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쫌아는기자들] 넥슨 오웬 대표 인터뷰 “노 템플릿(No Template)”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2. 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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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 도쿄 롯봉기에서 넥슨의 오웬 마호니(Owen Mahoney) 대표를 만났습니다. “넥슨이 되고 싶은 회사? 애플이나 닌텐도 같은 회사? 물어본다면 그렇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피하고 싶다. 진짜 흥미로운 일을 한다는건, 그건 노 템플릿(No Template)이기 때문이다. 나는 애플도, 닌텐도도 되고 싶지 않다. 넥슨이 진짜 하고 싶은 일은 그들이 했던 일과는 매우 다른 무엇인가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게 무엇이냐고 물으니, “다시 말하지만, 나는 넥슨을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멋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드는게 최우선 목표다.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온라인 가상 세계에서 그렇듯, 수천만 또는 수억명의 세계인들도 가상 세계에서 이런 종류의 콘텐츠를 즐길 것이다. 그 속도는 빠를 것이다.”고도 합니다.

런웨이를 걷고 있는 스타트업의 창업팀에게 ‘누구를 모범으로 삼으라, 누구를 배워라, 이럴 때 그는 이렇게 했다’라는 조언은 참 부질없습니다. 쫌아는기자들이 전하는 건, 오직 “그들도 현재 최전선에 있다”는 것입니다. 성공 스토리가 아니라, 절실한 창업가의 모습입니다. 일본에 상장된 넥슨은 시가 총액 20조원 안팎이며, 한때 세계 게임의 아성이었던 일본 시장에서 게임 기업으론 3위입니다. 소니와 닌텐도 다음입니다. 말하자면 대기업의 CEO이지만, 오웬 마호니 대표는 최전선입니다. 넥슨의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님의 꿈을 가장 오랜 기간 공유했고 같이 그 길을 걸었고, 지금도 최전선입니다. ‘나는 애플도, 닌텐도도 되고 싶지 않다’는 오웬 대표의 인터뷰를 쫌아는기자들이 2022년 마지막 레터로 보내는 이유입니다. 스타트업 창업팀들이 오롯이 공명할만한 오웬의 메시지입니다.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의 얼굴에선 장난끼 많은 미국 10대 소년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국 게임 회사의 CEO에게 좋아하는 게임을 물었더니, '요즘 꽤 하는 게임은' 이라고 운을 떼고는, 한창 동안 게임 타이틀과 뭐가 재밌는지 말합니다. /넥슨 제공

◇“2001년, EA과 넥슨은 다른 길 위에 서 있었다”

오웬 대표는 2001년의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그는 미국의 거대 게임회사인 EA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창업가처럼 세상을 보고 있었다. 변화의 시기에 정답을 찾는 방식이 창업가의 시선과 닮았다.

“2001년에 분명했던 사실은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대목이었다. 모두가 알았다. 다들 온라인에 뛰어들려고 했다. 또 아시아가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도 알았다. 하지만 누구도, 그게 어떻게 될 건지는 정확하게 알진 못했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였다.

그래서 내 관심은 창의성과 기술 측면에서 최전선 라인에 있는 게임회사를 찾는 일이었다. EA에 입사하고 몇 달 뒤에 아시아로 출장와 한국, 일본, 대만을 돌았다. 그때 넥슨의 창업자인 김정주를 만났다. 창업한지 3, 4년쯤 됐던 때였다. 강남에서 조그만 사무실에서 시작한 넥슨은 3년 만에 빌딩 하나를 소유한 회사로 성장했다. 감사하게도 회사를 보여줬다. 넥슨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봤다.

그때 ‘EA가 완전 잘못됐고 넥슨이 완전히 옳다’라는걸 깨달았다. 경영진에게 이메일로 보고했다. 지금도 이메일 가지고 있다. 그때 이메일 제목은 ‘나는 온라인의 미래를 봤다, 그게 넥슨이다’였다. EA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넥슨이 풀었다고 썼다. 하지만 (본사 돌아가) 보고하는 사무실에서 다들 웃었다. 하지만 그후 9년간, 내가 EA에 있는 동안, 넥슨은 더 커지고, 더 대단한 게임회사로 성장했다.”

그후에 오웬 대표는 EA에 있으면서 9년 동안 줄곧 넥슨을 인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넥슨에도 제안했다. 그때마다 넥슨의 김정주 대표는 항상 ‘그러지 말고 당신이 넥슨으로 오라’고 역제안했다고 한다.

-왜 넥슨인가? 그때라면 엔씨소프트도 이미 두각을 나타낸 때였다.

“물론 비슷한 시기에 엔씨소프트도 알고 있었고 엔씨소프트를 매우 좋아했고 그 창업자와 미팅도 항상 즐거웠다. 여전히 엔씨와 창업가에 대한 대단한 존경심을 갖고 있다.

