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앤이슈] 영화로 돌아본 2022년 키워드..."통쾌하거나 혹은 익숙하거나"
■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강유정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영화를 통해 이슈를 살펴보는 씨네N이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올 한 해 화제가 됐던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2022년 문화계 이슈를 정리해보겠습니다.영화평론가, 강유정 강남대 교수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1년 정말 빠르게 갔습니다. 돌이켜 보시면 어땠습니까?
[강유정]
코로나가 이제 좀 끝났나 보다 해서 극장에 가기 시작했던 게 엊그제 같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극장에서 음식을 먹게 돼서 팝콘도 먹고 음료도 먹고 그리고 드디어 올해 천만 영화도 나왔고 많은 분들이 데이트도 극장에서 하고 가족들이 함께 극장에 가기도 했던. 그래도 일상의 즐거움을 조금 찾았던, 영화를 통해 즐거움을 찾았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앵커]
천만 영화도 나왔고요. 올 한 해 영화계 이슈들을 키워드를 통해서 정리를 지금부터 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함께 보실까요. 경쾌하거나 혹은 익숙하거나입니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코로나19 유행한 이후에 첫 천만 영화가 올해 나왔고요. 마동석 배우 주연의 범죄도시2였습니다. 어떤 요인이 이렇게 많은 관객을 이끌었을까요?
[강유정]
일단은 범죄도시 1편이 꽤 흥행을 거뒀고요. 이 영화는 보게 되면 마동석 씨가 주연을 맡기도 했고 5:5에서 누가 5야, 이런 약간의 농담, 썰렁하지만 마동석 씨의 농담이 굉장히 부담스럽지 않게 편하게 볼 수 있는 듯하다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겁니다.
이외에도 올해 잘 된 영화들을 보자면 공조2, 인터내셔널이라든가 혹은 육사오 같은 작품들처럼 대부분 코미디를 주요한 무기로 삼아서 많은 분들이 가볍게 마음을 놓고 볼 수 있는 작품들이 꽤 많은 사람들이 극장까지 가서 영화를 보시게 되었고요. 그건 아무래도 기나긴 우리가 여러 방역 때문에 멀리 못 나가는 그런 기간들도 있었고 아무래도 조금 무거운 기간을 지내다 보니까 밝게 경쾌하게 그래서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의 마블리를 다시 만나는 쪽을 선택한 게 바로 범죄도시2의 천만영화를 가져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반대로 기대를 정말 많이 했는데 잘 안 된 영화들도 있지 않습니까?
[강유정]
범죄도시2가 굉장히 시험대에 올랐었던 거예요. 이 영화가 잘 될까, 안 될까를 생각을 했을 때 천만이 되면서 많은 영화들이 시기를 조율하다가 모험을 하게 되는 겁니다. 뭐냐 하면 큰 대작 영화들을, 소위 말하는 쌍끌이 천만이라는 말처럼 한꺼번에 많은 분들에게 공개를 해서 오히려 영화계의 분위기를 달궈보자라는 그런 시장의 계산이 있었는데요.
이 계산은 조금 틀린 것으로 규명이 됐습니다. 왜냐하면 한산이라는 작품도 워낙 큰 규모의 작품이었고요. 비상선언도 있었고 외계인도 있었고 정말 많은 작품들, 거기에다가 칸에서 상을 받고 온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까지 너무 좋은 영화들, 게다가 아주 큰 규모로 만들어진 큰 제작 비용까지 든 영화들이 한꺼번에 개봉을 했습니다마는 소위 말하는 상업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 손익분기점을 넘긴 영화들이 많지는 않았고요.
한산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는 했습니다마는 천만을 넘었다는 말도 있었지만 이전 편인 명량 같은 경우는 아직도 한국에서 기록이 깨지지 않는 1700만 가까운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해 보자면, 한산이. 그렇게 아주 성공적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업적 성과가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이렇게 큰 영화들을 한꺼번에 개봉하고자 했던 한국 영화의 야심은 조금 아쉬운 결과를 남기게 됐다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올해 특징이라고 한다면 흥행작들의 속편이 많았어요. 앞서 공조2도 말씀해 주셨고 저희가 범죄도시2도 이야기를 했잖아요. 이것도 흔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강유정]
게다가 사실은 탑건2가 전 세계적인 흥행을 한 것도 아주 이례적입니다. 게다가 이 영화 같은 경우는 거의 30년 가까이 흐른 세월에서 어떻게 이 영화가 흥행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것 역시도 코로나19가 휩쓸고 간 3년의 세월이라는 게 굉장히 크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극장에서 봤을 때 매우 시원한 영화. 그리고 이건 정말 극장에서 볼 만하다라는 합의가 됐다라고도 볼 수 있겠고요.
