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마지막 잎새에 희망을 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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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그것은 어떤 일이든 결론을 지어야만 또 다른 일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과연 올 한 해는 잘 보냈을까? 혹은 최악이었을까? 그 마무리를 하며 마지막 남은 잎새에 희망을 얹고 슬쩍 비빈다.
한 해를 보내며 어줍지 않은 마무리를 한다며 소원했던 분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그런 일 말고 주변을 돌아보며 마지막 남은 잎새에 희망을 얹으며 실천하는 계묘년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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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마지막 달이다.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 스치는 기억 속에서 우리는 어떤 일에도 기승전결로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한다. 그것은 어떤 일이든 결론을 지어야만 또 다른 일을 수월하게 진행하기 때문이다.
임인년(壬寅年)이 기우는 해이고 계묘년(癸卯年)이 시작이니 한 해를 마무리하는 그 무엇인가를 해야 되지 않을까 괜스레 마음이 바쁘다. 늘 시작하는 달과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이 오면 불안정적이다. '눈이 많이 올 때 이사를 하면 근심을 덮어주고 비가 올 때 이사를 하면 근심이 다 떠내려간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말이 있듯이 마무리를 하며 자신을 위로하는 것이 아닌가? 슬쩍 미소가 그려진다. 소설이나 드라마도 꼭 결론을 내려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시대가 바뀌면서 마무리가 달라졌다 해도 분명 마무리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미련을 떨고 서 있다.
과연 올 한 해는 잘 보냈을까? 혹은 최악이었을까? 그 마무리를 하며 마지막 남은 잎새에 희망을 얹고 슬쩍 비빈다. 나눔을 실천한다든가, 소원했던 주변 사람에게 안부를 핑계 삼아 문자라도 한자 보내본다. 그런 일들을 반복하며 나이는 먹고 힘 빠지면 후회하고 반추하며 인생을 소비한다. 이제 와 생각하니 케럴 사라진 성탄이 그립고 밤새우며 거리를 헤매던 시절도 그리움으로 다가선다.
성탄 이브에 '다문화 문학회 창간 출판기념회'를 다녀왔다.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와 한국에 살면서 모국어를 버리고 이방인이지만 한국어로 글을 쓰는 다문화 여성들이다. 자신감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를 돌아보며 내용을 보니 그녀들은 모두 애국자이다. 그 행사를 가기 전에 시각장애인들이 자신의 글을 점자가 아닌 글로 쓰고 외워서 발표하는 행사를 다녀오면서 많은 감동을 느꼈는데, 다문화행사는 그에 못지않게 감동을 줬다. 쓸쓸한 타국에서 그리는 고향, 그리고 어머니, 가정의 애경사를 시와 수필로 옮겨 조촐하지만 책으로 출간하고 시낭송을 하는데 울컥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들에게 희망을 준 몇몇 지인들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어 실천한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한 해를 보내며 어줍지 않은 마무리를 한다며 소원했던 분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그런 일 말고 주변을 돌아보며 마지막 남은 잎새에 희망을 얹으며 실천하는 계묘년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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