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아쉬운 '미스터트롯2', 조영수-박선주가 그립다?
아이즈 ize 윤준호(칼럼니스트)
'미스터트롯2'가 베일을 벗었다. 35.7%라는 경이로운 시청률로 막을 내린 '미스터트롯'(2020)의 후속편이라 방송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그 기대감은 시청률로 반영됐다. 1회가 20.2%를 기록한 데 이어 2회는 20.8%로 소폭 상승했다.
대단한 파괴력이다. 하지만 만듦새를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미스터트롯'이라는 탄탄한 포맷에서 출발했지만, 몇몇 심사위원의 변화를 비롯해 합불의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적잖다. 2회까지 방송된 '미스터트롯2'을 톺아봤다.
#왜 인기인가?
'미스터트롯'의 후광은 여전했다. 시즌1을 통해 배출된 임영웅·영탁·이찬원·김호중 등이 건재한 터라 그 후속편을 통해 발굴하게 될 새로운 얼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트로트를 소재로 한 '미스터트롯' 시리즈의 주시청층이 중장년이라는 것도 한 몫했다. 그들은 안방에서 채널 주도권을 쥐고 있다. 젊은층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OTT에 몰두하는 사이, 중장년층은 TV 앞에서 더욱 공고히 결집하는 모양새다. 시즌1을 즐긴 이들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TV조선에 채널을 고정했다.
이름값 높은 기성 가수들의 참여도 관심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KBS 2TV '트롯전국체전'의 우승자와 준우승자인 진해성과 재하를 비롯해 MBC '트로트의 민족'의 우승자인 안성준, MBN '보이스트롯'의 우승자 박세욱과 JTBC '히든싱어7'에서 가수 송가인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박성온, '장구의 신'이라 불리는 박서진 등이 도전장을 냈다. 이미 상당한 팬덤을 확보한 이들을 보기 위해 각 가수들의 팬들이 TV 앞에 모일 수밖에 없었다.
트로트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미스터트롯2'의 시작과 맞물려 이 시리즈를 기획했던 제작진이 만든 MBN '불타는 트롯맨'도 론칭됐다. '미스터트롯2'보다 한 주 먼저 시작한 이 프로그램의 1, 2회 시청률은 각각 8.3%와 11.8%. 1회는 역대 MBN 프로그램 첫 방송 최고 기록이다. 두 프로그램이 방송가를 쌍끌이하며 트로트 열풍을 재점화했다.
#왜 아쉬운가?
2년 전 방송된 '미스터트롯'의 경우, 1회가 시청률 12.5%를 기록한 후 2회가 17.9%로 껑충 뛰어올랐다. 하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1회가 20.2%를 기록하며 힘찬 첫 발을 내디뎠는데, 2회는 20.8%에 그쳤다. 1회 마지막 장면이 '오디션 끝판왕'이라 불리는 진해성의 등장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다.
'미스터트롯2'에는 실력자가 즐비하다. 개별 실력을 놓고 본다면 시즌1 출연진, 그 이상이다. 지난 2∼3년 사이 트로트 붐이 불면서 실력자들이 대거 이 시장에 뛰어들었고, 판이 커졌다. 각 가수들의 이름값도 높아졌고, 그들의 노래 역시 대중들에게 익숙해졌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신선함이 떨어졌다. '미스터트롯'의 성공 이후 각 방송사는 우후죽순 격으로 유사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대다수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지켜보던 시청자들의 관심도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었다. '원조 트로트 오디션의 귀환'이라는 타이틀을 단 '미스터트롯2'의 복귀는 반가웠지만, 제작진은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출발했다.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크게 상승한 탓이다.
여기에 마스터, 즉 심사위원의 구성 및 심사평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시즌2에는 장윤정, 진성, 붐 등 시즌1을 이끌었던 심사위원들이 다시금 참여했다. 여기에 장민호, 김희재 등 '미스터트롯'이 배출한 스타들도 합류했다. 하지만 조영수, 박선주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들이 하던 '쓴소리'와 '짠내 심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2'는 15명의 심사위원들이 모두 합격 버튼을 누르는 '올하트'의 연속이다. 1회 방송 출연자 중 80% 이상이 올하트를 받았다. 2회 역시 우승부로 참여한 몇몇이 올하트를 받지 못한 것을 제외하면 역시 '올하트' 파티였다. 그 분위기에 맞춰 심사위원들은 함께 춤을 추고 찬사를 쏟아냈다. 하지만 시청자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
특히 노래 실력보다는 참가자들의 사연에 집중하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웠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이 아니라 '감상평'을 늘어놓는다는 인상이 강했다. 개그맨 이용식에게 결혼 허락을 받기 위해 '미스터트롯2'에 참여했다는 원혁의 경우, 울음이 터져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도 '올하트'를 받았다. 아마도 원혁이 출연하는 다음 방송에서는 "합격한 후, 이용식 씨의 반응은 없던가요?"라는 질문과 답변이 오갈 것이 자명하다. 이런 장면이 흥미를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큰 그림을 놓고 봤을 때 공정한 오디션의 느낌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또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보면서 감탄하며 합격 버튼을 누르는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정체성마저 흔든다.
물론 15명의 심사위원 모두에게 전문적인 심사평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트로트에 대한 식견이 부족한 현영, 츄, 강다니엘, 이은지 등은 '분위기 메이커'의 역할이 더 크다. 재빨리 합격 버튼을 누른 후 자리에서 일어나 참가자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고 추임새를 넣는다.
그러나 장윤정, 진성, 김연자, 작곡가 알고보니혼수상태의 역할은 다르다. 그들은 어떤 분위기에도 흔들리지 말고 소신있는 심사평을 들려줘야 한다. 그런데 그들 역시 올하트 릴레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그러니 시즌1의 "조영수, 박선주가 그립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더욱 이해하기 힘든 장면은, '합격을 강요하는' 분위기다. 노래가 막바지로 흘러가는데 올하트 폭죽이 터지지 않으면 심사위원들은 아직 합격 버튼을 누르지 않은 심사위원을 찾고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제작진 역시 그 한 명에 초점을 맞추는 편집을 일삼는다. "도대체 왜 안 누르냐"는 납득할 수 없는 강요다. 그러다 보니 소신을 지켜 합격 버튼을 누르지 않은 심사위원 이홍기는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촌극을 빚는다. 진성마저 "깜빡 잊고 안 눌렀다"고 둘러댈 때는 더욱 난감해진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시청자들이 수긍할 수 없는 올하트가 이어진다면 오디션 프로그램으로서 묘미가 사라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심사위원석에 앉은 이들이 본분을 잊고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는 것은 '직무유기'"라면서 "아직 2회까지 방송되지 않은 '미스터트롯2'는 이런 시청자들의 분위기를 빨리 파악하고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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