그리고 톰 크루즈 하면 역시 언제나 봐도 여러 면으로 노력하는 배우, 자기를 가꾸는 면에서도 배우가 대단하다는 그런 감탄도 불러일으키지만 액션을 소화한다든가 여러 가지 면에서 이 영화를 기다릴 만했다. 오히려 탑건에 대해서 기대했던 바가 오히려 매버릭을 통해서 잘 채워졌기 때문에 올해는 속편들이 재미없다가 아니라 사실 지금 열풍이 불고 있는 아바타2까지 이어지면서 역시 알고 있는 영화에 대해서 안전자산 투자하듯이 안전한 영화들을 많이 보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앵커]
이전 질문으로 잠깐 돌아가서요. 혹시 교수님께서 이 영화 정말 잘 될 줄 알았는데 안 된 것 있습니까?
[강유정]
저는 사실은 올여름 영화가 대부분 그런 편이었는데요. 가령 헤어질 결심도 잘된 편이지만 박찬욱 감독이 내 영화 중에 최고의 상업영화가 될 거다라고 말을 한 것에 비하면 결과가 소박했죠. 그리고 명량도 역시 너무 잘됐기 때문에 한산이, 게다가 박해일 씨가 두 편의 영화에 이번에 주인공을 한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 영화도 꽤 잘되겠다.
그런데 물론 실패는 아니지만 명량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에서 역시 너무 많은 영화들의 경쟁도 있었고 제일 중요한 건 사실 영화 푯값이 올랐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약간 부담이 된 것도. 옥석을 가리고 보자. 그래서 다 보는 거라기보다는 가족들이 오랜만에 외출도 하고 데이트도 하지만 그러나 이제는 과거처럼 여러 할인이 돼서 싸게 볼 수 없다 보니 좀 더 현명한 선택을 하다 보니 그런 결과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해요.
[앵커]
그런 영향이 진짜 있었겠네요. 두 번째 키워드 함께 보시겠습니다. 천천히, 마침내. 이건 영화 보신 분들 바로 눈치 채셨을 것 같아요. 조금 전에 교수님께서도 말씀해 주신 그 영화인데 헤어질 결심, 결과가 예상보다는 소박하다고 해 주셨습니다마는 그래도 뒷심을 꽤 발휘한 것 같거든요.
[강유정]
그런데 그 힘이 지속적으로 쭉 가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189만이라는 관객을 불러모았을 때만 하더라도, 그리고 지금 우리가 아까 얘기했던 영화들. 비상선언이나 브로커나 이런 작품들은 이제 별로 얘기를 안 하잖아요. 그러나 버락 오바마가 얼마 전에 올해 꼭 봐야 될 영화 중의 하나로 또 헤어질 결심을 추천을 했어요. 그런데 그 힘을 아시잖아요. 대단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요.
지금 미국 오스카에서 국제 장편 부문, 이를테면 과거에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도 가장 유력한 상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어서 지금 다시 화제가 되고 있고요. 이뿐만 아니라 영화가 내려가기도 전에 대본집이 의외로 바로 출판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어제부터 OTT에서 방영 중인데 사람들 사이에 서서히 유행이 불고 있는 게 뭐냐 하면 자막 켜고 이제는 우리나라 영화지만 대사를 즐기면서 영화를 볼 수 있다.
OTT는 자막이 뜨잖아요. 그래서 자막 켜고 영화보기가 다시 유행을 하는 걸 보면 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바람에 다른 방식으로, 한꺼번에 폭발적인 많은 분들이 본다라기보다 거의 일정 수준의 관객들이 꾸준하게 계속해서 사랑을 보내주고 있어서 말이 힘을 갖는 것 같아요. 마침내라는 말처럼 마침내, 끝끝내 계속해서 사랑받는 영화로 지금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게 한 번 보고 두 번 보는 것은 쉽지 않지 않습니까, 영화를? 그런데 그 매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강유정]
일단은 두 배우의 호연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올해 청룡영화상 6개 부문, 그리고 영평상에서 6개 부문을 받았는데요. 골고루예요. 배우상, 감독상 그리고 극본상, 촬영상. 이건 말 그대로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라는 여러 가지 결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그러니까 영화를 여러 번 보면 처음에는 예쁜 탕웨이만 보이다가 박해일만 보이다가 나중에는 대사도 들리다가 음악도 들리다가 여러 가지를 볼 수 있게 되면서 많은 분들이 저처럼 전문가는 아니지만 전문가가 되는 기분으로 볼 때마다 새로운 걸 발견하니까 꾸준히 이어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실제로 다시 보면 저 장면에 저런 의미가 있었네? 이런 것도 느끼게 되더라고요. 알겠습니다. 세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함께 보시죠. 세 번째 키워드는 정의를 다시 쓰기입니다. 영화 올빼미 같은 경우에는 소현세자의 석연치 않은 죽음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다뤘는데 어떤 점이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을까요?
[강유정]
굳이 따지자면 올빼미라는 영화는 이를테면 범죄스릴러물이거든요. 그러나 나이브스 아웃이라든가 셜록 홈즈, 이런 외국 작품들을 보면 추리 과정 자체를 재미있게 유희로 만들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꼭 이게 있어야 됩니다. 정의 실현, 사필귀정. 이게 없으면 아무리 재미있는 추리극이라도 이거 좀 유치해, 장난 같아라고 거부하는 경향들이 있는데요. 올빼미가 그런 면을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는 제한된 시간 안에서 매우 속도감 있게, 거의 1시간 단위로.
