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불똥 쏟아진 방음터널...막을 방법 없었나?
■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함은구 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앤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소음을 막겠다고 설치한고속도로 방음 터널에서불이 나면서 5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습니다. 플라스틱과 비슷한 재질이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원인과 대책 짚어봅니다. 한국 열린 사이버대 소방 방재 안전학과 함은구 교수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일단 말씀드린 것처럼 터널의 소재가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게 플라스틱이랑 비슷한 거라고 생각하면 됩니까?
[함은구]
그렇습니다. 플라스틱 중에 아크릴에 비슷한 소재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겠고요. 보통 폴리카보네이트, 지금 사고가 난 현장은 폴리카보네이트는 아니고 폴리메타크릴산메틸이라고 하는 이런 소재인데요. 쉽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크릴판이라고 이해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고요. 이런 아크릴 소재의 플라스틱 같은 경우 굉장히 연소확대가 급격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굉장히 피해를 키웠다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면 애초에 이런 재질이 터널처럼 막혀 있는 공간에는 부적합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함은구]
만약에 일반적인, 우리가 산을 뚫어서 터널로 보통 이용을 하지 않습니까? 그랬을 때는 그 안에 여러 가지 내외장재에 대한 규제를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지금 사용되는 열 가소성 플라스틱은 사용을 할 수가 없게 되겠죠.
[앵커]
이 재질이 혹시 다른 데 많이 사용되는 곳이 따로 있습니까?
[함은구]
지금 이런 외장재로는 거의,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서는 거의 사용이 불가능한 소재이고요. 그런데 지금처럼 어떻게 보면 이런 방음터널의 주 목적 자체가 사실 소음을 막는 거거든요. 소음을 막는 흡음재료로써의 기능은 상당히 좋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제품들이 방음터널의 주재료로써 사용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이게 법적으로는 어떤 재질을 써도 상관이 없는 겁니까? 규제를 해놓은 게 없습니까?
[함은구]
그렇습니다. 2012년에 사실 이런 방음터널에 대한 국토부 얘기도 그렇고요. 이런 화재 예방에 대한 부분이 들어가져 있었는데요. 이게 2016년부터는 아예 빠져버렸습니다. 어떤 재료로써 내화 규정이라든가 화재 예방적인 측면에서의, 보통 건축에서는 불연재료, 난연재료 이렇게 등급을 나눠서 재료를 선택하도록 돼 있는데요. 지금 이 경우에는 완전히 빠져 있는 상황이겠죠. 상황이 된 거죠.
[앵커]
사망자들이 모두 차량 안에서 발견됐다고 하더라고요. 사망 원인을 조사해 봐야겠지만 유독가스도 많이 나오는 재질 아닙니까? 그것을 원인으로 볼 수 있을까요?
[함은구]
그렇습니다. 그냥 시청자분들이 생각하시면 내가 플라스틱을 하나 태웠을 때 굉장히 많은 고약한 유독가스가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런 부분들이 전체 하우징된 부분의 주재료로 사용이 됐기 때문에 거기서 엄청난 열량과 함께 많은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요. 그런 상황에서 특히 결국 플라스틱이 녹게 되면 이 녹은 게 물처럼, 그러니까 지금 많은 분들이 아마 사건 현장 화면을 보셨겠지만 불 비가 내리는 식으로 낙하를 하거든요.
[앵커]
그러니까 이게 종이를 태우면 종이는 타서 없어지지만 이건 그렇지 않은 거죠?
[함은구]
그렇죠. 종이 같은 경우에 하중이 작으니까 화재가 나면서 소실이 되지만 이 부분은 굉장히 많은 열량을 가지고 있는 거죠. 그래서 종이보다는 상당히 더 오래 타는 그런 재료라고 볼 수 있겠고요. 한 예로 보통 우리가 일반적으로 목재에 비교를 하거든요. 목재 같은 경우에 발열량이 단위 면적당 한 150메가줄 정도 되는데 해당 아크릴 소재의 수지들은 300메가줄 이상이 나오거든요. 거의 2배 이상의 발열량이 높은 거죠. 굉장히 큰 가연성 소재다라고 이해를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화재에 더 강한 자재를 쓰지 않는 이유는 뭔가요? 비용 문제나 이런 것들도 있습니까?