단, 왜 넥슨이었냐? 넥슨은 당시에 매우 똑똑한 인재들이 모여, 실용적인 길을 선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다. 당시엔 아마존웹서비스와 같은 회사가 없을 때였는데, EA에는 매우 아름다운 공간에서 근사한 블레이드 서버가 있었다. 근데 넥슨은 대만제 PC가 몇대 정도 사무실에 있을 뿐이었다. 근사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누구도 서버가 예쁘다고 게임으로 돈을 버는 건 아니다. 넥슨은 테크놀로지를 매우 실용적인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었다. 게임 회사에게 ‘모든 것’이란 고객에서 즐거운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미국의 픽사가 넥슨과 같은 정신이라고 본다. 똑똑한 인재들이 모였고 그들은 오직 한 곳에 관심을 쏟아붓는데, 그건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 뿐이다.”

-9년간 넥슨 인수를 추진하던 입장이었다가 결국 넥슨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미국인이고 캘리포니아에서 자랐다. 일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인이다. 내가 가진 문화는 한국이나 일본과는 다르다. 하지만 넥슨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만드는 접근 방식이 나와 똑같다는 걸 깨달았다. 결국 어떤 지역 문화보다 더 중요한건 기업 문화다. 넥슨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은 오직 재미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고객을 즐겁게하는데 근간을 뒀다.

알다시피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우리가 진짜 무엇을 위해서 이걸 하는지 곧잘 잊어버리곤 한다. 투자자와 어떻게 협상을 잘할지, 인사팀과는 어떻게 조율해야할지, 그리곤 건물과 같은 부동산 결정하는데도 매몰된다. 하지만 진짜로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뭘까. 대단한 게임을 만들고 그 게임을 더 낫게 만드는게 아닌가. 넥슨은 제품에 집중하는 기업 문화였고, 그런 회사라면 기꺼이 참여할만했다.”

판교에 있는 넥슨코리아의 본사. /넥슨 제공

◇엔씨보다 넥슨이 좋았던 이유는 ‘똑똑한 인재들의 실용적인 문화’

-넥슨과 EA는 달랐다? 어떤 점인가?

“그 얘기로만 오후 내내 할 수 있다. 근본적인 하나만 얘기하자. 게임은 도전이란 대목이 핵심이다.테니스 게임을 하든, 체스를 하든, 도전(챌린지)하는 것이다. 싱글 플레이어 게임(혼자서 하는 게임)은 멀티플레이어 게임과는 매우 다르다. 넥슨은 근본적으로 여러 사람이 하는 게임에 대해 이해하고 있었다. 다같이 즐겁게 게임하기 위해서 게임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 게임에 참여했을 때 우리는 모두가 (각자의 다른 레벨과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멀티플레이어 게임이다.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가 그렇다.

혼자하는 게임은 하나의 스토리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예컨대 혼자서 스스로 하나의 도시를 만드는 게임처럼 말이다. 게임에 대한 EA의 답은 항상 더 좋은 그래픽을 만드는 것이었다. 싱글 플레이어 게임만 만들어온 EA 임직원들로선 (그래픽이 떨어지는) 메이플스토리나 카트라이더 같은 게임은 누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넥슨의 접근 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게임 안에서 사람들이 함께 플레이하고 서로 경쟁하거나 도우면서 즐긴다는 걸 말이다.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의 차이였다.”

-넥슨에 조인하곤 일본에 넥슨을 상장하는 일을 맡았다. 왜 일본이었나?

“이유는 명확했다. 게임산업, 특히 온라인 게임은 글로벌 경쟁이고, 넥슨은 글로벌 컴퍼니가 되길 원했다. 넥슨은 한국에서 창업했고, 가장 많은 구성원이 한국에 있고, 개발의 핵심 센터도 한국에 있다. 하지만 우리의 꿈은 진정 인터네셔널이다. 당시 홍콩이나 나스닥를 포함해 다른 거래소도 검토했지만, 일본이 해법이었다. 인터네셔널이면서도 한국과 충분히 가까워, 시차와 같은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핵심적인 통찰력(core insight)를 가지고, 먼저,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넥슨은 일본 게임업계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소니, 닌텐도 다음 3위다. 20~30년 전의 리더였던 캡콤이나 코에이, 남코보다 큰 회사다.

“사실 소니는 게임 말고도 다른 분야도 주력하는 회사이니, 일본 게임 산업에선 우리가 2위라고 느끼고 있다. 닌텐도는 고객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회사로서 존경한다. 하지만 넥슨은 온라인 게임 회사이고, 닌텐도는 대부분 오프라인 게임 회사다.”

