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수시 미등록자 5년만에 213명→12명 ‘뚝’··· 서울·수도권 미등록은 0명
올해 서울과 수도권 소재 의대 수시모집에 합격한 뒤 등록하지 않은 수험생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의대 수시 합격자 중 미등록자도 5년만에 18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른바 ‘의치한약수’라고 불리는 의약학 계열 선호도가 해가 갈수록 치솟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증명된 것이다.
30일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의대 수시모집 결과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올해 서울과 수도권 소재 12개 의대 수시모집 합격자 중 미등록해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서울·수도권 의대 수시모집 미등록 인원이 0명이 된 것은 2020학년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성균관대에서 9명, 고려대에서 2명 수시 미등록이 발생했다.
전국 39개 의대로 범위를 넓혀도 올해 의대 수시 합격자 중 미등록 인원은 모두 12명에 불과했다. 의대 수시모집 합격자 중 미등록자는 2019학년도 213명, 2020년 162명, 2021년 157명, 2022년 63명 등으로 매년 급감해 왔다. 이는 의대와 다른 자연계 전공에 복수합격한 학생들의 절대 다수가 의대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올해 미등록자는 건국대(글로컬) 4명, 연세대(미래) 2명, 건양대·동국대·순천향대·영남대·울산대·을지대에서 각 1명이 발생했다.
의대 선호 현상이 훨씬 강해진 것은 취업난 등으로 안정적인 진로를 찾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기존 경향에 올해부터 적용된 의약계열 지역인재 40% 의무선발 제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입부터 의대·치대·한의대·약대는 정원의 최대 40%를 지역인재전형을 통해 의무적으로 선발해야 한다. 각 지역 최상위권 학생들이 수시모집에서 해당 지역 의대에 집중 지원하면서 일반대학으로 이동할 여지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시에서 서울·수도권 상위권 학생들은 일반학과와 복수합격 시 선택의 여지 없이 의대에 등록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지방권 우수학생들도 지역인재전형 도입 등으로 의대에 몰려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시 미등록에 따라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는 인원이 줄면서 의대 정시모집 경쟁도 전년보다 훨씬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시 이월 인원을 포함한 2023학년도 의대 정시모집 선발 규모는 1161명으로 지난해 1260명보다 99명 줄었다. 특히 지방권 소재 대학은 지난해 852명에 비해 110명 줄어든 742명으로 나타나 정시모집 지원자 간 경쟁이 매우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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