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경제위기 앞 尹의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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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벌어진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용두사미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이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친시장'과 '반도체' 등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속도로 극복한 것도 김대중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남다른 리더십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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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용 산업부 차장
2023년 글로벌 경제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벌어진 이른바 ‘K-칩스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용두사미 논란은 윤석열 대통령이 위기 극복을 위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친시장’과 ‘반도체’ 등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다. 정치에 정식 입문하기 전이던 지난해 5월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반도체 산업 육성을 국정의 중요한 축으로 세워 왔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였다. 이 특위는 미국이 반도체 대기업에 대한 세액공제를 25%로 한 만큼 우리도 최소 20%까지는 보장해 줘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윤 대통령도 지난 9월 특위 위원들과 만나 “반도체가 산업의 쌀이고, 우리 생사가 걸려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느닷없이 기획재정부가 세수 부족을 이유로 반대해 결국 6%에서 8%로 상향하는 데 그친 정부 발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하니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까지 대통령실도 기재부의 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10%까지는 올렸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뒤늦은 꾸지람이 기재부 세제실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 위원장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은 “법안 처리 전은 물론, 그 이후에도 대통령실이나 기재부에서 어떠한 설명도 해온 바 없다”고 문화일보에 전했다. 정부의 의지도, 여당의 전략도, 대통령실의 조율도 없는 3무(無)의 공백 상태였던 셈이다. 도대체 윤 대통령이 불러온 반도체 타령은 무슨 의미였는지 궁금해진다. 용두사미 퍼레이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경제단체들이 한목소리로 경제인에 대한 연말 사면을 요청했지만 지난 27일 발표된 명단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대개 연말 인사는 민생에 초점을 맞춰 정치인들은 배제하고 경제인·민생사범에 중점을 두는데 이번엔 정반대였다. 한 경제단체 고위 인사는 “발표 전까지 이렇게 될지 몰랐다. 경제계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고 반응했다.
대통령 공약 사안이었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등도 마찬가지다. 여권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폭이 1%포인트에 그친 것을 두고 제1 야당의 반대 때문이라고 탓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별다른 전략과 전술을 보여주지 못한 대통령실의 책임 또한 작지 않다.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논의는 정권 출범과 함께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전 세계 모든 경제위기는 그 나라가 어떤 리더를 보유했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영국의 마거릿 대처 총리 등은 경제위기가 만든 영웅이다. 우리나라가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속도로 극복한 것도 김대중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남다른 리더십 덕분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윤 대통령이 보여주고 있는 위기 극복의 리더십과 능력이라면 우리 기업들은 기대보다 걱정을 안고 새해를 맞이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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