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한때 펠레 미워했음을 고백한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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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때 펠레한테 화를 낸 적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브라질 대통령 취임을 앞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당선인이 29일(현지시간) 대장암 투병 끝에 82세를 일기로 별세한 '축구 황제' 펠레를 미워했던 과거를 털어놓아 눈길을 끈다.
룰라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나는 한때 펠레한테 화를 낸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며 "왜냐하면 그가 항상 (내가 응원하는) 코리치안스를 두들겨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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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라, 펠레 속한 산투스FC 라이벌 응원
"분노는 열정, 그리고 존경으로 바뀌어"
룰라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에서 “나는 한때 펠레한테 화를 낸 적이 있음을 고백한다”며 “왜냐하면 그가 항상 (내가 응원하는) 코리치안스를 두들겨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코리치안스는 브라질 프로리그의 명문 구단 SC코린치안스를 뜻한다. 펠레와 더불어 1950∼1960년대 브라질 축구의 황금기를 이끈 가린샤(1933∼1983)가 SC코린치안스를 거쳐 간 대표적 선수다.
1945년생으로 펠레보다 5살 적은 룰라는 어릴 때부터 SC코린치안스의 열렬한 팬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펠레가 선수 시절 속했던 산투스FC와 SC코린치안스는 둘 다 상파울루주(州)에 연고를 둔 라이벌이다. 자연히 두 팀의 시합은 늘 커다란 화제가 되고 팬들의 응원전도 치열했는데 펠레가 활약하던 시절엔 아무래도 산투스FC가 SC코린치안스를 큰 점수차로 누르는 일이 잦았던 모양이다. ‘그(펠레)는 항상 코리치안스를 두들겨팼다’라는 룰라의 언급에서 SC코린치안스가 산투스FC한테 질 때마다 그가 느낀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만 펠레가 은퇴하고 난 뒤로는 상황이 역전된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SC코린치안스는 상파울루주는 물론 브라질 전체에서 가장 인기있는 구단으로 꼽힌다. 반면 산투스FC는 여전히 명문 클럽의 지위를 유지하고는 있으나 팬들의 선호도와 매출 면에서 같은 상파울루주 라이벌 SC코린치안스한테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는 “(펠레에 대한) 분노는 그가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브라질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는 것을 보면서 열정으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룰라가 10대 청소년, 그리고 20대 젊은이였을 때 펠레가 이끄는 브라질 대표팀은 1958년, 1962년, 그리고 1970년 세 차례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브라질 국내 리그에서의 응원 여부와 별개로 룰라는 “나는 (브라질을 세계 챔피언으로 만든) 펠레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브라질 정부는 펠레를 기리고자 사흘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룰라의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1일도 애도 기간에 포함된 만큼 그는 취임사를 통해 다시 한번 펠레에게 추모와 찬사를 바칠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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