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는 한 해 결산도 앱으로 한다
※ 검색창에 '요즘 유행'이라고 입력하면 연관 검색어로 '요즘 유행하는 패션' '요즘 유행하는 머리' '요즘 유행하 는말'이 주르륵 나온다. 과연 이 검색창에서 진짜 유행을 찾을 수 있을까. 범위는 넓고 단순히 공부한다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닌 Z세대의 '찐' 트렌드를 1997년생이 알딱잘깔센(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하게 알려준다.
#이게 내가 인싸라는 증거, 롤링페이퍼
비슷한 걸로 '진저호텔'도 있다. 어드벤트 캘린더처럼 생겨 지인들로부터 익명으로 받은 편지를 12월 1일부터 25일까지 하나씩 오픈할 수 있다. 호텔 지붕과 건물 색깔을 선택하면 완료다. 하루에 하나씩만 열어볼 수 있어 '내 트리를 꾸며줘'와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문제는 25장을 다 채워야 편지를 열어볼 수 있기에 인싸가 아니라면 도전하기 좀 두려운 연말 행사라는 것이다.
#앱이 대신해주는 연말 결산
2022년 스포티파이 연말 결산에서는 요즘 많이 듣는 음악이나 가입 후 내가 가장 많이 들은 음악과 아티스트를 정리해줘 한 번에 볼 수 있다. 매년 12월 1일부터 연말 결산을 시작하는데 심지어 무슨 노래를 어느 날 제일 많이 들었는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스포티파이가 자랑하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지난 1년간 내 음악 취향을 마치 스토리텔링하듯 풀어준다.
이런 이벤트는 소소하고 재미있다고 느껴지지만 자기 취향을 자랑하기 좋아하는 Z세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이를 공유하고, 또 이 연말 결산이 입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음악 감상 앱을 고민할 때 스포티파이를 한 번 더 고려하는 이유가 된다. 유튜브 뮤직도 이렇게 연말 결산을 하는데, 내 음악 성격 유형까지 찾아줘 마치 음악계의 MBTI를 분석하는 느낌이 든다.
#내 삶을 정리해주는 네이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는 말에 신뢰가 가고, 2022년 내가 뉴스를 매주 평균 몇 분 동안 몇 건이나 읽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연말 시상식을 보면 한 해 동안 방영된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이 정리되는 것처럼 네이버 연말 결산을 확인하다 보면 내가 1년간 뭘 하고 살았는지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Z세대는 스스로에 대해 분석하기를 좋아한다. 본인이 뭘 좋아하는지에 관심이 많고 SNS에 본인의 관심사를 올려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에 익숙한 세대다. 그렇기에 심리테스트나 MBTI가 유행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을 계획 중이라면 2023년에는 2022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해 계획을 미리 보여주는 테스트를 준비한다거나, 새해 유형 검사를 해보면 어떨까. SNS상에 공유되며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문자메시지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보내기보다 귀여운 카드나 편지를 온라인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들어 마케팅을 한다면 관심을 끌 것이다.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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