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젠틀맨’ 주지훈 “좋은 연기는 아무리 망가져도 멋진 얼굴로 남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2. 12. 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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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는 당연...재밌는 오락 무비로 만족”
“촬영 전 궁금할 게 하나도 없을 정도로 준비”
배우 주지훈이 4년 만에 극장 관객들을 만난다. 제공I콘텐츠웨이브
대체 불가 ‘팔색조’다.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이번에도 주지훈(40)은 ‘주지훈’ 했다.

범죄 오락 영화 ‘젠틀맨’(감독 김경원)은 공률 100% 흥신소 사장 ‘지현수’가 실종된 의뢰인을 찾기 위해 검사 행세를 하며 불법, 합법 따지지 않고 나쁜 놈들을 쫓는 이야기를 담는다. 주지훈은 이 영화로 ‘암수살인’(2018) 이후 4년 만에 스크린을 찾아왔다.

‘젠틀맨’에서 납치 사건 누명을 벗기 위해 검사로 위장한 흥신소 사장 지현수로 열연한 주지훈은 억울한 누명을 쓴, 다소 허술한 흥신소 사장에서 독기 어린 복수자, 젠틀하고 스마트한 ‘넘사벽’ 범죄자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한다. 허점 많은 인물들이 어느새 ‘다크 히어로 팀’으로 활약을 펼치며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개봉 전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주지훈은 여유로웠다. “오랜만에 선보이는 작품인데 안 떨리나”라고 물으니, “기쁘고 좋다”고 답했다. 이어 “배우로서 작품을 만나고, 연구하고, 촬영하고, 선보이고, 관객과 소통하는 모든 과정이 좋다”며 웃었다.

주지훈이 ‘젠틀맨’의 완성도에 만족스러워했다. 제공I콘텐츠웨이브
“‘젠틀맨’은 처음부터 목표가 굉장히 명확했다”고 운을 뗀 그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오락 영화로 풀어내기 위해 일종의 판타지성 성격을 띤다. 슬픈 얘기지만, 주인공들이 거대한 권력과 맞서 이기는 게 사실 비현실이지 않나. 하지만 그것을 통해 통쾌함과 웃음을 주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자 했기에 어쩔 수 없이 클리셰가 존재했다. 그걸 음악·시각적 효과·캐릭터 등 각종 장치를 통해 최대한 극적 허용이 넓어지도록 감독님이 세밀하게 설계하셨고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변화무쌍한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방법도 마찬가지. 주지훈은 “여러가지 모습,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재밌는 동시에 상당히 어려웠다. 캐릭터 역시 작품과 마찬가지로 어떤 정해진 틀 안에서, 어쩔 수 없이 판타지적이지만, 되도록 현실적인 설정을 가지고 장르적 매력과 각종 무기를 동원해 재미있게 끌고 가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극적 허용이 있을 때에도 누군가는 ‘저게 말이 돼?’라고 해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있고, 누군가는 알지만 그럼에도 재미있기에 관대하게 보고 즐기잖아요. 각종 히어로물처럼요. 어쩔 수 없이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지만, 또 인정하지만, 되도록 많은 문들이 그 허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고 싶었어요.”

전략 중 하나로 그는 작품에서 전혀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 주지훈은 “보다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아예 메이크업을 하지 않고 연기했다. 어떤 날은 장면에 따라 선크림 정도는 바른 날도 있었지만.(웃음) 얼굴이 반질반질한 흥신소 사장보단 뛰고 구르며 몸으로 뛰는 생존형 인물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했다.

“타고난 비주얼을 믿는게 아니냐”라고 물으니, “2시간 동안 영화를 보지만 결국 관객이 기억하는 건 자신이 감명받은 장면의 얼굴이더라. 배우가 비 맞은 생쥐 꼴이 되어도 관객은 배우를 잘생겼다 못생겼다로 판단하지 않더라. 못생겼다는 말이 나오는 건 영화가 감동과 재미를 주지 못해서다. 그러니 캐릭터에 맞추기 위해 외관에 신경을 쓸 뿐 내가 멋있어 보이기 위해 외모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경험에서 우러난 소신을 밝혔다.

주지훈이 연기에 대한 소신과 마음 가짐을 들려줬다. 제공I콘텐츠웨이브
“사실 ‘암수살인’ 때도 머리를 삭발한 게 저의 아이디어였어요. ‘척’하는 걸로 보이고 싶지 않았거든요. 제가 가진 어떤 이미지 때문에 혹시나 이 캐릭터가 왜곡돼 보일까봐, 그 의도가 온전히 닿지 않을까봐, 그래서 몰입이 깨질까봐 삭발부터 아주 디테일한 부분까지 상의했고 많은 도전들을 했어요. 캐릭터로 보인다면 겉모습은 어떻게 망가지든 상관없어요. 진짜 해야 할 일을 해야죠.”

그러면서 “배우마다 스타일이 다르지만, 개인적으로 워낙 긴장을 잘 안 하는 편이기도 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하게 한다. 창작자인 작가, 감독님을 엄청 만나 작품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로 나누고, 궁금하거나 모르는 부분은 전부 물어본다. 합리적으로 납득이 될 때까지. 콘티북을 가지고 가 하나하나 의견을 다 전달하고 피드백을 받고 컷 단위로 이야기 한다. 현장에서 굳이 더 물을 게 없을 정도로 준비해 간다”고 했다.

더불어 “무엇보다 ‘젠틀맨’은 나뿐만 아니라 박성웅이라는 존재 자체로 아우라가 되는 배우와 실력자 후배들이 많았다. 그 에너지가 든든했다. 혼자 책임지는 작업이 아닌 유연하고도 과감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현장이었다. 그래서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작업이었고, 그것들이 잘 담긴 것 같아 만족스럽다”고 깊은 애정을 보였다.

“연기 잘하는 비결이요? 그런 건 모르겠고...제가 인복은 많아요. 좋은 감독님, 작가님, 동료들 덕분에 필모가 화려해졌죠. 강점이 있다면, 어떤 작품이든 선입견이 없다는 것? 겁 없이 달려들고, 최대한 흡수하려는 집념 같아요.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에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연기, 좋은 작품,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어요.(웃음)”

주지훈은 추악한 범죄를 저지른 귀족 검사 출신 대형 로펌 대표 변호사 ‘권도훈’ 역의 박성웅과는 팽팽한 대립을, 독종 걸크러시 검사 ‘김화진’ 역의 최성은과는 아찔한 공조를 펼친다. 실력파 후배들이 속한 ‘흥신소팀’의 리더로서 다채로운 케미를 뽐낸다.

‘젠틀맨’은 지난 28일 개봉, 극장 상영 중이다.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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