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2022 l 숫자로 돌아보는 K콘텐츠 산업

아이즈 ize 윤지훈(칼럼니스트) 2022. 12. 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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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흐름이다.

0과 1 또는 하나에서 시작하는 숫자 그리고 숫자 세기는 세상 모든 일의 이어지는 흐름과 변화, 그것이 품고 있는 의미를 가장 명확하게 가리키고 드러내는 기표라 할 만하다.

 무형의 가치를 품고 있는 문화콘텐츠를 또렷한 실체로서 보이게 하고 존재하게 하는 것 역시 숫자다.

문화콘텐츠 '산업'이란, 기실 숫자로 표기되고 나타나는 또 하나의 흐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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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윤지훈(칼럼니스트)

'범죄도시2'(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오징어게임'이 수상한 에미상 트로피, 걸그룹. 아이브. 

숫자는 흐름이다. 0과 1 또는 하나에서 시작하는 숫자 그리고 숫자 세기는 세상 모든 일의 이어지는 흐름과 변화, 그것이 품고 있는 의미를 가장 명확하게 가리키고 드러내는 기표라 할 만하다. 

무형의 가치를 품고 있는 문화콘텐츠를 또렷한 실체로서 보이게 하고 존재하게 하는 것 역시 숫자다. 문화콘텐츠 '산업'이란, 기실 숫자로 표기되고 나타나는 또 하나의 흐름인 셈이다.   '케이(K) 콘텐츠'가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에 이를 숫자로 되돌아보려는 시도 역시 이에 해당한다. 전 세계의 시선이 한국의 영화와 드라마, 대중음악 콘텐츠를 여느 해보다 더 크고 뜨겁게 지지한 2022년, 숫자는 또 한 번 케이 콘텐츠의 빛나는 성과를 명징하게 드러내준다.

'범죄도시2',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2(편) – 한국영화 속편 전성시대    

 2020년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이후 전 세계 영화산업은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관객은 극장과 멀어져갔고, 신작들은 줄줄이 개봉 일정을 미뤘다. 매출이 줄어드니 투자 자금도 돌지 않았다. 여파는 올해에도 쉬 잦아들지 않았다. 

그럼에도 한국영화는 올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2019년 '기생충' 이후 3년 만에 1000만 관객을 모은 작품을 냈다. 마동석 주연 '범죄도시2'다. 영화는 2017년 '범죄도시'의 속편이다. 이는 올해 한국영화가 유난히 많은 속편을 통해 감염병의 창궐이라는 위기 속에서 침체한 영화산업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안겼다는 것을 보여준다.

29일 현재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2022년도 박스오피스 10위권 안에 자리한 한국영화는 모두 6편이다. 이 가운데 1위 '범죄도시2'를 비롯해 4편이 속편이다. 3위 '한산:용의 출현'(726만4000여명)에 이어 698만2000여명을 불러 모은 '공조2: 인터내셔날'이 4위, '마녀 Part2 The Other One(파트2 디 아더 원)'이 280만6000여 관객을 동원하며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여기에 외화인 '탑건:매버릭'(2위)과 현재 한창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아바타:물의 길'(5위), 5월 개봉작 '닥터 스트레인지:대혼돈의 멀티버스'(6위)까지 포함하면 모두 7편의 속편이 올해 박스오피스 10위권에 올랐다. 

각 작품의 완성도와 재미가 관객을 이끈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힐 만하지만, ▲여전히 침체의 늪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극장가 분위기 속에서 신작의 활약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는 점 ▲SNS로 대표되는 관객 입소문의 빠른 확산 ▲전편을 통해 검증한 영화적 재미에 대한 관객 신뢰 ▲극장 영화 관람료 인상에 따른 까다로워진 관객의 입맛과 눈높이 등이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탕웨이(왼쪽부터) 박찬욱감독, 박해일,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3(회차) – 박찬욱 감독, 세 번째 칸 수상

감염병 시대에 한국 영화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사이, 명장들의 해외 활약이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올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았다. 박 감독은 2004년 '올드보이'로 칸에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각각 품에 안았다. 이로써 세 번째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박 감독의 올해 감독상 수상은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에 이은 두 번째 한국영화 연출자의 성과이기도 하다. 

박해일과 탕웨이를 주연으로 내세운 '헤어질 결심'은 이후 미국을 비롯한 해외 유수 영화제와 비평가협회가 주는 트로피를 잇달아 받으면서 내년도 미국 아카데미상 시상식을 향하고 있다. 최근 내년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리면서 정식 노미네이트 가능성을 높였다.

박찬욱 감독의 2000년도 연출작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송강호의 영광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올해 일본의 명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브로커'에서 열연하며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2007년 전도연이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남자배우로서 누린 첫 영예를 한국영화사의 한 페이지에 기록하며 남기게 됐다. 

