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권상우 "이민정과 키스씬 '갑시다!' '가시죠!' 하며 와르르 찍어" [인터뷰M]

영화 '스위치'에서 돈 많고 개념 없는 안하무인 톱스타에서 돈 없고 식구 많은 극한 직업 매니저까지 한 인물의 상반된 모습을 연기하며 웃음과 감동을 안겨준 배우 권상우를 만났다.

권상우가 연기한 '박강'은 당대 최고의 톱스타로 돈 많고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고 살고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인생이 뒤집어지며 10년 전 헤어졌던 연인과 결혼해 쌍둥이 남매의 아빠로 살게 된다. 뒤바뀐 세상에서 재연배우와 연극 무대를 오가다 매니저의 일을 하게 되는 인물이다.

작품 속에서 오정세와 톱스타-매니저를 오가는 특급 케미를 선보인 권상우는 "오정세 때문에 자신 있게 연기할 수 있었다"라며 각별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오정세와의 인연은 '탐정 1'때부터다. 당시 엔딩 부분에서 특별 출연을 해줬는데 아무것도 정하지 않고 그냥 와서 너무 감칠맛 나는 연기를 해줬다. 다른 작품에서도 그의 좋은 연기를 보며 믿음이 있었지만 그의 다재다능이 너무 부러웠고 다른 작품에서도 또 만나고 싶었다."라며 오정세와의 호흡이 자신감을 주었는지를 설명했다.

그러며 "'탐정 1'의 무대인사를 할 때 분당의 극장에 갈 일이 있었다. 오정세의 집에서 하는 슈퍼마켓이 분당에 있었고, 분당에 가니 함께 무대인사를 하면 좋겠다며 갑작스럽게 연락했다. 무대인사 가는 버스가 슈퍼마켓 앞에 정차했고, 내려서 들어가 보니 오정세가 바코드를 찍고 있더라. 그러며 아버지께 이야기하고 그 차림 그대로 무대인사를 함께 갔다. 그때 너무 인간 냄새가 풀풀 나면서 오정세에게 수년째 무장해제가 되었다. 그런 오정세가 캐스팅되어 더할 나위 없었다."라며 개인적으로 간직해둔 오정세의 에피소드를 꺼냈다.

함께 연기하는 상대 배우에 따라 연기가 잘 풀리기도 한다는 권상우는 "오정세는 정말 잘 받아주고 현장에서 엄청나게 유연하다. 코미디 연기는 특히나 리액션이 중요한데 오정세의 리액션이 저를 더 돋보이게 해주고 제 능력보다 더 나아 보이게 해줬다. 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는 배우다. 탁 던지면 척 받고, 다들 재미있다고 웃어주시는 장면들은 모두 오정세와 현장에서 만들어 낸 장면이다."라며 오정세를 극찬했다.

오정세뿐 아니라 극 중에서 아내, 혹은 전 여자친구로 호흡을 맞춘 이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권상우는 "이민정은 너무 화려하게 생긴 배우인데도 여장부처럼 성격이 털털해서 여배우와 작업하며 신경 쓰이는 부분을 말끔히 없애줬다. 이민정-이병헌 부부와 자주 봤던 사이라 이민정의 성격을 잘 알아서 '수현' 역할에 그녀라면 되게 잘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캐릭터에 찰떡인 캐스팅이었다고 했다.

그러며 이병헌과의 이야기도 덧붙였다. "이민정이 이병헌에게 시나리오를 보여줬다고 하더라. 그랬더니 '이거 완전 권상우가 북 치고 장구 치는 작품이네'라고 했다더라. 며칠 전에 같이 식사를 했는데 '소문 좋더라. 보러 갈게'라고 하더라. 저 때문에 보는 건 아니겠지만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가 된다."라고 이야기하며 이민정과의 키스신에 대해서도 "우당탕탕 키스신이어서 크게 부담은 없었다. 서로 유부남 유부녀다 보니 촬영할 때 오히려 편하더라. '가시죠!' '갑시다!' 이러며 와르르 찍었다. 저는 현장에서는 '민정 씨' 했다가 이병헌과 같이 보는 자리에서는 '형수님' 했다가 호칭은 왔다 갔다 한다."라고 설명해 웃음을 안겼다.

작품 속 권상우-이민정의 자녀로 출연한 박소이와 김준에 대해서도 권상우는 "아역계의 아이유와 박보검이었다. 이 두 분을 한 작품에서 만나다니! 너무 예쁘고 귀여운 배우들이어서 현장을 가는 아주 큰 즐거움이 되었다. 이 두 배우를 한 작품에서 만나는 건 영광이었고, 촬영을 하다 보면 부모님들이 광고 스케줄 정리하시느라 굉장히 바쁘시더라. 그게 부러웠다."라며 재치 있는 말로 칭찬했다.

캐스팅 0순위 천만배우이자 자타공인 스캔들 메이커,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만끽하던 톱스타 ‘박강’이 크리스마스에 인생이 180도 뒤바뀌는 순간을 맞이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스위치'는 1월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