-넥슨이 일본에서 목표를 이룬건 아닌가.

“목표를 달성했나? 대답은 아직이다. 알다시피 많은 매출이 중국에서 일어난다. 특히 던전엔파이터에서 말이다. 앞으로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서구 시장을 노리고 개발한 몇몇 게임을 내년에 내놓는다. 서구 시장은 거대한 시장이다. 미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게임 회사들, 거의 모든 개발 팀들이 온라인 게임에 대해선 한국의 리딩 게임회사들만큼 알지 못한다. 온라인게임은 매우 다른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일본 시장도 매우 본질적인 변화를 할 것이다. 알다시피 일본 시장은 전통적으로 오프라인 게임 시장이었고 닌텐도나 캡콤이 주도했다. 최근까지도 아무도 PC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한국에선 모두가 PC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데 말이다. 일본 지인들은 종종 일본 시장이 갈라파고스라고 말한다. 다른 나라 시장과 다르고 이상하다고. 하지만 항상 그것은 변한다. 그것은 결국에는 항상 변한다.( But it always changes. It always changes Eventually.)

변하면 매우 빠르게 변한다. 넥슨은 일본 시장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과 미국 둘 다 큰 시장 기회다. 매우 집중하고 있다.”

-넥슨의 최종 목적지는?

“나의 잡(job)은 매우 단순하다. 넥슨을 세계에서 가장 큰, 최고의 게임 회사 또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지나치게 야심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온라인 게임이 확실히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선형 엔터테인먼트보다 더 크다. 영화나 음악보다 더 수익성이 높고 빠르게 성장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깨닫지 못하지만. 미국에 있는 제 친구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주요 시장에서 수천만 또는 수억 명의 플레이어들이 우리의 게임을 플레이하도록 하고 싶다. 그게 우리가 하려는 것이다.”

-넥슨이 세계 최대 엔터 회사가 되는 것, 정말 가능한가. 언제쯤이나?

“변화는 온다. 근데 언제? 답은 모른다. 하지만 언제든 상황이 금방 바뀔 수 있다. 많은 혁신을 기꺼이 해온 훌륭한 기업들이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예컨대 미국 넷플릭스는 좋은 사례다. 매우 혁신적이었고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넷플릭스는 몇 가지 핵심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매우 강력했다. 그들이 먼저, 그리고 빠르게 움직였다.

나는 애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애플은 초창기에 PC에 대한 핵심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고, 그 다음에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대해, 그 다음에는 음악 플레이어에 대해, 그리고 전화기에 대한 핵심 통찰력을 가졌다. 애플은 매우 빨리 움직였고, 굉장히 빨리 커졌다.

그래서 (넥슨의 목표가) 비현실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핵심적인 통찰력(core insight)을 가지고 있다면, 그건 (한국이나 중국 뿐 아니라)전세계 사람들에게 반향을 일으킬 것이다. 몇 년 안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만드는 것과 같은 몰입형 가상 세계 온라인 게임을 할 것이다. 이유는 모바일 기기(스마트폰)가 매우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나게 강력해졌는데, 그건, (온라인게임을 할 수 있는) 주소가 지정 가능한 인터넷 시장이 본질적으로 변화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무료 콘텐츠는 여기까지이고, 전문은 유료 구독자에게 공개합니다. 유료 구독자는 2021년 3월 이후에 발행한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전문에 나온, 부제와 질문, 사진, 그래픽입니다. 유료 가입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158656 입니다. 감사합니다.

◇NFT는 흥미롭지만...넥슨이 신기술을 관찰하는 렌즈

-넥슨은 NFT와 같은 전략을 택하지 않나.

-게임에서 즐겁다는건 뭔가.

◇“Apple, Pixar, Amazon...They’re trying to define their own space”

-목표는 역시 애플이나 닌텐도 같은 회사가 되는 것인가. (@이번 레터에서 쫌아는기자들이 꼭 스타트업 창업팀에게 전하고 싶었던 그의 말입니다. 미국인 오웬 대표의 진심을 전하기 위해 원문도 함게 전달합니다. 외국인과 인터뷰는 항상 의역과 오역의 위험이 있습니다. 당연히 일부 문장은 생략되기도 합니다. ‘날것’을 추구하는 쫌아는기자들로선 오웬의 진심을 꼭 전달하고 싶습니다.)

화보 모델처럼 찍은 오웬 대표의 공식 제공 사진. 게임 회사 CEO 외모의 전형이란건 이런 걸까. /넥슨 제공

◇대학교 3학년 대학생이던 김정주가 도쿄에서 꾸웠던 꿈, 넥슨의 꿈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는 대학교 3학년, 그러니까 1988년쯤 도쿄 왔다가 창업을 결심했다.

-창업가인 김정주의 꿈,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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