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전망]"콘솔로 확장하는 韓 게임사...'콘솔 감성'을 키워라"

최종봉 2022. 12. 3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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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국내 게임사의 화두는 '콘솔 플랫폼'으로 확장이었다.

지금까지 국내 대형 게임사가 E3, 도쿄게임쇼, 게임스컴과 같은 해외 게임업계 대표 박람회에서 콘솔 타이틀을 출품해왔지만 어디까지나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테스트베드 성격이 강했다.

다만 올해 네오위즈의 'P의거짓'부터 넥슨의 '퍼스트 디센던트', 엔씨소프트의 'LLL' 등 국내 게임사들이 준비하고 있는 신작 타이틀 대부분 PC와 함께 콘솔 플랫폼에서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렇듯 한국 게임사가 콘솔에 집중하는 이유는 정체된 성장을 글로벌 시장의 공략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시장은 이제 모바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오고 있는 상황이며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어졌다.

해외 게임 시장의 경우 최근 50% 점유율을 넘어선 모바일의 성장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여전히 코어 게이머의 중심은 콘솔과 PC이며 가장 친숙한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무엇보다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절실해진 상황이기에 국내 게임사들은 구색 갖추기식으로 보였던 이전과 다르게 진심으로 타이틀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시도에 국내 게이머는 물론 게임 업계 역시 주목하고 있지만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까지 국내 게임사가 몇 차례 테스트와 전시회에서 선보였던 신작 콘솔 게임은 해외 유명 게임사들의 타이틀과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을 수준이었다.

특히, 그래픽이나 액션, 사운드, 캐릭터 등의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요소는 그동안 쌓인 노하우를 잘 끌어내 고도화했다는 인상이다.

▲PS5에서 수준급의 그래픽을 보여준 퍼스트 디센던트
반면 콘솔 게임을 오랫동안 즐겨온 유저의 눈높이로 게임을 바라보면 아쉬운 부분도 존재한다. 콘솔 게임이 주는 기대치는 갖췄지만, 그 안의 감성마저 녹여내지 못했다.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역시 조작에 대한 부분이다.

콘솔 게임에서는 메뉴나 인벤토리 이동에 대부분 십자키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유독 국내 제작 콘솔 게임에서는 아날로그로 조작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아마도 이는 PC 온라인 게임에서의 감각을 콘솔로 구현하면서 벌어지는 문제로 보인다. 아주 작은 부분이긴 하지만 콘솔 게임에 익숙할수록 이런 조작은 불편하게 다가온다.

또, 개발 리드 플랫폼이 PC나 모바일이라면 콘솔로의 이식 과정에서 매끄러운 조작 체계의 구축을 우선순위로 삼아야 할 것이다. 단순히 키 맵핑만 콘솔 패드에 맞춰 제공한다기보다는 필요에 따라서는 콘솔만의 추가 액션이나 보조적인 조작 기능이 필요하다.

조작 부분과 함께 또 한 가지 필요한 부분은 레벨 디자인이다. 여기서 말하는 레벨 디자인이란 단순히 필드나 던전의 구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작자의 의도를 지형이나 지물에 담아 플레이어에게 경험과 재미를 전달하는 것을 뜻한다.
예를 들어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와일드'에서 언덕을 오르면 탁 트힌 시야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언덕 아래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구조물이 자연스럽게 노출되며 모험을 이어가게 만드는 레벨 디자인을 지녔다.

또는 '언차티드' 시리즈나 '라스트 오브 어스' 시리즈처럼 특별히 방향 지시나 내비게이션을 제공하지 않아도 옳은 방향은 조명을 밝게 비추거나 주위와는 다른 사물을 배치해 플레이어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방법도 좋은 레벨 디자인의 조건으로 꼽힌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음에도 플레이어를 유도해야 하는 기술이기에 스토리 중심의 콘솔 게임 제작에 있어 가장 높은 숙련도를 요구하는 부분 중 하나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국내 게임 업계가 MMORPG 위주의 레벨 디자인에 대한 노하우만 쌓여 있기에 싱글 플레이 중심의 레벨 디자인은 약할 수밖에 없지만, 지금까지 해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게임들 모두 이런 레벨 디자인을 중요하게 여겼기에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독창성의 확보다. 지금까지 콘솔로 출시된 많은 게임이 인기작의 뒤를 쫓다가 사라졌다. 이런 사례는 'XX 라이크'라는 단어가 유행하게 된 계기와도 비슷하다.

원류가 되는 핵심 시스템과 게임 속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서 내놓지만 결국 기억나는 것은 원류가 되는 게임만 못하다는 인식이다.
EA에서 출시한 '스타워즈 제다이: 오더의 몰락'의 경우 '다크소울' 류를 일컫는 '소울 라이크' 스타일을 적극적으로 담았지만, 이보다는 '스타워즈' IP에서 엿볼 수 있는 모험과 제다이의 액션 등을 게임 내 콘텐츠로 잘 녹여냈기에 성공할 수 있었으며 후속작인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까지 준비 중이다.

이처럼 국내 게임사들은 선구적인 작품을 따라 해서 살아남은 경우조차 독창성을 갖췄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종봉 konako12@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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