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방음 터널 공사 전면 중단… 화재 튼튼한 소재·구조로 시공방법 바꾸겠다”

기자들과 만나 “이미 만들어진 방음 터널은 전면 교체하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면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를 사용하거나 상부 개폐 등 안전조치 대폭 강화” 밝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30일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 터널 화재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과천=뉴스1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 터널 화재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공사 중이거나 아직 착수하지 않은 공사는 전면 중단하고, 화재에 튼튼한 소재와 구조로 시공방법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현장을 현장점검 후 기자들과 만난 원 장관은 “이미 만들어진 방음터널에 대해선 전면 교체하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할 경우 부분적으로 내화성 도료를 사용하거나 상부 개폐 등 안전조치들을 대폭 강화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1시49분쯤 갈현고가교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파악된 전국의 국가관리 방음터널은 55개소로 원 장관은 이 55개소를 포함해 현재 공사 중인 방음터널까지 전수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고는 방음터널에 PMMA 재질의 투명방음판이 사용된 점이 피해를 키운 큰 원인으로 꼽혔다. 아크릴 소재의 PMMA는 빛의 투과성이 좋고, 가공하기 편리해 전세계적으로 쓰이는 재료긴 하나, 발화 온도점이 낮고 불이 붙었을 때 녹아내리며 연소가스가 빨리 퍼지는 등 폐쇄된 공간이나 화재에는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8년 교통연구원은 PMMA 소재는 쓰지 않는게 좋다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안한 바 있다.

원 장관은 “전문가들의 진단을 거친 다음 예산, 비용 부담을 어떻게 할지 원칙을 빨리 세워 즉각 전면조치에 들어갈 생각"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가장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는 지침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원 장관은 “유가족들이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라며 “정부는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에 최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관계기관의 안전불감증에 대해 반성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과 믿고 안심할 수 있는 대책이 수립하고 실행하겠다”며 “국토부는 이번 사고 계기로 더이상 안전불감증, 비용을 이유로 안이한 방법으로 현상 유지하는 관성적 태도를 버리겠다”고 덧붙였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