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돈 벌면서 영업 정상화는 하세월” 역대급 실적 예고된 은행권, 비판으로 얼룩진 한해

2022. 12. 3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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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권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방역지침 완화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영업시간 단축을 비롯해, 예대금리차 확대 및 횡령·이상 외화송금 등의 금융사고는 은행권의 '공공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거둔 최고 실적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되레 금리 산정이나 자금조달 등 업무 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은행권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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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단축·점포폐쇄 등 강행하며
‘호실적’에도 여론 비판 뒤따라
‘이자장사’ 지적에 금융사고 논란도 이어져
서울 한 거리에 시중은행의 자동화입출금기기(ATM)가 모여있다.[연합]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언제인데, 아직도 3시30분에 문을 닫나”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은행권을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이자 수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소비자 편의나 사회적 역할은 오히려 줄었다는 지적이다. 방역지침 완화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영업시간 단축을 비롯해, 예대금리차 확대 및 횡령·이상 외화송금 등의 금융사고는 은행권의 ‘공공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은행 역대급 이익에도…영업시간 단축·점포폐쇄는 그대로

시중은행은 올해도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이 확실시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11조228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18% 상승해 지난해 거둔 연간 순이익(11조5867억원)에 근접했다.

실적 호조는 금리 인상기 이자 이익이 늘어나면서 이뤄졌다. 올 3분기까지 누적된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총 40조600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대비 6조9000억원(20.3%)나 커졌다.

때문에 커진 이익만큼 사회적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오프라인 영업 축소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비대면 금융서비스를 강화하며 대면 점포 수를 꾸준히 줄이고 있다.

서울 한 시중은행 [연합]

올해 9월말 기준 국내 시중은행의 영업점포 수는 3111개로 불과 2년 만에 약 600개 이상 감소했다. 비대면 금융의 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MZ세대들이 점포 이용을 하지 않기 때문에 무작정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신 출장소나 고령층 특화 지점 또 기존 점포를 통한 비대면 금융서비스 활용 교육 등에 나서며 최대한 부작용을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시간 단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7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은행들은 당초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던 은행 영업시간을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총 1시간 단축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도 영업시간은 정상화되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최근 사용자 측에 영업시간 단축 해제에 대한 태스크포스(TF) 구성을 건의했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현재 주 4.5일제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있어, 정상화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금리 틈 탄 ‘이자장사’ 지적에…횡령 등 금융사고 논란도
서울 한 시중은행의 대출 광고 안내문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연합]

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가 더디게 오르는 데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17개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저축성수신금리-가계대출금리)는 ▷7월 2.05%p ▷8월 2.25%p ▷9월 2.32%p 등으로 확대 추세가 이어졌다. 지난 10월(1.8%p)에는 수신금리 인상 경쟁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11월(1.87%p) 들어 다시금 소폭 상승했다.

올해 불거진 횡령, 이상 외화송금 등 금융사고도 은행권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가중시켰다. 지난 4월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700억원 규모의 횡령 사건이 드러나며, 허술한 내부통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 은행권 전반에서 거액의 이상 외화송금이 지속된 정황이 포착되는 등 금융사고 논란이 계속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올해 거둔 최고 실적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되레 금리 산정이나 자금조달 등 업무 전반에 대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거세지며 은행권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권 또한 국민들의 다양한 비판을 수용하고 이를 토대로 내부통제나 사회공헌 등 분야에 힘쓸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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