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체포안’ 논란 한동훈···“설명 과했다? 대충 넘어가자는 거냐”
“오히려 제 설명이 부족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30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체포동의안 설명을 둘러싼 논란에 “민주당은 어차피 다수당의 힘으로 부결시킬테니 상세하게 설명하지 말고 대충대충 넘어가자는 말씀 같은데,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직자가 그럴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부결시킨 걸 보면 제 설명이 과했던 게 아니라 오히려 부족했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이 있다”며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밝혔다. 통상적인 범죄 혐의 요지 설명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증거 내용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민주당과 노 의원은 “부당한 피의사실 공표”라며 “구체적 사건을 지휘하지 않는 법무부 장관이 어떻게 증거관계까지 상세히 알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최근 10년간 국회 본회의에서 법무부 장관이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한 사례(대상 국회의원 8명)를 살펴보면, 한 장관처럼 상세하게 설명한 경우는 없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과거에 설명한 내용을 다 보지 않은 것 같다. 과거에도 증거 설명을 하는 기회가 많이 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 취지는 체포 동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자료를 제공하라는 것”이라며 “증거 자료 없이 어떻게 체포 동의 여부를 판단하느냐”고 했다.
한 장관은 이어 “민주당과 노 의원은 돈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피의사실 공표’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허위사실 공표’라고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피의사실 공표라고만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검찰이 민주주의 파괴의 도구로 전락했다’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인이 정치적 수사(修辭)로서 수사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을 할 수는 있는데, ‘좌표 찍기’를 해서 자기를 수사하는 공직자들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 부당한 외풍”이라며 민주당의 검사 명단 공개를 비판했다. 한 장관은 “그런 외풍을 막는 것이 법무부 장관의 임무”라며 “검찰과 경찰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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