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겨울여행⑤] 차밭과 해수탕, 율포해수녹차센터
[헤럴드경제] 보성 여행은 차향과 바다 향이 넉넉하게 어우러진다. 보성 율포해수녹차센터로 가는 길은 들어서는 어귀부터 설렌다. 보성읍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굽이굽이 차밭 언덕길이 이어진다. 장흥을 거쳐 회천면 해안도로를 지나는 길은 푸른 남해가 동행이 된다.
율포해수녹차센터는 차밭 길과 해변 길이 만나는 끝자락에 남쪽 바다를 끼고 자리 잡았다. 율포해수녹차센터는 해수탕과 녹차탕을 갖췄다. 몸이 가뿐해지고 피부가 고와지는 해수와 녹차의 효능을 일석이조로 누릴 수 있다. 노천탕 앞에는 드넓은 득량만 바다와 솔숲이 펼쳐진다.
율포해수녹차센터의 자랑은 3층 노천탕이다. 이곳 욕탕은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린 암반 해수를 원수로 사용한다. 따뜻한 노천탕에 누우면 푸른 바다의 싱그러운 공기가 얼굴을 감싼다. 득량도와 바다 건너 고흥반도가 아스라이 보인다. 율포해수녹차센터 노천탕은 새해 일출 명소로도 소문이 났다. 센터 측에 따르면 해수탕은 노폐물 제거, 혈액순환, 신경통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노천탕에는 온탕 외에 냉탕, 족탕, 유아탕 등이 있다. 가족끼리 모여 앉아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기에 좋다. 야외 공간은 겨울철에 바닥이 어는 경우가 있으므로, 미끄러지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뛰어다니거나 다이빙하는 행동도 금지된다.
3층 실내 아쿠아토닉풀은 수압으로 몸을 치유하는 테라피 공간이다. 물이 미지근하고 물길이 오밀조밀해서 물놀이하려는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3층에는 황토방, 스톤테라피방, 황옥방, 산소방 등 테마별 찜질방을 마련했다. 큰 창으로 둘러싸인 황옥방에서는 밖이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어린이놀이방이 있으며, 간이매점은 운영을 중단했다.
2층 목욕탕은 남탕, 여탕 등 본격적으로 온욕과 사우나를 체험하는 곳이다. 욕탕에는 센터의 또 다른 명물인 녹차탕이 있다. 찻잎 모양으로 장식한 내부 공간은 ‘몸에 좋은 탕’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40℃가 넘는 고온녹차탕은 보성군 내 다원에서 생산한 찻잎을 우려낸 물로, 뽀글거리는 기포가 일고 진한 황톳빛을 띤다. 통창이 시원스러운 욕탕에서 해수탕과 녹차탕을 오가는 건강 체험이 가능하다. 녹차탕은 피부 탄력 유지와 노화 방지,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몸이 개운하고 행복해진 뒤에는 보성의 특산물이 기다린다. 율포해수녹차센터 1층에 있는 카페 ‘차오름’에서 전통 녹차, 녹차라테, 녹차아이스크림 등을 판매한다. 특산품매장에는 녹차건빵, 녹차국수 등 보성 특산물이 종류별로 채워졌다. 매장 옆 아트홀에서는 지역 예술가의 회화 작품을 전시한다.
율포해수녹차센터는 주말보다 주중, 오후보다 오전이 덜 붐빈다. 운영 시간은 오전 6시~오후 8시(연중무휴), 입장료는 대인(만 7세 이상) 7000원, 소인(36개월~만 7세 미만)·경로(만 65세 이상) 5000원이다. 3층에 입장할 때는 수영복이나 테라피용 체험복이 필요하다. 체험복은 매표소에서 대여하며(2000원), 수영모는 3층에서 무료로 빌려준다. 수건은 2·3층에 비치했다.
율포해수녹차센터 정문 앞은 율포솔밭해변으로 연결된다. 호젓한 겨울 바다가 산책하기에 좋다. 1km 남짓한 모래 해변 곳곳에 있는 짱뚱어, 고깃배, 양손으로 하트를 만든 조형물 등이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율포해수욕장과 나란히 이어진 해송 숲은 남파랑길 코스에 포함된다. 율포솔밭해변 주변은 차량 통행을 제한해, 바다를 바라보고 솔향을 맡으며 오롯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보성은 녹차의 고장이다. ‘녹차 수도, 보성’이라는 표어를 곳곳에서 만난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버스에도, 율포해수녹차센터에서 빌린 체험복과 수영모에도 표어가 큼지막하게 새겨졌다. 음식점에서 녹차 먹인 돼지(녹돈), 길목에서 녹차호떡을 판매한다. 율포해수녹차센터에서 자동차로 10분쯤 달리면 다원이 늘어선 차밭이 나온다. 보성차밭전망대는 넓은 차밭을 무료로 감상하는 곳이다. 차밭 너머로 멀리 영천저수지가 보인다. 전망대 아래 산책로를 걸으며 차나무의 식생과 보성 차의 효능도 살펴본다. 산책로에 풍차와 벤치가 있으며, 전망대 옆 카페에서 녹차와 다기 등을 판다.
회천면 도강마을에 자리한 판소리성지는 보성 판소리의 역사를 만나고 듣고 배우는 공간이다. 서편제에 기반을 둔 보성 대표 소리꾼 정응민 선생의 생가가 있으며, 탐방로 따라 판소리전시관과 판소리전수교육관 등을 조성했다. 판소리전시관에서는 명창의 소리를 감상하고, 판소리 속 주인공으로 변장해 색다른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다. 판소리다섯마당을 테마로 꾸민 공원도 흥미롭다.
몸이 행복해지는 여행은 제암산자연휴양림에서 마무리한다. 제암산자연휴양림은 보행 약자를 위한 산책로가 인상적이다. 계단 없는 무장애 산책로 ‘더늠길’은 편백 숲을 거쳐 약 5.8km 구간이다(일부 구간 보수 중). 담안저수지 주변의 덱은 야간에 은은한 바닥 조명이 들어와,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숲속의집과 휴양관은 내부를 편백으로 마감해 피톤치드 향이 그윽하다. 곰썰매, 에코어드벤처 등 모험 시설은 겨울철에 운영하지 않는다. 휴양림이 속한 제암산(807m)은 눈꽃 산행지로도 유명하다.
[당일 여행 코스] 율포해수녹차센터→판소리성지→제암산자연휴양림
[1박 2일 여행 코스] (첫날) 율포해수녹차센터(율포솔밭해변)→한국차박물관→보성차밭전망대/ (둘째날) 제암산자연휴양림→판소리성지→강골마을
[버스] 서울-보성,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회(08:40, 15:10) 운행, 약 4시간 40분 소요. 보성버스터미널에서 율포70번·율포70-1번·율포70-2번 농어촌버스 등 이용, 율포 정류장 하차, 율포해수녹차센터까지 도보 약 260m.
[주변 볼거리] 태백산맥문학거리, 대원사, 대한다원, 득량역7080추억의거리
글·사진= 서영진 여행작가/ 정리=함영훈 기자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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