도하다는 불만도 컸다. 회의록마저 미공개 원칙이다보니 게이머들은 게임위의 전문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드러냈다. 

여기에 비위 의혹까지 번지면서 게임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한 겹 덧씌워졌다. 게임위가 2017년 세금 39억 원으로 추진한 통합 사후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이 여전히 미완성인 상태인데다가, 사업을 맡긴 개발사에 책임까지 묻지 않아 비위 의혹이 번졌다. 이에 '게임위 비위 의혹 규명을 위한 국민감사청구 연대서명'에 게이머 5489명이 참여하는 결과를 이끌었다. 

게임위는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용자 간담회 연내 개최와 전문가 확대, 모니터링 강화, 회의록 선제 공개 등을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게임이용자의 시각과 사회적 시각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언급, '스팀에 포르노 수준의 게임이 많다'는 발언 등 보수적인 시각을 드러내 게이머의 반감을 높였다.

게임위 측은 "게임 이용자의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달리 우리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게임에 대한 이해도와 차이가 존재한다는 취지"이며 "스팀 내 유통되는 전체 게임물이 문제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일부 부적절한 게임이 유통되고 있다는 취지"라며 해명에 진땀을 뺐다. 약속했던 이용자 간담회 연내 개최도 연기되면서 갈등의 골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강미화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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