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도대체 정치란 무엇이기에?

우세영 기자 2022. 12. 30.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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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 지역 정가에서 벌어진 온갖 논란의 난장판을 목도하면서 '정치'에 대한 다소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구체적으론 '정치인'에 초점이 맞춰진다.

"왜 정치인이 되려고 그렇게 안달하는 것일까" "그깟 공천이 무엇이기에" 등 우리 주변의 흔한 의문이다.

또 종종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해답을 찾으려 애를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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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전 지역 정가에서 벌어진 난장판 목도하며 정치에 대한 고민
14년 전 정치 출입 기사 "왜 金배지에 집착하나 했더니…" 단상(斷想)
지방정치 권한은 더욱 막강…도덕성·윤리의식 등의 논란은 여전
우세영 취재 1팀장

최근 대전 지역 정가에서 벌어진 온갖 논란의 난장판을 목도하면서 '정치'에 대한 다소 진지한 고민에 빠졌다. 구체적으론 '정치인'에 초점이 맞춰진다.

물론 여기에서 언급하는 정치는 내로라하는 사상가들의 화두이자 거대 담론의 '정치'가 아니다. "왜 정치인이 되려고 그렇게 안달하는 것일까" "그깟 공천이 무엇이기에" 등 우리 주변의 흔한 의문이다.

그렇다고 가벼운 내용이라고도 할 수 없는 정도의 수준이랄까.

매일 국내외 미디어에선 정치 기사가 하루도 빠짐없이 보도되고, 지방에서도 역시 정치 기사는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자치단체와 정치를 담당하는 데스크로서 이같은 정치 기사를 주목할 수밖에 없고, 지방에 미치는 영향과 지방 정치의 향방 등을 당연히 염두해야 한다는 일종의 당위적 사고도 갖게 된다.

또 종종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해답을 찾으려 애를 쓰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문득 정치를 출입하며 작성했던 옛 기사가 어른거린다.

찾아보니 14년 전인 2008년 3월 28일에 작성, 29일자 1면에 '왜 金배지에 집착하나 했더니…'라는 제하로 보도된 기사다. 제18대 총선을 앞두고 '총선특별취재반'에 투입돼서 작성한 기사였다.

가만히 일기장을 보듯 음미하며 기억을 더듬었다.

취재반장이 지시를 내려 작성했던 것일까. 취재반 회의에서 누군가 제안한 아이템이었나. 제보였을까…. 아니었다. 총선 취재 현장에서 일었던 의문에서 시작된 기사였다.

1200자 분량의 해당 기사는 국회의원의 유무형 특권을 조명한 내용으로, 이렇게 끝을 맺는다.

"국회의원은 이러한 유무형의 각종 권한과 특권을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만하면 수많은 오욕과 갈등, 손가락질을 무릅쓰며 국회 입성을 꿈꾸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아마 당시에도 왜 그렇게 정치인이 되려고 기를 쓰는지 궁금했었나 보다.

기사에서도 제시했듯이 후보자들의 "기성 정치판이 신물 나서" "지역과 조국의 발전을 위해" "서민의 이해를 대변하기 위해" 등의 출마 이유를 믿는 유권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왜 金배지에 집착하나'에 대한 답을 '특권(권력)'으로 내렸던 것 같다.

지자체장과 지방의원 역시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지방정치의 주축은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이다.

이들은 지난 세월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률 및 조례 제·개정과 지방분권 등으로 권한은 더욱 막강해졌다. 반면 도덕성과 윤리의식 등의 논란은 여전하다. 아니 어떤 측면에선 오히려 강력해진 권한에 비해 낮아졌다고도 할 수 있다.

실제 최근 대전 지역 정가의 행태는 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회기 중 월드컵을 관람하러 카타르로 간 지방의원, 구체육회장 선거 개입 논란에 휩싸인 구청장, 네탓 공방하며 내년 예산안을 부결시키거나 아예 본회의에 불참한 의원들, 뜬금없는 축제 예산을 올린 구청과 이를 삭감했으나 다시 부활시킨 구의회…. 일일이 사례를 열거하기도 버겁고 불편하다.

올 4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반부패 규범 운영실태를 점검,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권익위는 지방의원의 이해충돌 발생 의심 사례가 9600여건이나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엔 지방의원의 국외출장 심사 강화, 업무추진비 사적 사용 금지, 징계나 구속 시 의정비 지급 제한 등을 잇따라 밝히고 있다.

이렇게만 보면 "정치 못해 먹겠다"며 출마자가 없을 만도 한데, 막상 지방선거엔 공천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어떤 경우엔 치열함을 넘어 생사의 갈림길에 선 분위기마저 풍긴다.

정말 우리가 모르는 무엇이 있는 것일까? 그들의 정치와 상식의 정치는 다른 것일까? 도대체 정치가 무엇이기에…. 좀 더 고민을 해야겠지만 뚜렷한 해답을 낼 수 있을런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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