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방음터널 안전기준조차 없다니…말로만 안전 외친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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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회'는 여전히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사실이 또 드러났다.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 나들목(IC) 인근 방음터널에서 29일 일어난 화재로 30일 오전 기준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방음터널 안전기준인 방음판 불연(不燃)성능 지침조차 아예 정하지도 않은 탓이다.
그렇잖고는 2020년 경기 수원시 하동IC 고가차도 화재로 PMMA 재질 방음터널 200m 구간이 소실됐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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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사회’는 여전히 구호에 그칠 뿐이라는 사실이 또 드러났다.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 나들목(IC) 인근 방음터널에서 29일 일어난 화재로 30일 오전 기준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다. 폐기물 수거용 집게트럭 엔진에서 발화한 뒤 아크릴수지(PMMA) 재질의 터널 벽으로 옮겨붙으며 삽시간에 번져, 터널 안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고 한다. 소화전·스프링클러·환풍기 등 다른 소방·제연 시설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고 하지만, 830m 길이의 방음터널을 화재에 취약한 투명 플라스틱인 PMMA로 만들 수 있었던 것부터 어이없다. 방음터널 안전기준인 방음판 불연(不燃)성능 지침조차 아예 정하지도 않은 탓이다.
한국도로공사는 2012년 보고서를 통해 ‘PMMA가 폴리카보네이트(PC)보다 착화 시점이 약 400초 빠르고, 최대 열방출률도 더 높다. 피해를 키울 뿐만 아니라 (재질 자체가) 화재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고 경고했었다. 그때로부터 따져도, 10년 동안 ‘안전’은 말로만 외쳐온 것과 다름없다. 도로공사의 2018년 보고서 ‘고속도로 터널형 방음시설의 화재 안전 및 방재 대책 수립 연구’도 ‘PMMA는 인화점이 약 280도로, 약 450도인 PC보다 낮아 화재 위험성이 더 크다’고 밝혔으나, 계속 오불관언이었다. 그렇잖고는 2020년 경기 수원시 하동IC 고가차도 화재로 PMMA 재질 방음터널 200m 구간이 소실됐을 리 없다.
방음터널 화재도 더는 자초하지 말아야 한다. 선진국에서 방음터널에 사용하는 강화유리 등은 설치비가 더 비싸다곤 해도, 안전 무방비 상태여선 안 된다. 방음터널은 현재 전국에 49개다. 일반 도로의 소음 민원 등이 빈발하면서 방음터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증가하는 추세이기도 하다. 방음판 기준이나마 당장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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