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트럭 운전자 “갑자기 ‘펑’ 하면서 차량에 불 붙어”

경찰, 방음터널 화재 본격 수사
합동감식으로 발화·확산 원인 조사

5명의 사망자와 3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 30일 오전 불에 탄 차들이 널브러져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사고에 대한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30일 오전 11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에 나선다.

이번 합동감식에서는 처음 불이 난 5t 폐기물 집게 트럭의 발화 원인 규명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화재가 방음터널로 번진 원인,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 등을 규명하기 위해 전반적인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경찰은 또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 주체인 ㈜제이경인연결고속도로에 대해서도 도로 건설·유지 및 보수 등 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방음터널 근처에는 출입차단시설이 설치돼 있으나 화재 당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최초 화재 발생 차량인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 운전자 A씨를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형사입건했다. 또 전날 1차 조사에 이어 이날 2차 조사를 할 예정이다. 1차 조사에서 운전자 A씨는 “시흥에서 서울로 가던 중 갑자기 차량 하부에서 펑 하는 소리가 나며 불이 났다”며 “바깥쪽 3차로에 정차하고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진술했다. 이 화물트럭은 생산 10년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9일 오후 1시 49분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나던 폐기물 집게 트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불은 플라스틱 재질의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확산돼 길이 830ｍ 방음터널 가운데 600ｍ 구간을 태웠다. 이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중상 3명을 포함해 37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