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동거녀 살해범의 파렴치한 행각들 속속 드러나

카드·대출 포함 5400여만원 편취
피해자 행세하며 문자 메시지도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씨(31)의 범행 후 파렴치한 행각이 드러나고 있다.

30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살해된 택시 기사 A씨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씨는 범행 직후 6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커플링을 구입하고, 고급 술집, 호텔 등을 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또 A씨의 휴대전화 잠금 패턴을 풀어 비대면 방식을 통해 수천만 원의 대출을 받았다.

택시 기사와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돤 이기영씨가 지난 28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경기 고양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은 신용카드 사용액과 대출금을 합하면 그는 약 5400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잠금 패턴은 A씨가 소지하고 있던 수첩에 그려진 것을 보고 푼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A씨 행세를 하며 가족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쯤 음주운전을 하다가 A씨의 택시와 접촉사고를 낸 뒤 “경찰에 신고하지 않으면 충분한 합의금을 주겠다”고 A씨를 집으로 유인해 둔기로 살해한 혐의다.

이씨는 지난 8월에는 4개월 가량 함께 산 여성을 살해해 차량 루프 백에 담아 하천 변에 유기했다.

그는 범행 후 자신이 살해한 여성 소유의 아파트에서 계속 거주하며 그 집으로 새로운 여자친구를 불러 지내기도 했다.

주변 사람이나 지인들이 피해 여성의 안부를 물으면 “새로 카페를 열어 바쁘다” 는 등 태연하게 거짓말을 했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사이코패스 검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호 선임기자 shl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