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복 출근 직장인 늘어서?…사라지는 구두수선소
서울 구두수선대 7년새 24% 뚝
신규 진입 젊은층 없이 고령화 가속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시내에서 운영 중인 구두수선대는 지난 3월 기준 총 866개소로, 2015년 1136개에서 7년여만에 약 24% 감소했다. 구두가 아닌 운동화를 신고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새로 구두수선공을 하려고 하는 젊은 층이 없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는 구두수선대의 운영자 대부분이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서울 광화문, 을지로 등 직장인들이 많이 다니는 지역의 구두수선공들은 빠르게 바뀌는 문화와 업종의 쇠퇴를 피부로 체감하고 있었다. 을지로3가에서 구두수선대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62)는 “예전에는 직장인 10명 중 9명은 구두를 신었는데, 요즘은 10명 중 9명이 운동화를 신는다”며 “돈을 벌러 출근한다기보다는 텃밭을 가꾸는 마음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38년째 일하고 있는 60대 박 모 씨 또한 “대기업 직장인들이 다 자율복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구두수선공들의 고령화도 쇠퇴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서울시는 길가에서 물건을 파는 가로판매대(가판대)와 구두수선대를 통칭하는 ‘보도상 영업시설물’의 운영자 90% 가까이가 60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2살에 가출해 구두닦이부터 시작해 구두수선만 50년을 했다는 김 씨는 “내가 62살인데 이 계통에서는 젊은 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서울시 은평구 응암동에서 30년째 영업하고 있는 60대 구두수선공 강 모 씨는 “주변에도 다들 나처럼 나이 많은 사람들이 (구두수선을) 하고 있다”며 “나이도 드니 더더욱 계속 이 일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수십 년 동안 ‘구둣밥’을 먹어온 수선공들은 이같은 상황을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김 씨는 “옛날에 도장, 열쇠 전문가도 완전히 기능직이었는데 사라져갔듯 시대의 흐름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구두수선공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스마트폰으로 구두 배달과 수거를 맡기는 것 같다”며 “이런 박스(컨테이너 구두수선대)는 많이 없어지고, 완전히 전문적인 방식으로 변화해 남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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