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지는 겨울여행④] 노천탕과 마이산, 진안홍삼스파
[헤럴드경제] 새해가 시작되는 1월은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하다.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해야 할 것 같아 몸과 마음이 바쁘다. 바쁠수록 쉬어 가야 한다. 천천히, 느긋하게. 이럴 때 여행이 필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쉬었다 올 수 있는 곳이면 좋겠다.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면 더할 나위 없고. 그래서 선택한 곳이 진안홍삼스파다. 다양한 수 치료 기구를 갖춘 바데풀에 홍삼 원액과 홍삼 가루를 이용한 테마 스파까지 경험할 수 있으니, 새해에 이만한 여행지도 드물다.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마이산(명승)의 그림 같은 풍경은 덤이다.
진안은 홍삼의 고장이다. 홍삼은 수삼을 쪄서 말린 인삼이다. 찌고 말리는 과정에서 붉게 변해 홍삼이라 부른다. 홍삼의 원료인 인삼은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데, 평균 고도가 400m 이상인 진안은 인삼 재배에 최적의 기후다. 사포닌이 풍부한 명품 홍삼이 태어난 배경이다. 대를 이어 전통 방식을 고집한 홍삼 장인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진안군은 지난 2005년, 전국에서 처음 홍삼한방특구로 지정됐다.
진안홍삼스파는 진안이 자랑하는 홍삼을 테마로 꾸민 체험식 스파다. 테라피를 위한 데스티네이션스파와 가족이 함께하는 퍼블릭스파가 있다. 5개 코스로 구성된 데스티네이션스파에서는 홍삼과 편백 큐브, 몽돌을 이용한 이색 테라피를 선보인다. 먼저 버블센스테라피에서 홍삼 거품으로 전신을 마사지하고, 개별 욕조가 있는 아로마테라피에서 홍삼 입욕제를 이용한 반신욕을 한 뒤, 하모니테라피에서 홍삼 머드팩을 한다.
홍삼을 이용한 테라피가 끝나면 1인용 나무 침대가 마련된 허브테라피와 스톤테라피에서 휴식하듯 산림욕과 마사지를 즐긴다. 허브테라피 침대에는 피톤치드가 나오는 편백나무 큐브를, 스톤테라피 침대에는 마사지용 몽돌을 채웠다. 몽돌은 이용자의 피부 민감도를 고려해 질감이 다른 두 가지로 준비했다. 허브테라피와 스톤테라피는 몸에 묻은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입장해야 한다. 테라피 체험 순서는 취향에 따라 바꿔도 무방하다.
버블센스테라피(최대 28명)를 제외한 데스티네이션스파 시설은 동시에 20명까지 수용할 수 있어,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대기 시간을 각오해야 한다. 버블센스테라피와 아로마테라피처럼 인기가 많은 체험은 예약하는 게 좋다. 데스티네이션스파 5개 코스는 1인 1회 이용 가능하며, 체험 시간은 각 10~20분이다.
퍼블릭스파는 풀타임으로 머물며 스파를 하는 공간이다. 퍼블릭스파의 중심은 바데풀(강한 수압의 물줄기를 이용한 마사지)이다. 호텔의 실내 수영장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인상적인 이곳에는 워터젯, 에어버블, 넥샤워, 마사지링 등 다양한 수 치료 기구뿐만 아니라 사운드플로팅을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사운드플로팅은 부유 기구를 이용해 물에 누워 수중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명상한다. 모두 겪었으나 아무도 기억 못 하는 태아 시절을 체험한다는 콘셉트가 흥미롭다.
아늑한 실내에서 벗어나 옥상에 오르면 진안홍삼스파의 또 다른 매력을 만난다. 실내 스파의 모든 체험이 육체 건강에 방점을 둔다면, 하늘정원에서는 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마음 건강까지 챙긴다. 풍경의 백미는 단연 마이산이다. 거대한 두 암봉이 낮은 능선 위로 우뚝 솟은 모습은 보고 또 봐도 경이롭다. 눈이 내리거나 안개 낀 날이면 경이로움은 배가 된다. 원형 바데풀 외 3개 월풀은 현재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 이용할 수 없다. 노천탕에서 추위를 느꼈다면, 실내로 돌아와 습식과 건식 사우나를 갖춘 써멀테라피에서 몸을 덥힌다.