이정재(왼,쪽)와 황동혁 감독,  사진=/AFPBBNews=뉴스1=스타뉴스

#456(억원 또는 명) - '오징어게임'의 영광은 계속된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전 세계에 공개돼 글로벌 신드롬을 이끌어낸 '오징어게임'. 극중 456억원의 상금을 손에 쥐기 위한 456명이 목숨을 내거는 경쟁의 이야기를 통해 물신화한 세상을 비판적 시선으로 그리며 호평받았다.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역대 가장 많은 시청가구수인 1억1100만 가구를 끌어들인 작품은 올해 세계 최고 권위의 방송상인 미국 에미상 트로피를 안은 최초의 한국드라마가 되었다.

 '오징어게임'은 올해 9월 열린 프라임타임 에미상 시상식에서 주연 이정재의 남우주연상, 연출자 황동혁 감독의 감독상 등 모두 6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에 앞서 올해 초에는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오영수가 남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역시 한국 배우 최초의 성과다.  이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두드러진 약진과도 무관치 않다고 할 만하다. 감염병 시대에 온라인을 통한 콘텐츠 소비에 익숙해진 대중의 시선을 빨아들이며 OTT는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미 골든글로브와 에미상, 아카데미상 등 가장 대중적이면서 세계적인 영화와 방송 부문 시상식에서 OTT 플랫폼이 투자하고 제작한 콘텐츠가 주요 부문 후보로 오른 것은 물론 수상의 영광까지 품에 안고 있다.

뉴진스, 사진제공=어도어

#10(개팀) - 걸그룹의 글로벌 활약

국내 음악차트 써클차트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케이팝 앨범 판매량은 연간 톱 400을 기준으로 8000만장에 육박할 전망이다.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써클차트는 집계했다. 

사상 최대 판매량을 예측하게 하는 호황 속에서 100만장 이상 앨범을 판매한 가수는 모두 21개팀. 이 가운데 걸그룹은 모두 10개팀으로, 지난해 1개팀과는 비교되지 않는, 그야말로 괄목할 만한 활약상을 과시한다. 써클차트 김진우 수석연구위원은 "걸그룹의 글로벌 팬덤 성장이 전체 앨범 판매량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블랙핑크를 비롯해 에스파, (여자)아이들, 아이브, 뉴진스, 르세라핌 등 케이팝 걸그룹들이 글로벌 활약을 이어갔다. 케이팝 팬덤 플랫폼 스페이스오디티의 '2022 케이팝 세계지도'는 올해 뮤직비디오 등 케이팝 관련 유튜브 영상 조회수 643억뷰 가운데 18.7% 비중의 방탄소년단에 이어 블랙핑크(11.3%), 트와이스(5.8%), 리사(3.7%·블랙핑크 멤버)가 2~4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있지와 에스파도 각각 6위와 8위를 차지하며 맹활약상을 드러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사진제공=사진제공 = 에이스토리·KT스튜디오지니·낭만크루

#60(%) - '우영우' 신드롬 그리고 K드라마

 세계 대중문화사는 2022년을 한국드라마가 명실상부 전 세계를 장악한 원년으로 기록할 것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넷플릭스에서 꼭 봐야 할 K드라마 10선'을 발표하며 "넷플릭스에서 60% 이상의 시청자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다"고 썼다. 특히 "영어 외 언어로 만들어진 콘텐츠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 10편 가운데 세 편이 한국 작품이다"고 덧붙였다.

 그 맨 앞에 자리하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이다.  케이블채널 ENA를 통해 올해 여름 방송된 '우영우'는 0.9%(이하 닐슨코리아)로 출발해 마지막회인 16회가 17.5%의 시청률을 기록할 만큼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또 OTT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며 해당 플랫폼의 '전 세계 가장 많이 본 TV쇼' 5위권에 자리하며 글로벌 인기를 모았다. 

나아가 엄청난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았다. 제작사 에이스토리는 그 규모를 1조원 이상으로 추산했다. 200억원 규모의 제작비로 10배 이상 매출을 일으킨 드라마는 해외 성과와 함께 케이블채널 ENA과 그 운용사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 규모를 키우는 데 크게 힘을 보탰다. 덕분에 KT스카이라이프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2542억원의 매출, 2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주연 박은빈 등 출연진이 본격적인 스타덤에 올라 몸값을 더욱 높였음은 물론이다. 

이와 함께 최근 막을 내린 '재벌집 막내아들'을 비롯해 '지금 우리 학교는' '수리남' 등 한국드라마가 지난해 '오징어게임'의 성과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K드라마의 시대를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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