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돈 못구해 벌벌 떠는데...” 혹한기 신용등급 오른 기업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2. 12. 30.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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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오리온·HMM 등
실적개선 등 기대감 반영
[사진제공=기아]
전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이 상향조정되는 기업이 있어 주목된다.

3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최근 기아, 오리온, HMM 등 국내 일부 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을 올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9일 기아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AA)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반도체 공급난이 완화되며 생산이 정상화되고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는데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대기수요가 있어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란 평가다. 김나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9월말 기준 부채비율 92.6% 등 재무완충력이 매우 우수한 수준으로 2021년이후 현금창출능력이 확대돼 재무 안정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또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단기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올렸다. 의류, 코스메틱, 생활용품 등 다각화된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실적이 발생하고 있고 재무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내 대표 제과업체 오리온도 신용등급이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27일 오리온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으로 상향조정했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30일) 장기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국내 2위의 제과시장 지위가 확고한 상황에서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에서 현지화 전략과 제품 경쟁력을 통해 수익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김응관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영업현금창출력 강화와 보수적 투자기조하에서 잉여현금창출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실질 무차입의 우수한 재무구조에서 잉여현금이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말 기준 오리온의 부채비율은 30%, 차입금의존도는 4.7%다.

신용평가사들은 이달초 HMM의 신용등급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HMM의 장기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조정했다. 우수한 실적을 바탕으로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나아졌고 향후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재무안정성이 유지될 것이란 평가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2020년~2022년 9월간 누적기준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총 18조9000억원을 창출하는 등 매우 우수한 영업실적을 기록했다”며 “향후 시황의 높은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보유 사업 경쟁력과 재무적 대응력을 바탕으로 중기적으로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 지표를 유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신용등급이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달 중순 한화손해보험의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상향조정했다.

이처럼 일부 기업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은 내년 암울한 경기전망과 다수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조정과 비교된다. 연말 들어 신용평가사는 포스코, LX하우시스, 넷마블, 넥센타이어 등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혹은 등급전망을 잇따라 하향조정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용등급 상·하향 비율(신용등급 하향조정기업 수 대비 상향조정 기업 수)는 3분기말 기준 0.4배로 2021년말(0.7배)보다 하락했다. 신용등급 상하향 비율이 내렸다는 점은 상향조정 기업보다 하향조정된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이길호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코로나19 영향 축소, 2021년 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기업) 신용도가 긍정적이었으나 올해 3분기만 보면 신용도 하향 우위”라며 “높은 원자재가, 금리 상승, 경기 침체, 환율 변동성 등 거시환경의 불리한 변화로 신용도 개선의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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