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통신사찰 논란'에 새 수사관행 구축 다짐"

2023년 신년사 발표
"호랑이처럼 집요하게 정의구현 목표"

김진욱 공수처장. 연합뉴스

[서울경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통신자료 조회’를 둘러싼 비판에 대해 통감하면서 “새로운 공수처 제도가 헌정질서 안에서 잘 정착할 수 있도록 ‘국민을 받들며 정의를 바로 세우고 청렴을 새로 쓰는’ 자세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처장은 30일 ‘2023년 계묘년 신년사’를 통해 “법이 정한 절차와 방법대로 통신 가입자의 기초 정보를 확인한 통신자료 조회가 통신 사찰로 곡해돼 질타를 받은 기억은 새로운 수사 관행 구축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늘 가슴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7월 통신자료조회가 적법하다고 판시하면서 조회 대상자에 대한 사후통지제도 마련을 권고했다”며 “공수처는 그 전인 4월부터 통신자료조회심사관의 사전 심사 후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통신가입자조회를 시행하는 등 인권보호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처장은 “설립 후 2년이 채 안 된 신설기관이라 아직 부족한 점들이 많지만 수사와 공소 제기·유지 시스템이 점차 정비되면서 제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며 “소의 해에 태어난 공수처, 국민 여러분 눈에 다소 굼뜨게 보일 수 있겠습니다만 소처럼 뚝심 있게 꾸준히 일하면서 호랑이처럼 집요하게 정의구현이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보아주시면 머지않은 장래에 국민의 기대를 발판으로 도약할 날이 오리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수처의 전 구성원은 국민께서 맡겨주신 사명과 소임을 늘 기억하면서 수사업무 등 처리에 있어서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상 독립성을 준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처장은 통신자료 조회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그간 일부 사건 수사 과정에서 기존 수사기관의 관행을 무비판적으로 답습해 사건관계인의 인권보호에 미흡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다사다난 했던 지난해를 돌이켜봤다.

이어 “공수처 설립을 뒷받침한 국민의 뜻은 단지 새로운 수사기관을 하나 더 추가한 차원이 아니라 기존 수사 관행 등에 대한 반성적 고려에서 질적으로 다른 수사기관을 만들라는 데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공수처의 전 구성원들은 적법절차 준수와 인권옹호에 한층 유의하는 새로운 수사 관행을 하나씩 쌓아 올리면서 바람직한 수사와 공소의 문화를 확립해 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