[함은구]
기본적으로 말씀 주신 것처럼 비용이 가장 큰 문제고요. 많은 시청자분들께서 저것을 유리라고 처음에 생각하신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그래서 유리가 저렇게 급격하게 연소가 되나라는 착각을 하실 텐데 실제로 그러한 방음터널을 유리로 했을 때는 굉장히 높은 건축비가 듭니다.
그리고 진동이라든가 이런 구조적인 부분의 강도를 올리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고요. 그래서 보통 경량으로, 철제로 하우징을 한 다음에 그 부분을 지금 말씀드린 그런 소재를 이용해서 흡음을 시키는 이런 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거죠.
[앵커]
터널 안에서 발생한 화재고요. 또 도로가 고가도로라서 사실 소방차가 가서 불을 끄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떻게 보셨어요?
[함은구]
지금 많이 이슈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진입을 해서, 그러니까 차량이 앞에서 선행적으로 막히지 않습니까. 구조적으로 교량 구간이기 때문에 따로 우회해서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거든요. 여기서 간과되는 문제들은 조금 다른 측면이기는 하지만 이런 방음터널이 많이 지금 생기고 있는 이유는 환경부 기준법 때문에 그래요. 소음을 환경으로 인식을 한 거죠. 그래서 우리가 여러 가지 토양오염이라든가 이런 것과 마찬가지로 6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발생을 하면 이 소음에 대한 지금 논의되고 있는 방음터널이 의무적으로 설치돼야 되거든요.
[앵커]
이게 어떤 주민들의 항의나 이런 것 때문에 한 게 아니라 그 기준에 맞춰야 되기 때문에? [함은구] 그렇죠. 만약에 65데시벨 이상이 된다라고 했을 때 주민들이 만약에 항의를 했을 때 이걸 설치 안 할 근거가 없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이런 방음터널들이 굉장히 많이 설치가 되고 있고요.
특히 해당 구간처럼 고속화되는 터널에서는 65데시벨 이상을 상회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설치가 되고 있는데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중에 하나는 이 부분이 성능에 대한, 그러니까 결국 소음을 막아주는 데 대한 부분에 포커싱 되어 있는 거죠. 두 번째는 심리적인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미적인 부분. 경관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을 우선해야 되기 때문에 햇빛 투과성이 좋아야 된다, 이런 부분의 평가항목들은 존재하지만 실제로 화재 안전에 대한 부분은 모든 부분이 다 빠져있다라고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투과성은 왜 중요합니까? 터널이라 그런가요?
[함은구]
그렇죠. 사실 일반적인 터널 같은 경우에 조도 기준이라든가 이런 기준들이 다 기준에 들어가져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투과성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한 맥락으로 방음터널에서는 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40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왔습니다. 보통 고속도로 터널 달리다 보면 대피소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번에는 그게 없었던 겁니까?
[함은구]
그렇죠. 지금 제가 모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화재 안전이라는 측면에 대한 이벤트의 고려가 전혀 없는 거죠. 그리고 구조적으로 교량구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또 선행해서 설치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어려운, 구조적으로 그런 부분이고요. 그런 부분들이 빠져 있고요. 보통 터널 같은 경우에 화재가 발생을 하면 이런 부분이 감지가 돼서 후행 차량을 막아주거든요. 플래카드가 내려온다든가 진입하지 말라는. 이런 종합적인 방재 대책들이 포함이 되도록 규정이 돼 있는데 지금 해당 사고 구간, 방음터널 같은 경우는 아예 그런 패러다임 자체가 없는 상황인 거죠.
[앵커]
보통 터널 같은 경우 등급을 나눠서 방재 시설을 하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여기에는 그게 적용이 안 됐다면 조명등, 유도등, 대피로, 아무것도 없었을 수도 있겠네요.
