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계묘년 토끼띠 선수 인터뷰] 안동시청 이다미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할 것"

정광호 2022. 12. 30.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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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시청 이다미(사진=정광호 기자)

2023년 계묘(검은 토끼)년 새해가 다가온다. 시즌 초 계획했던 대로 제대로 풀리지 않아 좌절하기도 하고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다시 한번 일어서보자며 계묘년 해,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예고한 토끼띠 선수를 만났다. 무명 선수였으나 올해 첫 실업 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 석자를 알린 안동시청의 이다미가 그 주인공이다.

초등학교 때, 또래들 보다 달리기에 소질이 있어 테니스를 하라고 적극 권유 받았던 이다미. 외동딸이었던 이다미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고 한다. 그러나 주니어 시절을 포함 올해 초까지 테니스의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며 몇 번이고 라켓을 내려놓을까를 수 없이 고민했다고 전했다.

“변덕이 심해 주니어 시절에는 수 없이 테니스를 그만 두겠다고 선생님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 성적도 잘 나오지 않았고 그냥 테니스가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조금씩 테니스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다미가 테니스에 재미가 붙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 체질이 아니었다던 이다미는 주니어 졸업 후 대학이 아닌 실업 무대로 바로 뛰어 들었다. 훈련 강도가 강했던 강원도청 팀과 코로나 시기에 생활했던 성남시청 팀에서는 적응하기 힘들었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때마침 안동시청 팀에 자리가 비었고 평소에 알고 지내던 언니(송경은)를 통해 입단했다. 

“안동시청 팀은 내가 편하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줬다. 초반에는 권오희 코치님의 지도 스타일과 맞지 않아서 힘들었던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는 나를 잘 이해해주고 자유롭게 훈련하는 분위기라 너무 좋다.”

전과는 다른 분위기 속에서 이다미는 테니스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고 올해 드디어 실업 데뷔 후 5년 만에 단식 첫 우승이라는 쾌거를 누렸다. 그 전까지 복식에서만 성적을 내다가 단식에서도 입상하니 본인 스스로도 많이 놀랐다고 한다.


  올해 3차 실업연맹전에서 실업 데뷔 첫 단식 우승한 이다미(사진=김도원 객원기자)

“3차 실업연맹전이라 체력적인 부분으로 인해 많은 선수가 출전하지 않았다. 그냥 나랑 비슷한 선수가 많았기에 큰 부담 없이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합에 임했다. 결승에서는 강원도청에서 알고 지냈던 (정)효주 언니를 만났다. 직전까지 효주 언니에게는 상대도 안됐다. 그래도 결승인데 압도적으로 패배하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아 정신을 끝까지 놓지 않으려고 했더니 공도 보이기 시작했고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실업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이다미는 중구난방이라고 시즌을 총평했다. “재계약 시즌이라 시즌 마치고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탈(?)하고 있다가 우연치 않게 3차 실업연맹전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승 이후 ‘아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영월서키트에서도 8강까지 올랐다. ‘정말 나도 할 수 있구나’ ‘해 볼만 하다’고 생각이 들던 차에 마지막 대회에서는 또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다미는 그동안 테니스를 하면서 감사했던 사람의 이름을 호명했다. 초등학교 시절 방황했던 테니스 인생을 바꿔주었던 백성규 코치, 힘들었던 고등학교 생활에도 다듬어주었고 정신적으로 케어를 많이 해주었던 김재국 코치는 이다미의 테니스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 스승이다. 

“올시즌 끝나고 황덕모 감독님이 은퇴한다. 나랑 2년 정도 같이 보냈지만 나를 되게 예뻐하셨다. 내가 운동할 때 장난기도 있어 많이 싸우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 나의 모습 다 받아주시고 귀엽게 봐주셨다. 마지막에 항상 나를 응원해준다고 말해주었다. 감독님 조언대로 끝까지 집중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이다미는 테니스에 재미를 느끼지 시작하면서 이제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테니스 라켓을 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히 목표는 크지 않다. 딱 29살에 테니스 라켓을 내려 놓으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큰 부상이 없다는 장점이 있어 주변에서 정말 복 받았다고 그러더라. 아파서 몇 개월씩 쉬는 선수들도 많은데 정말 이 부분에 있어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지금처럼 몸 관리를 잘해서 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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