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심리사 단 1명도 없는 국가트라우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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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정신건강 전문 요원인 심리사가 전혀 없고, 상주 의사도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센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 간호사 7명, 사회복지사 9명 등 총 14명이 심리 상담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심리사가 없는 대신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1차로 상담하고, 고위험군은 전문의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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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7·사회복지사 9명이 전부
그나마도 비대면 상담이 62.9%
트라우마 회복 지원 실효성 의문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 두 달이 지난 가운데,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정신건강 전문 요원인 심리사가 전혀 없고, 상주 의사도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태원 참사 유족·생존자, 시민 등이 광범위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는데, 전문 상담 인력 부재로 실효성 있는 트라우마 회복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30일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센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 간호사 7명, 사회복지사 9명 등 총 14명이 심리 상담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그러나 정신건강 전문요원에 해당하는 심리사는 1명도 없다. 심리 상담 전문가 임상심리사는 심리학 석사 이상 소지자들로, 3000시간 실습 등 관련 교육을 받아야 자격이 주어진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심리사가 없는 대신 간호사와 사회복지사가 1차로 상담하고, 고위험군은 전문의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면 상담 대신 비대면 상담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30일부터 이달 16일까지 48일간 일반 국민의 통합심리지원단 심리 상담(1641건)의 62.9%(1033건)가 비대면으로 이뤄졌다. 대면 상담은 37.1%에 그쳤다. 박혜연 동덕여대 교수는 “국가트라우마센터에 임상심리사가 없다 보니 비대면에서 대면 심층 상담으로 전환이 필요한 경우 심리 치료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태원 참사 유족 등 상담 대상자 사이에서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이태원 사고 유가족 최경아 씨는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상담에 응한 가족들 얘길 들어보니, 유가족에 맞춘 게 아니라 너무 일반적인 상담을 받고 와서 오히려 힘들다 말하기 머쓱했다고 한다”며 “다들 ‘갈 필요 없다’고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심리사 관련법을 만들어 상담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양재원 가톨릭대 교수는 “심리 상담 관련 민간 자격증 종류만 4000여 개로 무분별하게 만들어진 상황”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이 자격을 정제하는 기준을 담은 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했다. 최진영 서울대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우울증·자살률 1위인데, 우리나라와 칠레 2개국만 심리사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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