왜 우리 자축인묘 할 때 3시간이 1시간 단위로 묶이잖아요. 그 시간 단위로 변해가는 상황의 변화 이런 것들을 류준열이라는 아직은 낯선 주연배우죠. 이 주연배우가 사극 연기를 보여주고 또 유해진 씨도 왕으로서 보여짐으로써 많은 분들이 와, 이거 생각보다 그렇게 기대하지 않았던 영화인데 많은 분들의 평가가 시간 가는 줄 몰랐고 무엇보다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비운의 왕세자였던 소현세자의 죽음의 비밀이라는 정의감이라는 것을 영화를 통해서 대신 불태우는 것에 많은 관객들이 몰입하고 있는 듯합니다.
[앵커]
정의에 대한 관심. 드라마에서도 있었습니다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정말 폭발적인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까?
[강유정]
우영우에 대한 관심과 결과는 올해 우리 콘텐츠 업계가 가장 주목해야 될 결과일 듯해요. 왜냐하면 시작할 때만 해도 이 정도까지 아무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일단은 주연배우 박은빈 씨가 아역에서 성인배우로 정말 제대로 잘 안착을 했죠.
보통 파격적인 변신을 하면서 성인 여배우로 가려고 하는데 박은빈 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소녀의 이미지를 오히려 장애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부담 없는 연기로 잘 소화해내면서 그런 부분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매번 재판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재판 과정이라는 게 지리멸렬하게, 혹은 너무 지저분한 싸움들이라기보다 역시, 소위 우리가 잘 몰랐던 사회적 정의를 이뤄내가는 과정들, 게다가 조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열심히 오히려 자기 기준을 가지고 사적 감정이 없는 우영우가 정의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몰입도 하고 그래, 저게 정의야라고 같이 감동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앵커]
거기다 기존에 장애우를 바라봤던 기존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던 드라마였다라는 평들도 많더라고요.
[강유정]
여러 면에서, 어떤 점에서 특별한 면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로맨스부터 제외한다라든가 내지는 탁월한 능력을 과하게 강조하다 보니 사회성 부족 면들을 너무 강조했다면 이번에 그런 부분에 있어서 친구라든가 주변 사람들의 안배를 통해서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고요.
그래서 오히려 어떤 식의 사회적 캠페인보다도 드라마 한 편이 그런 장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한다라는 걸 한 번 더 보여준 작품이 바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였습니다.
[앵커]
최근에 이 드라마 아주 난리더라고요. 재벌집 막내아들. 저는 아직 못 봤는데 왜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겁니까?
[강유정]
사실 공통점 중에 하나가 웹소설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과거에는 경이로운 소문이라든가 이태원 클래스처럼 웹툰을 드라마화 경우는 많았지만 이제 드디어 웹소설도 드라마화하는 단계로 왔다고 할 수 있겠고요. 이 재벌집 막내아들도 사실상 많은 사람들의 꿈과 판타지, 욕망이 들어가 있는 거죠. 첫 번째는 억울한 죽음을 당한 소위 말하는 흙수저 주인공이 과거 재벌3세 손자의 몸에 태어나서 기억을 가지고서는 점점점 자신의 능력으로 말 그대로 우리나라를 굴지의 기업에서 상속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많은 분들이 내가 마치 그가 된 것처럼 같이 호흡하고, 그러면서 이를테면 능력에 의해서 뭔가가 재분배되는 듯한 공감을 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진양철 회장이라는 이 사람의 카리스마를 한국의 현대사의 경제사를 압축해 있는 모습을 보면서 쾌감도 느끼고요. 그래서 일단 드라마지만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런 일종의 정의 실현에 나름의 우리가 현실에서 꿈꾸지 못하는 내가 못하는 것들을 대신 이루어주는 것들에 대한 판타지를 소화해주는 게 드라마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앵커]
드라마 제목 헷갈리시는 분들 많더라고요. 부잣집 막내아들, 부잣집 아들내미. 이렇게 말씀들 많이 하시는데 그래도 다 하나의 드라마를 떠올리는 걸 보면 그만큼 또 인기가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마지막으로 올해 많은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연말에 이것만큼은 꼭 봤으면 좋겠다 하는 작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시죠.
[강유정]
일단 올해는 OTT에도 많은 작품들이 소개가 됐던 한 해기도 해서요. 넷플릭스 말고도 다양한 채널에서 지금 드라마들, 영화들이 방영 중이라서 어떤 OTT를 가입해 있든 간에 올해 만들어진, 가령 지금 막 방영 중인 카지노라는 작품도 매우 훌륭하고 약한 영웅이라는 웨이브의 작품도 훌륭하고요.
여러 작품들이 있기 때문에 가입해 있는 것 중에 최근 작들 한번 보신다면 우리나라 콘텐츠 정말 많이 발전했고 세계적인 덕들이 오히려 우리 콘텐츠를 덕보고 있구나라는 이 생각 드실 겁니다.
[앵커]
화제가 됐던 작품들 짚어봤습니다. 강유정 강남대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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