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아름다운 퇴장, 최고의 한 해 보낸 이정후 [2022 스포츠결산⑥]

이서은 기자 2022. 12. 3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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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서 헹가래를 받는 이대호 / 사진=DB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올 시즌 KBO 리그에는 두 개의 큰 바람이 불었다. 바로 '거인군단의 자존심' 전설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의 은퇴와 '새로운 바람' 이정후(키움 히어로즈)의 맹활약이었다. 22년의 선수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이대호의 작별은 많은 야구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정후의 화려한 도약은 팬들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대호는 지난 10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일찌감치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예고했던 이대호는 2017년 이승엽(은퇴·현 두산 베어스 감독)에 이어 KBO 역대 2번째 은퇴투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대호는 롯데 뿐만이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의 전설이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1년 신인 2차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대호는 2006년 타율(0.336)과 타점(88점), 홈런(26개) 세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며 이만수 이후 22년 만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2010년에는 도루를 제외한 타격 7개 부문에서 모두 정상에 오르며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등극했다. 이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이 해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12시즌부터 2016시즌까지 일본프로야구(NPB),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거친 이대호는 2017년 롯데로 복귀, 올 시즌에도 불혹의 나이가 무색하게 타율 0.331 23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이대호 / 사진=DB


이러한 활약을 인정 받은 이대호는 나이 40세 5개월 18일에 골든글러브(지명타자 부문)를 품어 역대 최고령 수상자로 선정됐다. 은퇴 시즌에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첫 선수로도 이름을 남겼다.

마지막 시즌까지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이대호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떠나서 행복하다"고 외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故 최동원에 이어 영구결번으로 사직구장에 남게 된 이대호는 이제는 롯데 팬으로 "구단에서 우리 후배들 기 살려서, 좋은 팀이 돼서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기며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정후 / 사진=DB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올 시즌 KBO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2017년 프로 첫해부터 144경기를 모두 뛰면서 역대 신인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179개)을 세우며 혜성같이 등장한 이정후는 이후에도 매년 타율 0.333을 넘기면서 안타 160개 이상을 때려냈고, 2021년에는 데뷔 후 첫 타격왕(0.360) 타이틀도 따냈다.

이정후의 질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의 시작은 신기록이었다. 이정후는 올해 7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통산 1000안타를 때려내며 만 23세 11개월 8일의 나이로 통산 747경기 만에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1000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의 25세 8개월 9일이었다.

이 기세를 이어간 이정후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점), 장타율(0.575), 출루율(0.421)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타격 5관왕에 등극했다.

이정후는 올해 키움의 포스트시즌에서도 준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팀은 준우승했지만,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17경기)을 작성하며 펄펄 날았다.

이정후 / 사진=DB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이정후는 지난 11월 열린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이름을 올렸다. 아버지인 이종범 LG 트윈스 코치는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MVP를 차지한 바 있는데, 이로써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MVP 기록을 완성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정후는 올해 마지막 시상식인 골든글러브에서도 5년 연속 황금 장갑(외야수 부문)을 손에 넣으며 화려하게 빛났다. 97.1%의 압도저긴 지지를 받은 이정후는 이로써 故 장효조 전 삼성 라이온즈 2군 감독이 보유한 외야수 골든글러브 최다 연속 기록(5년 연속)과 타이를 이뤘다.

이정후의 시선은 더 높은 곳으로 향한다. 이정후는 지난 19일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내년 시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에 도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의사를 공식적으로 타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이정후를 KBO 리그의 '슈퍼스타'로 소개하며 "내년 겨울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명했다. 올해를 자신의 해로 보낸 이정후의 돌풍이 어디까지 향할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투데이 이서은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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