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8전19기' 최초의 사나이 마민캄, 그가 꼽는 PBA의 '1, 2, 3'

권수연 기자 2022. 12. 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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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친 NH농협카드 마민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PBA

(MHN스포츠 고양, 권수연 기자) "몸이 얼듯한 찌릿찌릿한 느낌이 났어요"

29일, 고양에서 본지와 만난 마민캄은 지난 16일, 강원도 정선에서 열렸던 하이원리조트 PBA 챔피언십 결승전의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당시 결승전 상대는 오태준, 결과는 마민캄의 세트스코어 4-1(7-15, 15-12, 15-10, 15-8, 15-10) 완승이다. 

PBA사상 최초로 베트남 선수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2020-21시즌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본격적으로 PBA무대에 오른 그는 오랫동안 도전을 이어왔다. 쟁쟁한 강호들이 버티고 있는 PBA 무대에서는 8강 문턱까지 가는 일도 쉽지 않았다. 직전경기 최고 성적은 입문했던 시즌(2020-21시즌)에 1차투어(SK렌터카 챔피언십)에서 거둔 4강(3위) 성적이다.

오태준과는 2020-21년에 한 번 만나서 패했고, 올 시즌 하이원리조트 챔피언십 결승에서 만나 1승을 거뒀다. 승부의 저울이 팽팽해졌다. 

우승에 대해 돌아보는 그는 다시 미소짓고 있었다. 마민캄은 당시, 마지막 샷이 들어가며 우승이 완성되는 순간을 "너무도 오래 기다렸다, 감정을 다 표현하기 힘들다"라고 돌아보았다. 그는 "몸이 얼 것처럼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말로써는 묘사가 되지 않는 그런 느낌이다"라고 입을 열었다. 

NH농협카드 마민캄, PBA
NH농협카드 마민캄, PBA

마민캄의 당구사(史)는 13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그의 나이 만 47세. 당구공과 살아온 세월이 34년 가까이 된다. 

그는 "13살에 동네 당구장에 놀러가면서부터 (당구를) 치기 시작했는데 당시는 4구로 시작을 했다, 그리고 1997년쯤 3쿠션이 보급되며 갈아탔고 2003년 이후에는 계속 3구에만 집중해왔다, 대략 2006년쯤부터 전국대회에 나서고 클럽에 가입해 월급을 받기 시작하면서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현재 PBA무대에는 그 외에도 외인, 특히 베트남선수가 제법 활동하고 있다. 응고 딘 나이(SK렌터카), 응우옌 후인 프엉 린(NH농협카드), 응우옌 꾸억 응우옌(하나카드) 등 하나같이 쟁쟁한 강호들이다. 

마민캄은 이에 대해 "베트남에선 3쿠션이 유행하고 있다, 전문적인 육성 환경은 아니고 이 사람 저 사람한테 그냥 어깨너머로 배우고 개인적으로 즐기는 환경이다, 옛날엔 포켓볼이 유행했고 요새는 3쿠션으로 많이 접어드는 추세"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국의 당구문화와는 조금 다른데, 한국은 상대적으로 격식과 예의를 차리고 상대를 존중해주는 방식이라면 베트남은 그냥 편하게 친구들과 게임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외인선수로써 그는 PBA를 '누구라도 우승할 수 있는 무대'로 꼽았다. 마민캄은 "PBA에는 세 가지 강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일단 상금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스코어가 15점제로 높지 않아 어떤 선수라도 우승할 기회가 주어진다, 세 번째는 대회의 분위기를 편하게 조성해주다보니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좋다"고 밝혔다. 

NH농협카드 마민캄(좌)-웰컴저축은행 프레드릭 쿠드롱, PBA

소탈하게 인터뷰를 이어가는 그는 '당구황제' 프레드릭 쿠드롱을 PBA에서만 통산 4번 만나 그 중 3번을 이긴 특급 강호다. 마민캄은 이에 대해 "쿠드롱과의 모든 대결이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는 세계 1위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쿠드롱과는 PBA 이전 세계캐롬연맹(UMB)에서도 몇 번 만났었다, 거의 접전에서 졌는데 그 당시 겨루면서 노하우가 생겼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UMB는 40점제고, PBA는 아까도 말했듯 15점제다. 점수가 짧아 나뿐만 아니라 어떤 선수라도 쿠드롱을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건 PBA대회 구조의 장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기량으로만 따진다면 쿠드롱은 아예 다른 레벨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그는 아내, 아들과 떨어져 한국의 지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내와는 비교적 교류를 자주 하지만 미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아들과는 거리면에서도, 시차면에서도 연락이 쉽지 않다. 마민캄은 "아내와의 교류는 문제가 없지만, 이런 것(떨어져 사는 것)도 프로선수로써 견뎌야하는 장애물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들에 대해 묻자 "통화는 했는데 역시 아들이라 그런가, 무덤덤하게 '아빠 멋있다' 하더라, 경기를 봤는지 안 봤는지는 사실 아직도 모른다, 봤을거라 확신한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마민캄은 30일 오후 1시부터 열리는 NH농협카드 PBA챔피언십 2022-23 128강전 첫 경기에 나선다. 상대는 이성림이다. 

마민캄은 "우승을 생각하기보단 각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하겠다, 약간의 행운도 따라준다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며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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