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 역시 '스토리텔러'…콘서트도 서사가 확실하네
기사내용 요약
28일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첫 콘서트 '와주시면 안 될까요?' 성료
흡사 뮤지컬 같았던 1부 호평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스토리텔러'를 자처하는 대세 싱어송라이터 비비(24·BIBI·김형서)는 첫 콘서트에서도 자신이 구축한 서사를 마음껏 펼쳐냈다.
비비가 지난 28일 오후 서울 광장동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연 콘서트 '와주시면 안 될까요?' 1부는 흡사 누아르 뮤지컬이었다.
비비가 지난달 내놓은 첫 정규앨범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 누아르(Lowlife Princess: Noir)'는 '하류인생 공주님'이라는 역설적인 뜻을 타이틀로 내세운, 2044년을 배경으로 한 SF 누아르다.
비비는 '오금지'라는 캐릭터를 뼈대로 한 세계관을 만들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국내에서 이례적인 쿼드러플 타이틀곡을 내세웠다. 대형 뮤직비디오도 4편을 만들었다.
오금지는 어렸을 때 버려졌고 나쁜 년임에도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캐릭터. 사랑을 갈구하지만 사람들은 무조건 그녀를 '나쁜 년'이라고 점 찍고 오금지는 '암흑가의 여왕'이 된다. 사랑을 얻기 위해 더 잔혹해지고 더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오금지의 서사대로, 쓰러진 상태로 바닥에 끌리며 첫 등장한 비비는 무대 위 쓰레기 더미에 던져졌다. '로우라이프 프린세스'의 은유였다. 이 곡으로 출발한 이날 공연은 뮤직비디오 속 세계관을 현실로 구현했다. '모토 스피드 24시' '시티 러브' '러브홀릭스 행오버' '가면 무도회'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Blade) '나쁜년' '웻 나이트메어' '마녀사냥' '불륜' '조또'로 이어지는 서사는 오금지의 관점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됐다.
특히 '시티 러브'에서 미화원, 교통 경찰이 등장하고 '마녀사냥'의 3면 거울을 이용한 무대 구성 등은 뮤지컬처럼 전개가 극적이었다. 30여 분 동안 환영 멘트 하나 없이 서사를 끌고 나간 비비는 2000여 팬들이 자신의 서사 안으로 통합될 수 있는 콘서트 흐름을 가져와 자신을 내던졌다. 비비의 이 같은 극적인 몰입에 그녀의 몸이 혹여나 상할까 걱정한 팬이 객석에서 "물 좀 마시면 해요"라고 외칠 정도였다.
본래 가수를 직접 만나는 콘서트의 언어는 공감과 교류에 있다. 즉 쌍방향으로 진동해야 콘서트는 효과적이다. 그런데 이날 콘서트 1부에서 비비의 언어는 분류하자면 '뮤지컬 콘서트'쯤 된다. 괜찮은 콘서트는 즐기는 것일 뿐 아니라 서사에 몰입이 가능하고, 음반과 뮤직비디오로 보여준 세계관을 구현하는 것이라는 걸 비비는 증명했다.
비비가 이야기를 좋아한다는 건 이날 밴드 세트 구성의 2부로 전환하기 위한 인터미션 때도 입증됐다. 홍대 앞에서 활약 중인 스탠딩 코미디언 이재규가 무대에 올라 비비의 시간을 벌어줬다.
대표곡 '비누'로 시작한 2부 밴드 세트 공연은 겨울밤 추위를 달래주는 몽환적인 음성 등 비비의 가창력과 팬들의 떼창 그리고 팬에 대한 비비의 애정이 돋보였다. 특히 '사랑의 묘약' '쉬가릿' '인생은 나쁜X' 무대에서 도발과 관능은 비비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R&B와 힙합을 넘나들어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주목 받는 비비는 세계적인 뮤직 페스티벌 '코첼라(Coachella)', 'HITC 페스티벌' 등에 출연했다. 그런데 자신만의 이름을 내건 단독 콘서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비비는 "처음으로 저만 좋아하는 사람들만 있는 느낌이 든다"고 벅차했다. 마지막곡은 미공개곡인 '행복에게'였다. 그렇게 비비가 대세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올해는 그녀에게나 팬들에게 행복한 해였고, 이번 140분간의 콘서트는 그 행보의 압축판이었다.
비비는 이런 말로 이번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항상 꿈꿔왔던 단독 콘서트를 멋진 팬들과 함께해 잊지 못할 거예요.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라서 더 뜻깊은 추억입니다. 올해 받았던 이 과분한 사랑들을 하나씩 보답하는 2023년을 만들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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