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 글로리', 주름 드러낸 송혜교·복수극도 맛있는 김은숙
박정선 기자 2022. 12. 30. 10:52
출연: 송혜교, 이도현, 임지연, 염혜란, 박성훈, 김히어라, 차주영, 김건우 등
감독: 안길호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6부작
한줄평: 나, 김은숙 막장극, 좋아하냐
팝콘지수: ●●●●○
공개: 12월 30일
줄거리: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
감독: 안길호
장르: 범죄 드라마 스릴러
등급: 청소년 관람 불가
러닝타임: 16부작
한줄평: 나, 김은숙 막장극, 좋아하냐
팝콘지수: ●●●●○
공개: 12월 30일
줄거리: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
'이게 진짜 된다고?'가 '더 글로리'의 첫인상이었다. 굳이 주 종목인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복수극을 선택한 김은숙 작가, 연애는 안 하고 복수를 하는 낯선 송혜교다. '태양의 후예'(2016)로 전 국민을들었다 놨다 한 두 사람이 왜 하필 학교 폭력을 소재로 한 장르물로 재회했을까. 게다가 TV 드라마보다 접근성이 낮을 수 있는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에서 신작을 선보인다. 흥행과 성공과 호평의 맛을 모두 본 김은숙 작가와 송혜교의 무모한 도전인 듯 보였던 '더 글로리'다.
'이게 진짜 되네'가 '더 글로리'의 반전이었다. 파트 1의 8부 가운데 6회를 취재진에게 선 공개한 '더 글로리'는 앉은 자리에서 6시간을 보게 만들었다. 로맨틱 코미디 맛집인줄 알았더니, 막장 복수극도 맛있게 하는 진짜 맛집이었다. 넷플릭스가 2022년의 마지막을 장식한 기대작으로 자신한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가 가득 찼다. 김은숙 작가는 굳이 '오글'거리는 대사를 쓰지 않아도, 송혜교는 굳이 예쁜 얼굴로 연애하지 않아도 시청자의 시선을 끄는 데에 성공했다.
송혜교는 팔자 주름과 푸석한 피부를 그대로 드러낸다. 그간 모든 작품에서 미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게 만들었던 송혜교지만, 이번엔 모두 내려놓았다. 인생을 걸고 복수에 나선 메마른 여자 문동은을 몰라보게 달라진 외모로 먼저 표현했다. 피로한 표정과 상처 가득한 몸으로 설득력을 높였다. 특유의 대사 톤은 여전하지만, 그럼에도 도전은 빛을 발한다.
김은숙 작가는 화끈하게 맵고 짠맛을 냈다. 제대로 자극적이다. 학교 폭력 묘사나 욕설 등의 수위를 높여, 이후 펼쳐질 복수에 몰입하게 한다. 이야기가 쉴 새 없이 몰아친다. '아내의 유혹' '펜트하우스' 김순옥 작가 못지않다. 지루할 틈 없이, 망설일 틈 없이 다음 회차의 플레이 버튼을 누르게 한다. 이도현의 등장으로 형성되는 미묘한 멜로는이 와중에도 김은숙 작가의 향기를 느끼게 만든다.
'더 글로리'의 히든카드는 임지연과 박성훈이다. 학교 폭력 가해자이자, 상류층의 가면을 쓰고 막장 인생을 사는 인물들을 연기하는 두 배우는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특히 임지연은 '실제 과거 일진이 아니었을까'란 의심이 들게 할 정도다. 주인공과 대척점에 서는 빌런 캐릭터를 풍부하고 쫄깃하게 연기한 덕분이다.
복수극의 시나리오가 치밀하다거나, 주연배우 송혜교의 연기에 소름이 끼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기필코 정주행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TV 앞에 혹은 모니터 앞에 앉아있는 시간이 아깝지 않게 만드는, 맛있는 복수극 '더 글로리'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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