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외주화’ 골프장 회계에 에비타(EBITDA)률 적용이 필요한 이유

김인수 2022. 12. 3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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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알 낳는 거위' 골프장 카트 사용료
2021년 1조 658억 원…골프장 수입의 15.3%

골프장은 각 기업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카트 사용료는 골프장 측에 황금알을 낳아주는 수입원이다.

골프장 카트 사업은 18홀 골프장 기준으로 17억 5천만 원을 들이면 6개월 만에 원금을 회수하고 향후 9년 6개월 동안 순수익 325억 원을 남기는 알짜배기 사업이다. 순이익률은 원금의 약 1,850%를 넘어선다.

한국 레저산업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국내 골프장이 카트사용료로 거둬 들인 돈은 1조 658억 원이 넘는다. 전체 골프장 매출액 6조 9,599억 원의 15.3%를 차지해 골프장 이용료 다음으로 중요한 수입원이라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된다.

[2021년 골프장의 카트피 총수입 : 1조 658억 원

연간 이용객 수 x 1인당 카트 피
회원제 : 1,682만 명 X (92.5천 원/4명)=3,889억 6,250만 원
대중제 : 3,076.7만 명 X (88.0/4) = 6,768억 7,400만 원

골프장 이용료를 인상하고 카트사용료로 안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한 골프장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대중제가 48.6%이고 회원제는 24.2%를 기록했다.
▪ 대중제 골프장
- 개별소비세 면제, 재산세율 0.2~0.4%로 세금감면 혜택, 입장료 인상 등으로 수익률 높음
- 영업이익률 : 48.6% (2년 전보다 15.4%p)

▪ 회원제 골프장
- 개별소비세 1인당 21,120원, 재산세 4% 중과세율 적용, 회원 할인 혜택 등으로 수익률 낮음.
- 영업이익률 : 2021년 24.2% (2년 전보다 17.0%p)

■골프장 측 '차입 경영'과 '이익의 외주화'로 세금 감면 혜택 노려

이 같은 높은 이익률 때문에 기업들은 앞다퉈 골프장을 소유하려고 한다. 또 골프장이 결코 카트 사용료를 포기하지 않으려고 하는 배경이다. 그런데도 골프장 측은 영업 이익률이 마이너스라면서 결코 남는 장사가 아니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런 일이 발생하는 구조는 무엇 때문일까.

골프장 세무 회계 전문가인 한 공인회계사(CPA)는 골프장 측이 이익을 줄여 계상하고 세금 감면 혜택을 추구하는 방법은 여느 기업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먼저 골프장 측이 차입 경영을 하는 방법이 있다. 본사 또는 특수관계 법인의 돈을 빌려 골프장을 구매하거나 클럽하우스 건축 비용을 충당하고 이에 대한 돈을 갚아나가는 것이다. 이처럼 차입 경영을 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므로 전체 이익이 줄고 이익이 준 만큼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린다.

또 골프장의 여러 사업 중 식음료 사업이나 조경 사업 또는 카트 사업을 외주화하는 방법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골프장 카트 운영권을 계열사나 특수 관계 법인 등 외주 사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다. 이 외주 업체는 골프장 소유주의 직계 존비속이나 친인척이 이사나 직원으로 등록돼 있어 인건비도 발생하는 구조다.

■ 2022년 카트 영업권을 외주화한 골프장은 73개소
'현금주의 방식'인 에비타(EBITDA)률 적용해야 더 정확

손실에 대한 위험 부담도 없고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카트 사업권은 외주 업체가 가져가고 골프장은 세무당국에 이익을 감소해 신고하는 방편으로 이용된다. 2022년도 한 해 골프장 회계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전국 233개 골프장 가운데 카트 영업권을 외주화한 골프장은 실제로 73개소로 파악됐다.

[ 2022년도 카트 영업권을 외주화한 골프장]
회원제 : 91개소 중 29개소
대중제 : 142개소 중 44개소

카트 영업권을 외주업체에 맡긴 골프장은 회원제 91개 중 29개이고, 대중제 골프장은 142개 중 44개에 이른다. 특히 개별소비세를 면제받고 회원제보다 많게는 20배 적은 재산세율을 적용받아 이미 세금 감면 혜택을 보는 대중제 골프장이 44개소나 된다.

이 때문에 골프장 회계에 대해 '발생주의 방식'으로 계산하는 영업이익률이 아니라 '현금주의 방식'인 에비타(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es,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률로 들여다 봐야 더 정확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에비타(EBITDA)률은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 이익으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바꿔 말해 기업이 현금을 얼마나 벌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다. 단순 영업이익률보다 훨씬 더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에비타(EBITDA)률이 골프장이 실제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수치다.

· 대중제 골프장 - EBITDA률 : 2021년 56.5%
· 회원제 골프장 - EBITDA률 : 2021년 32.8%

■새해 골프장 이용료와 카트 사용료에 대한 전망은?
"그린피 낮아질 수 있지만, 카트 피 오를 수 있어."

천정부지로 오름세를 보이던 골프장 이용료와 카트 사용료는 새해에는 어떻게 될까. 한국 레저산업연구소의 서천범 소장은 골프장 이용료는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먼저 골프장 분류체계변화에 따라 대중형 골프장과 비회원제 골프장, 회원제 골프장의 3분류 체계에 따라 그린피 인하의 효과가 생기고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많은 골퍼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상황, 그리고 20~30대 젊은 세대가 고비용 구조를 견디지 못하고 빠져나가는 현상들이 더해져 전체적인 골프장 이용료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국 교포를 캐디로 고용하는 것이 허용되면서 캐디 수급이 원활해져 캐디피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도 카트 사용료는 오를 수 있다는 것이 레저산업연구소의 전망이다. 골프장 이용료가 다소 조정될 것으로 봤을 때 골프장 수익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데, 골프장 이용료 다음으로 골프장 주요 수입원인 카트 사용료를 올려받아 이익을 보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중제 골프장의 팀당 카트 피는 2012년 7만 4,800원에서 2022년 9만1,100원으로 10년 사이 21.8% 올랐다. 팀당 카트 피는 2018년까지 8만 원을 받았던 곳은 230개 골프장으로 가장 많았으나 점점 줄어 2022년 10월 기준으로 68개소에 그쳤다.

2018년까지 10만 원을 책정한 곳은 14개소였지만 현재는 171개소로 가장 많아졌다. 132개 골프장이 9만 원을 받고 있고 12만원 이상을 받는 골프장은 14군데였다. 2023년 새해에도 골프장이 카트 사용료를 올려 받을 것인지, 카트사용료를 다른 요금에 전가하는지 등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

(인포그래픽 : 김서린)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김인수 기자 (andre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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