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푼두푼 모은 ‘거리 동전’으로 이웃돕기 성금 내는 중구 환경공무관들[서울25]
서울 중구 을지로를 청소하는 환경공무관(옛 환경미화원) A씨는 30일 새벽 빗자루로 거리를 쓸다 찌그러진 100원짜리 동전을 주워 작업복 주머니에 넣었다. A씨는 새벽 업무가 끝나고 공무관 휴게실로 돌아오자마자 입구에 있는 돼지저금통에 그 100원 동원을 넣었다. 돼지저금통은 이 곳 환경공무관들이 함께 채우는 것으로, 이미 무게가 상당했다. 이들은 이렇게 모은 동전으로 8년째 기부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환경공무관 100여명은 올해 거리 청소를 하며 주운 동전 86만원과 자신들이 보탠 성금 207만원을 합쳐 총 293만원을 지난 28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구청에 기탁했다.
이들이 거리의 동전을 모아 기부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부터다. 올해까지 기부한 돈은 주운 돈 880만원과 성금 1220만원 등 총 2100만원에 달한다.
환경공무관들은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오전 8시까지,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오후 1시부터 오후 2시30분 까지 세 차례 중구의 큰 길가를 청소한다. 거리 청소를 하다보면 100원 동전을 자주 발견하지만 소액인데다 쓰레기로 간주해 그대로 작업포대에 넣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아깝다고 생각한 환경공무원들이 동전을 가져와 휴게실 입구 신발장에 쌓아놓기 시작했다.
신발장에 쌓인 동전을 본 한 환경공무관이 연말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휴게실 5곳에 돼지저금통이 비치됐다. 처음에는 돼지저금통에 모인 동전만 모아 기탁했으나 환경공무관들이 십시일반으로 성금을 보태면서 기탁 금액도 많아졌다.
조흥래 환경공무관노조 중구지부장은 “많은 돈을 내야만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환경공무관들도 서민이지만 더 어려운 분을 위한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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