진안홍삼스파는 쾌적한 환경에서 스파를 만끽하도록 1일 입장 인원을 700명(1회 200명)으로 제한한다. 이용료는 주말 기준 일반 4만 3000원, 소인(만 4~12세) 3만 4000원, 주중에 사용하는 퍼블릭스파 이용권은 일반 1만 원, 소인 7000원이다. 12~1월 운영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겨울 성수기인 1월은 휴무 없이 운영한다. 스파 시설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수영복과 수영모를 착용해야 하며(대여 가능),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은 구명조끼를 챙겨도 좋다.
진안홍삼스파에서 15분쯤 걸어가면 진안가위박물관을 만난다. 진안에 웬 가위박물관? 이유가 있다. 용담댐 수몰 예정지인 용담면 수천리에서 고려 시대 철제 가위 5점이 발견된 것. 진안가위박물관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서양의 가위 1500여 점을 전시한다. 길이 17mm라 돋보기를 이용해야 간신히 형태를 볼 수 있는 가위, 무기로 사용한 가위, 영국 조지 4세가 소유한 가위 등 용도와 모양도 제각각이다. 풍요와 다산을 위해 황새를 본떠 만든 가위, 기원전 1300년에 존재한 양털 깎는 철제 가위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다.
진안에 왔으면 마이산탑사는 필수 코스다. 마이산 암마이봉과 수마이봉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한 마이산탑사는 이갑룡 처사가 30년에 걸쳐 쌓은 돌탑 80여 기가 장관이다. 암마이봉의 걸출한 자태가 한몫 톡톡히 거든다. 마이산탑사는 남부주차장과 북부주차장에서 갈 수 있다. 북부주차장을 통해 가는 길은 진안가위박물관 옆에서 출발한다. 계단을 508개나 올라야 하지만, 호젓한 산길을 걷는 기분이 괜찮다. 경사가 완만해 찾는 이가 많은 남부주차장 코스는 여느 관광지와 비슷하게 시끌벅적하다.
마이산탑사에서 300m 떨어진 은수사도 놓치지 말자. 진안 은수사 청실배나무(천연기념물)는 태조 이성계가 묻은 씨앗이 자란 나무라는 전설이 있다. 암마이봉 등산로는 동절기(11~3월)에 폐쇄한다.
운일암반일암은 진안을 대표하는 계곡이다. 주자천계곡이라는 번듯한 이름이 있지만, 주민들은 계곡이 워낙 험해서 오가는 것은 구름뿐이라고 운일암(雲日岩), 하루 중 햇빛을 반나절밖에 볼 수 없다고 반일암(半日岩)이라 불렀다. 운일암반일암은 2019년 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다. 운일암반일암구름다리는 2022년 7월 14일 개통한 진안의 ‘신상’ 여행지다. 길이 220m, 바닥 높이 85m로 명덕봉과 명도봉을 잇는다. 짧은 산길을 지나 구름다리에 오르면 운일암반일암의 절경이 한눈에 담긴다.
[당일 여행 코스] 마이산탑사→진안홍삼스파
[1박 2일 여행 코스] (첫날) 마이산탑사→진안홍삼스파/ (둘째날) 진안가위박물관→용담호 드라이브→운일암반일암구름다리
[버스] 서울-진안, 센트럴시티터미널에서 하루 2회(10:10, 15:10) 운행, 약 3시간 소요.
진안터미널 정류장에서 100번 농어촌버스 이용, 마이산북부관광정보센터앞 정류장 하차, 진안홍삼스파까지 도보 약 2분.
[주변 볼거리] 마이돈농촌테마공원, 마이산생태수변공원, 진안역사박물관, 구봉산
글·사진= 정철훈 여행작가/ 정리=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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