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방음터널 화재, 진입차단시설 전기 끊기며 참변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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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이 숨지는 등 모두 46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9일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터널 진입차단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 해당 도로를 관리는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쪽은 화재 사고 당시 방음터널 양쪽(상·하행선)에 설치된 터널진입 차단시설 작동을 시도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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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사실 모르고 진입했던 운전자 사상
5명이 숨지는 등 모두 46명의 사상자를 낸 지난 29일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터널 진입차단 시설이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한겨레> 취재 결과, 해당 도로를 관리는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쪽은 화재 사고 당시 방음터널 양쪽(상·하행선)에 설치된 터널진입 차단시설 작동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미 화재가 확산된 터라 전기가 차단돼 차단시설 작동 시도는 실패했다. 이 시설은 터널에서 불이 날 경우 경보등과 함께 스크린 형태의 펼침막이 내려와 차량 통행을 막아 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차단시설은 자동이 아닌 수동으로 작동하는 장치다. 상황실 근무자가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으로 비상상황이 발생한 사실을 인지한 뒤 시스템을 작동시키는 구조”라며 “그러나 사고 당일 2시께 전기가 끊기는 바람에 진입차단 시설을 작동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시점은 오후 1시49분이다. 화재 발생 10분 뒤에 전기가 끊어진 셈이다.
이 때문에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차량 여러 대가 방음터널에 갇혔다. 후진으로 터널을 가까스로 빠져나온 차량도 있었지만 진입한 차량 대부분은 화마에 그대로 전소했다. 터널에 고립된 차량은 모두 44대다.
불이 난 지 하루가 지난 30일 오후 2시 현재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안에 가득 찼던 연기는 거의 다 빠졌다. 내부에는 새까맣게 그을리거나 불에 탄 40여대가 간밤에 내린 눈에 묻힌 채 널브러져 있다. 방음터널 내부 벽면과 천장은 모두 앙상한 뼈대만 남아있고, 도로 바닥과 중앙분리대 곳곳에는 불에 탄 파편이 나뒹굴고 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함께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으며, 감식 관계자들은 검게 그을린 차체들 사이를 오가며 연소 패턴과 잔해물 등을 분석했다. 현재 제2경인고속도로는 사고 수습과 원인조사를 위해 석수~여수대로까지 21.9㎞ 구간이 양방향 통제된 상태다. 도로 통제는 며칠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9일 오후 1시49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5t 폐기물수집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길이 830m의 방음터널 가운데 600m 구간을 태우고 오후 4시12분께 완전히 진화됐으나 5명이 숨지고 41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는 3명이다. 희생자 5명은 현재 안양 평촌한림대학병원 등에 안치됐으나, 주검이 심하게 훼손돼 신원확인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불이 난 제2경인고속도로 안양~성남 고속도로의 구간은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에서 성남시 중원구 여수동 일원으로 전체 21.82㎞(4차로 12.17㎞, 6차로 9.65㎞) 가운데 일부다. 모두 1조512억원이 들어간 이 구간의 시공은 포스코건설이 맡았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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