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세 되찾은 원/달러 환율, 2023년 1300원대 전망
원/달러 환율 하락, 엔화·위안화 강세 영향
최근 원/달러 환율이 1260원대까지 급격히 하락한 데는 일본 중앙은행(BOJ)의 초저금리 기조 변경 영향이 크다. 2022년 12월 20일 BOJ는 10년물 국채금리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했다. 금융시장은 이를 실질적인 금리인상으로 받아들였고 엔화뿐 아니라 원화까지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도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매파적 기조를 유지했지만 미국 경제지표의 예상외 호조로 내년 1분기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움직임도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2022년 12월 초부터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을 전환했으며, 2023년 1월 8일부터 해외발(發) 입국자의 시설격리와 PCR 검사도 폐지한다.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BOJ가 10년물 국채금리 변동폭을 0.25%에서 0.5%로 확대하며 초저금리 기조에 변화를 준 것이 달러 강세를 주춤하게 하고 원화 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이 됐다"며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엔화와 위안화 흐름이 좌우할 수 있지만 큰 등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은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12월 27일 추 장관은 출입기자간담회에서 환율 관련 질문에 "올해 원/달러 환율이 킹달러 추세가 강하게 진행되면서 한때 144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현재는 환율 관련 걱정이 많이 누그러진 거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 실적 위축 가능성↑
국내 자금경색 불안감을 자극하는 원인 중 하나였던 원/달러 환율 급등이 꺾이면서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고 있지만, 기업 실적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22년 3분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430.2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방어에 큰 역할을 했지만 2022년 4분기와 2023년 1분기에는 원화 강세로 이런 효과가 크게 축소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2023년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30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3년 원/달러 환율 연평균 전망치를 1360원으로 내다봤으며, 산업연구원은 1320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370원으로 예측했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연구실장은 2023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2023년 원/달러 평균 환율은 2022년 전망치였던 1305원보다 높은 1360원 수준을 예상한다"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 전환으로 달러화 강세가 점진적으로 완화되겠으나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경상수지 악화 지속 등 위험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밝혔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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