[함은구]
실제로 아무것도 없고요. 보통 우리가 어떤 시설을 하게 되면 여러 가지 구조적인 부분의 안전성을 따져보고 지금 논의되고 있는 화재 안전에 대한 측면도 따져보고 이런 것들을 체크를 하게 되는데요. 지금 해당 구간은 그런 체크를 받을 의무가 없는 거죠. 예컨대 이런 플라스틱이 떨어지거나 구조적으로 전소되거나 이런 부분에 대한 기준만 맞춘다라고 하면 해당 재질이 굉장히 가연성이 높은 이런 것에 대한 부분은 필터링을 받을 이유가 없는 거죠.
[앵커]
일단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 터널 재질에 대한 규제도 앞으로 필요하게 될까요? 어떻게 보십니까?
[함은구]
그렇습니다. 이번 화재가 처음이 아니었거든요. 2020년 8월 20일에도 또 비슷한 화재가 발생을 했고요. 그때도 이런 비슷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는데 사실 이 부분을 만약에 성능을 높이게 되다 보면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아마 아직까지도 그런 규정들이 제대로 안 지켜졌다라고 보여지고 있습니다.
[앵커]
재질도 그렇고 구조, 형태에 대한 고민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예를 들면 터널 대신 방음벽만 세운다거나 아니면 터널이 길어지지 않게 어느 구간에 이격을 두게 한다거나 그런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함은구]
그렇습니다. 지금 다양하게 대책을 수립할 수가 있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가장 좋은 것은, 특히 교량구간이라든가 이렇게 진입하기 어려운 구간에서는 지금 말씀하신 대로 내화구조에 준하는 그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죠. 그런 부분들뿐만 아니라 지금 지적해 주신 것처럼 실제로 윗부분을 하우징을 하는 부분은 굉장히 많은 비용이 들거든요.
그리고 아무래도 화재 같은 부분이 연기의 소산이라든가 전파되는 부분들도 굉장히 가혹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금 말씀하신 대로 벽 정도로 완화하는 이런 부분들도 선행이 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그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이라고 보시는 거군요.
[함은구]
그렇죠. 여러 가지 내화구조를 마치기 위해서는 도료를 바를 수도 있고요. 안 그러면 가장 좋은 것은 콘크리트 재질, 콘크리트가 일반적인 내화구조거든요. 이런 형태로 바꿀 수가 있는데 그런 것들은 아무래도 여러 가지 경관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중요한 포인트가 이미 우리 사회에 돼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아무래도 여러 가지 조건에 따른 그리고 여러 가지 운행량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터널 같은 경우에 길이에 따라, 운행량에 따라서 등급이 정해지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다양하게 설계가 됐을 때 이런 화재안전 측면이 고려가 되는. 천편일률적으로 이렇게 하라는 게 아니라 그 상황에 맞춰서 이 부분이 어렵다라고 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재료를 더 내화구조라든가 불에 강한 재료를 싼다든가 이런 것들을 좀 종합적으로 선택을 해서 이루어져야 된다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어제 사고가 있었고 언론 보도도 많이 보셨을 테고요. 정부 발표도 들으셨을 텐데 혹시 저희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을까요? 제안하시고 싶은 게 있으면.
[함은구]
우선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런 사고가 있을 때만 전 국민이 관심을 갖고, 결국은 나중에 되면 경제적인 비용 문제에 매몰이 돼서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거든요.
[앵커]
제도 개선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함은구]
그렇습니다.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부분들을 천편일률적으로 제도를 만드는 기준도 중요하겠지만 거기에 한 가지로 크로스체크할 수 있게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구조 안전성에 대한 평가는 들어가고 있는데 화재 안전성에 대한 평가가 배제가 되어 있다라고 하면 그런 부분을 하나 제도적으로 넣어두면 거기서 이런 것들이 충분히 논의가 되고 필터링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것들 먼저 시작을 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터널형 방음시설에 대해서 안전성을 깊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지금까지 한국 열린 사이버대 소방 방재 안전학과 함은구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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