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타 꼬레아”...척박한 땅에 ‘ODA 코리아’ 희망을 심다 [골든아워 in 케냐 ③한국, 수여국서 공여국으로]

2022. 12. 3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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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 세계 10위·글로벌 중추국 목표
윤 대통령 “한국형 지원전략 수립 추진”
내년 예산 18.5% 증액 2조68억원 편성
소외 국가 소규모 무상원조 6.7배 확대
디지털·기후변화·보건의료 등 강점 활용
저탄소 전환·기후회복력 파트너십 수행
지난 6일(현지시간)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소펠 마을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가축들. 이 물은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협업해 개발한 태양열 지하수 관정에서 나온 것이다(위쪽). 케냐 투르카나주(州)의 칼로피리아 마을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한국 정부와 유니세프가 협업해 개발한 지하수 관정으로 물공급 시설을 도와준 데 대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 모였다. 유목민인 투르카나 부족에게 식수와 가축용 물은 생계 수단이다. [케냐=외교부 공동취재단]

윤석열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목표로 국제개발 규모를 세계 10위 수준으로 확대하고 한국형 공적개발원조(ODA)의 브랜드화를 추진한다.

2023년도 외교부 예산은 총 3조3580억원으로, 올해 3조53억원보다 11.7% 증가했다. 증액 규모의 89%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ODA 예산으로, 올해 외교부의 ODA 예산보다 18.5% 증가한 2조68억원이 편성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ODA 예산이 국제기구분담금과 함께 외교부 예산 증액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ODA 비중점 협력국 중 원조 소외 국가를 중심으로 전략적 우호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소규모 무상원조도 올해 115억원에서 780억원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 밖에 글로벌 보건협력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국제적 공조체계인 ACT-A(치료제 및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공평한 배분을 보장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에 1억달러를 기여하고 글로벌펀드,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 국제보건기구에 대한 기여에 1000억원을 배정했다. 또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지원, 난민·기아·감염병 등 글로벌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인도적 지원은 올해 2366억원에서 내년 2994억원으로 늘어났다.

지난 12일 주례회동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 순방 결과를 보고하면서 “외국 정상들을 만나면 상당히 많은 나라가 우리에게 ODA 지원을 요청한다”면서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리더로서 양적 질적 차원에서 진일보한 ODA 전략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ODA 지원 규모 확대와 함께 디지털·기후변화·보건의료 등 우리의 강점을 활용한 한국형 ODA 지원 전략을 수립해 내실 있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우리나라 ODA는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따라 유상원조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무상원조는 외교부 장관이 주관한다. 두 부처 외에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도 시행하며 유상원조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전담하는 한국수출입은행이, 무상원조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대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다양한 시행기관이 개별적으로 펼치는 ODA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내년부터 ‘코리아’라는 브랜드로 집중도를 높인다.

KOICA는 보건 분야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달성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분야 ODA에 강점을 갖고 있다. 보건 분야에서는 ‘성생식·모자 보건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계층인 임신한 여성과 아동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4년까지 약 2억만달러 투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는 18개국 주민 730만명이 주요 보건의료서비스의 직접적인 혜택을 받았다. 가족계획 실천을 위한 서비스부터 분만 서비스 등은 약 422만명 이상이 도움을 받았다.

ODA를 통한 기후변화 대응과 적응은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매우 높다. KOICA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1.5도 이내 억제, 기후위기로부터 안전한 지구’를 목표로 2050 탄소중립 달성 및 기후회복력을 위한 발전을 지원하는 개발협력을 위해 저탄소 전환과 기후회복력 강화, 기후재원 및 기술 파트너십 프로그램 등을 수행하고 있다.

“에조카(안녕하세요) 꼬레아, 마타(안녕) 꼬레아.”

지난 7일(현지시간) 취재진을 맞이한 케냐 북서부의 투르카나 부족민들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인사를 전했다. 남수단, 우간다와 국경을 마주하는 투르카나주(州)는 케냐의 47개 카운티 중 두 번째 빈곤 지역으로 꼽힌다.

식량안보 상황도 심각하고 치안도 불안해 여행객은커녕 현지 주민들도 방문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메마른 무채색의 사막에서 알록달록한 원색을 자랑하는 전통복을 입은 부족민들이 한국에서 온 취재진을 환영했다. 우리 정부는 이 지역 주민들의 생존을 위해 나섰다.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해 지하 깊숙한 곳에서 물을 끌어올려 마을 곳곳에 깨끗한 물이 콸콸 쏟아졌다. 주민용과 가축용 수로 시설이 분리됐고, 목축업뿐만 아니라 텃밭도 가꿀 수 있게 됐다.

지역사회가 주도해 1가구 1화장실이 생겼다. 학교로 돌아온 아이들은 의사가 되고 싶다는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다. 우리 정부의 관심과 NGO 단체의 전문성이 결합된 다자성 양자 ODA 사업 덕분이다.

투르카나 부족은 원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며 척박한 땅에서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남고 있다. 수줍음이 많지만 웃음도 흥도 많다. 순수하고, 순박하다.

투르카나의 칼로피리아마을(Kalopiria Village) 학교의 아이들은 취재진을 반기며 말과 움직임 하나하나 따라 하며 활동적인 모습이었다. 한국 정부는 이 지역에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여러 나라의 마음이 더해 찾게 된 ‘맑은 물’은 투르카나족의 웃음을 지킬 것이다.

케냐 나이로비=외교부 공동취재단·최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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