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결산]제6회 포모스 어워드 2022
한 편의 드라마를 쓴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 e스포츠 선수부터 차트를 역주행하며 올라온 게임까지 모두가 자신만의 역사를 쓰고 있다.
또한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으나 깜짝 선물과도 같은 재미를 전달한 게임까지 존재해 2022년 게임 업계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포모스에서는 올해를 빛낸 게임과 인물을 선정해봤다.
'LOL' 프로팀 DRX의 원거리 딜러 포지션인 '데프트(김혁규)' 선수다. 사실 데프트가 속한 DRX는 올해 리그에서 대체로 부진한 성적을 보여왔다.
전 세계 프로팀이 모이는 'LOL 2022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DRX는 진출 팀 중 가장 성적이 낮은 마지막 4시드로 진출하며 그룹 스테이지 진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실제로도 대회 초반 어려움을 겪었다. 데프트 선수는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 패배 후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 과정에서 "지긴 했지만, 저희끼리만 안 무너지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라는 발언을 했고 해당 발언을 축약한 인터뷰 영상 제목이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표기하며 팬들의 눈길을 끌었다.
인터뷰 이후 DRX는 이런 팬들의 응원에 보답하고 자신을 증명하듯 강팀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결승까지 올랐고 T1을 상대로 접전 끝에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의 우승과 정상급 실력에도 세계 대회 우승 경력이 없던 데프트의 사연이 겹치며 인터뷰에 파급력이 더해졌다.
'중꺾마'는 냉소이고 사회적 약자를 비난하는 단어가 가득한 지금 시대에 가장 필요했던 희망적인 유행어라고 할 수 있다.
스퀘어에닉스에서 출시한 '파이널 판타지' 픽셀 마스터 시리즈는 이런 상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 보였다. 원작의 느낌을 고해상도로 구현하는 데 노력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게 느껴졌으며 가격 역시 리마스터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다소 높아 팬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런 기조 속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6 픽셀 마스터'는 모두가 놀랄만한 깜짝 콘텐츠가 담겨 있었다.
원작 '파이널 판타지 6'의 명장면이자 지금도 시리즈의 팬들에게 회자하고 있는 셀리스의 오페라 씬을 각국의 음성으로 녹음해 제공한 것이다.
국내 버전에서는 안혜수 소프라노가 셀리스의 오페라를 불렀으며 짧은 곡에도 맑은 음색과 애절한 감정을 잘 느낄 수 있어 팬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일부 팬들은 해당 장면을 보기 위해 게임을 구입했다는 소감 역시 적지 않았다.
뜻밖의 선물 같은 콘텐츠를 제공한 스퀘어에닉스에 이 상을 바친다.
성인들에게는 과거 '포켓몬스터' 열풍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으며 저 연령층에게는 '포켓몬스터' IP를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포켓몬스터 빵'이 화제가 되자 자연스럽게 '포켓몬스터' IP 상품 전반으로 관심이 확장됐다. 이 중에는 나이언틱이 서비스하는 '포켓몬 고'도 영향을 받았다.
그동안 '포켓몬 고'는 저연령보다는 성인층이 주로 즐겨왔지만, 이 시점을 계기로 저연령층 유저가 대거 유입됐다. 지금도 게임 내 체육관이 있는 공원이나 특별한 장소는 '포켓몬 고'를 위해 삼삼오오 몰린 초등학생들로 가득하다.
특히, 현장에서만 참여할 수 있는 '엘리트 레이드'의 경우 이런 저연령 유저들이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레이드 오픈을 기다리는 광경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2월 16일 NHN데이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2세 이하 세대별 가장 많이 설치된 앱 순위에 '포켓몬 고'가 6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뜻밖의 계기로 다시금 주목받은 '포켓몬 고'의 전성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간단한 룰과 랜덤하게 주어지는 무기를 합성하고 성장시키는 재미는 원초적이지만 강한 중독성으로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런 재미가 얼마나 롱런할 수 있을지 사실 회의적이었다. 좋은 평가로 주목받았던 인디 게임의 경우 지지부진한 업데이트를 이어오다가 사라지거나 후속작 개발로 방향을 전환하는 일도 많아 내심 우려도 들었다.
우려와는 다르게 '뱀파이어 서바이버'는 정말 꾸준하게 업데이트를 이어왔다. 업데이트마다 새로운 캐릭터, 무기 조합법, 숨겨진 요소, 신규 맵 등의 콘텐츠를 추가했다.
핵심 재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즐길 거리는 꾸준히 늘어 정식 버전인 1.0에 와서는 초기 공개됐던 '뱀파이어 서바이버'와 완전히 다른 게임이 됐다.
마치 할머니가 주시는 고봉밥처럼 마르지 않고 계속해서 퍼주는 업데이트를 선보인 '뱀파이어 서바이버'는 이 상을 받기 충분하다.
이대로 '데이브 더 다이버'라는 타이틀은 영영 보지 못할 줄 알았으나 갑작스럽게 넥슨 산하 개발 브랜드인 민트로켓이 출범하면서 프로젝트 재시동을 알렸다.
처음 공개됐던 모습과는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게임이었으며 기대하는 부분 역시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스팀 얼리 액세스를 통해 만나본 '데이브 더 다이버'는 2019년 들었던 아쉬운 마음을 상쇄시켜줄 만큼의 재미를 담았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해양 어드벤처 게임의 재미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타이쿤의 재미를 잘 결합했으며 해양 탐험에서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은 기대 이상으로 충실하게 구현했다.
인고의 시간과 우여곡절 끝에 이 정도 완성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올해 발견할 수 있었던 값진 게임이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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