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 미만 사업장, 내년 주 52시간 위반해도 단속 안 한다
근로자를 30인 미만 고용한 소규모 사업장에 적용 중인 ‘8시간 추가 연장 근로제’가 올해 말로 폐지되는 것과 관련해, 고용노동부가 내년 1년간 ‘계도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8시간 추가 연장 근로제를 시행하고 있던 영세 사업장이 제도 폐지로 근로기준법 위반 상태가 되더라도 내년에는 단속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30일 오전 고용부 산하 전국 지방관서장들을 대상으로 하는 회의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1년의 계도 기간을 부여한다”며 “이후에는 현장 상황과 근로 시간 제도 개편 등의 입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도 기간 연장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노사가 합의한 경우 원칙적으로 주당 최대 52시간을 근무할 수 있다. 다만 3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는 노사가 합의한 경우 주당 8시간을 추가해 최대 60시간을 근무할 수 있는데, 이 제도는 올해 말로 폐지된다. 정부와 여당은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이 제도의 폐지를 미루려 했으나, 야당의 반대로 연내 법 개정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에 따라 30인 미만 사업장 가운데 근로자에게 주당 60시간을 근로시키고 있었던 사업장은 내년 1월 1일부터 근로기준법 위반 상태에 놓이게 됐다.
고용부의 계도 기간 부여는 내년에 정기 근로감독에서 30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자가 주당 60시간 근로를 하고 있는 것이 발견되더라도 사용자를 당장 형사처벌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다. 고용부는 이런 사업장의 근로자가 사용자의 법 위반을 고용부 등에 진정한 경우에도 사용자에게 최대 9개월 간의 시정 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 기간 내에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위반 상태에서 벗어나면 사용자는 처벌을 면하게 된다. 다만 사업장이 중대 재해나 사회적 물의 발생 등의 이유로 특별 근로감독을 받게 됐을 때 법 위반이 적발된 경우에는 사용자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이 장관은 계도 기간을 부여하기로 한 데 대해 “603만명의 일자리를 책임지고 있는 63만개소의 5인 이상 29인 이하 고용 사업장은 상시적인 구인난을 겪고 있고, 코로나19로 인한 외국 인력의 입국 지연 등으로 인력난이 더욱 심화된 상황에서 8시간 추가 근로제가 12월 31일로 종료되면 인력 부족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 근로제 유효 기간이 만료되면 사업의 존폐를 고민해야 한다’는 현장 노사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30인 미만 사업장도 장기적으로는 주 52시간제를 완전히 도입해야 하는 만큼, 이 장관은 이런 사업장들에 대해 “근로 시간 운영·관리 컨설팅 제공 등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업무량 폭증이나 돌발 상황 발생 등의 경우에는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재난 수습, 업무량 폭증,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 등의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근로자가 주당 52시간 넘게 근무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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