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항공기 인천으로만… 입국 전후 코로나 검사 의무"(종합)

한덕수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강화된 방역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중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이 한국에 입국하려면 반드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입국 후엔 1일 이내에 반드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0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내년 2월 말까지 중국에서 입국하는 경우 입국 전후로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발 항공편의 추가 증편을 잠정 중단하고 효율적인 입국자 검역관리를 위해 중국발 항공기는 인천공항 도착으로 일원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단기 비자 발급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한 총리는 "1월말까지 외교·공무, 필수적 기업, 인도적 사유 등의 사유가 없으면 단기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여행객은 입국 전 48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결과 또는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를 제출해야 한다. 다만 '긴급한 사유'로 입국해야 하는 내국인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조치를 허용할 방침이다. 중국발 입국자는 한국 입국 이후에도 1일 이내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발 입국자는 항공기 탑승 전 '큐-코드' 시스템을 통해 입국자 정보 등을 입력해야 한다. 한 총리는 "지방자치단체와 입국자 정보를 공유하고 입국 후 코로나19 검사 관리를 위해 중국발 입국자에게 큐-코드 시스템을 통해 관련 정보를 반드시 입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게 방역관리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주문하고 문화체육부와 국토교통부, 국방부 등에도 인천공항 내 검역시설 지원 협조를 당부했다.

한 총리는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을 철저하게 관리하면서 해외유입 확진자의 대폭 증가 또는 신규변이 발생 등 상황 악화 시 보다 강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중국 입국도 PCR 같은 기준 적용… 상호주의 원칙 부합

━

이 같은 강화된 방역조치는 상호주의 원칙에도 부합한다.

중국은 지난달 14일부터 중국에 입국하는 여행객들에 대해 항공편 출발시간 기준 2일 이내 PCR 검사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PCR 검사에서 음성인 경우에만 중국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3세 이하의 영유아의 경우에는 PCR 검사를 할 필요 없다.

다만 중국발 입국자의 PCR 검사를 전수조사하더라도 코로나19의 국내 유입을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과 중국의 방역체계 수준에 차이가 있고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중국에서 실시하는 PCR 검사결과를 온전히 신뢰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여기에 입국 이후 PCR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국내 의료진의 업무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할 우려가 있다.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입국자를 격리할 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당면과제다.

일부 국가에서는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8일(현지시각)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입국 규제 조치를 발표했다. 내년 1월5일 0시부터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에서 출국하는 만 2세 이상의 모든 여행객은 탑승수속 전 출발일 전 48시간 이내에 실시한 코로나19 진단 검사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일본은 이날부터 중국 본토, 홍콩, 마카오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는 도쿄, 나리타, 오사카, 나고야 등 4개 공항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본토에서 입국하는 모든 입국자에게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뒤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은 7일간 격리할 예정이다.

타이완은 내년 1월1일부터 한 달동안 중국 본토에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한다. 인도는 1월1일부터 중국·홍콩·일본·한국·싱가포르·태국 등 6개국에서 입국하는 여행객에게 항공편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 음성결과를 제출하도록 했다.

유럽에서는 중국발 여행객에 대한 입국 규제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유럽질병관리예방센터(ECDC)는 중국 여행객에 대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독일, 영국은 중국발 입국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도입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와 달리 이탈리아는 유럽 전체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코로나19를 검사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영찬 기자 0chan111@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