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끝났는데"…부동산 중개업소, 24시간 불 켜두는 까닭

"부동산이 영업한다는 메시지 주기 위함"…별도의 보조문 설치도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시장엔 한파가 몰아치고 있지만 부동산의 거래를 유도하고 지원하는 공인중개사의 인기는 여전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 수는 40만 명에 달했다.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 10월 치러진 33차 공인중개사 시험 신청자는 39만8천8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44만 명대를 기록한 올해 수능 응시생 수를 소폭 밑돈 수준이다.

이 같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의 인기는 바로 '미래 유망성'에 있다. 지난달 3일 에듀윌이 공인중개사 수험생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체의 50.3%가 '미래에 유망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했다. 즉, 공인중개사 시험을 보는 응시자 중 절반 이상이 자격증이 미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서초구 일원 한 부동산 내부 조명이 늦은 시간까지 켜져 있다. [사진=김서온 기자]

매년 '노후를 대비하고, 미래 전망'이 좋은 중개업에 진출하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개업계에서는 한 달에 1건의 거래만 제대로 중개해도 고액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미래가 유망한 '특수성'이 반영된 마케팅이 관례로 자리 잡았다.

대부분 중개업소가 정해진 영업시간이 끝나고 문을 닫은 이후에도 새벽까지 또는 24시간 불을 밝혀 둔다. 기타 업종이 장사를 마치고 가게 내부 불을 끄는 것과 비교된다. 이에 다양한 가게가 자리 잡은 아파트 상가 내에서도 유독 중개업소만 밤늦은 시간에도 내부가 환하게 밝혀져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중개업 특성이 반영된 오래전부터 내려온 관습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영업시간 종료 후 불을 끄는 기타 업종과 달리 새벽까지 불을 켜둠으로써 해당 부동산이 영업을 한다는 메시지를 주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라며 "깊은 인상을 남길 수도 있고, 시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전화를 통해서도 문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부동산 중개수수료의 법정 최고 상한이 최대 절반으로 낮아졌으나 아파트 기준 한 채의 거래 중개만 성공해도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국토부의 공인중개 수수료율 개편안에 따라 지난해 10월 9억원 짜리 주택거래 시 최대수수료는 81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6억원 짜리 전세 거래 시에는 480만원에서 240만원으로 줄어들었는데, 주택유형별 수수료율은 다르지만 한 달에 1건의 9억원 아파트 매매만 중개해도 일반 직장인의 한 달 월급을 버는 셈이다.

진태인 팀장은 "24시간 불을 켜두는 것 이외에도 중개업소들은 일반 출입문을 제외하고 잠재적 소비자들의 눈에 더 쉽게 띌 수 있도록 부동산임을 알리는 별도의 보조문을 설치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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