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자극적인 왜건,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박찬규 기자 2022. 12.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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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찬규 기자
국내시장에서 왜건형 차종은 기피 1순위다. 승차감과 넉넉한 수납공간 등 분명한 장점을 갖췄음에도 반대로 어딘가 어중간한 느낌이라는 이유로 외면받아온 게 현실. 그동안 국내 출시된 왜건들은 세단을 바탕으로 트렁크만 높여 놓은 형태여서 기능만 앞세웠을 뿐 미적 요소에선 낮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최근 볼보자동차 등 유럽의 왜건 명가(名家)들이 '예쁘고 강력한 왜건'을 들여오기 시작하면서 그 위상이 조금이나마 바뀌고 있다. 단순히 짐만 많이 싣는 '짐차'가 아니라 세단의 편안함과 SUV(승용형 다목적차)의 실용적 요소가 가미됐기 때문이다. 디자인도 수려해졌다.


왜건의 불모지에 도전한 제네시스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 인테리어 /사진제공=제네시스
제네시스는 올해 5월 유럽에 'G70(지세븐티) 슈팅 브레이크'를 내놨다. 슈팅 브레이크는 과거 사냥용 마차를 뜻하는데 현재는 왜건형의 한 종류로 불린다.

G70는 제네시스 차종 중에서 가장 날렵한 데다 고급브랜드의 세단 모델이어서 다양한 연령대의 관심을 받는 차다. 하지만 작은 차체 탓에 좁은 트렁크 공간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이를 보완한 차가 'G70 슈팅 브레이크'다.

G70 슈팅 브레이크의 제원은 더 뉴 G70와 같은데 길이x너비x높이가 4685x1850x1400mm, 휠베이스(축거) 2835mm다.
앞모양은 제네시스 로고의 방패에서 영감을 받은 '크레스트 그릴'이 헤드램프보다 낮게 위치하며 대각선으로 배치된 두 줄 디자인의 '쿼드램프'가 속도감과 역동성을 연출한다. 옆모양은 차 뒤까지 매끄럽게 이어지는 측후면 일체형 유리가 깔끔한 인상을 더한다. 아울러 공기 역학을 고려한 플로팅(floating) 타입 스포일러로 기능에 바탕을 둔 디자인을 구현했다.

이 차는 유럽에만 팔다가 국내에 단일트림으로 출시했다. 더 뉴 G70 세단과 비교하면 트렁크 공간이 무려 40% 늘었다. 게다가 4:2: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2열 시트도 적용, 다양한 크기의 짐을 실을 수 있다. 물론 대형SUV처럼 엄청난 공간이 생기는 건 아니다.


달려보니…탄탄한 주행감각 인상적


/사진=박찬규 기자
G70 슈팅브레이크는 국내에 2.0ℓ 터보 모델만 판매한다. 배기량 1998cc의 터보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2마력(hp), 최대토크 36kg.m의 힘을 발휘한다. 유럽엔 2.2ℓ 디젤 모델도 출시된다.

워낙 잘 달리도록 만들어진 차여서 주행 안정감은 상당히 뛰어나다. 속력이 낮을 때나 높을 때나 모두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다. 차 뒷부분의 움직임이 둔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기대 이상으로 부드러웠다. 짐을 가득 실었을 때도 고려한 세팅이다.

뒤가 부드러운데 앞은 날카롭다. 차 앞부분이 경쾌하게 움직인다. 운전대를 돌리는대로 반응한다. 차의 무게중심이 낮아서 좌우 흔들림이 잘 억제됐다. 충격을 흡수해주는 서스펜션 등 하체 세팅도 상당히 정교하다.
주행모드는 다이얼로 쉽게 변경 가능하다. /사진=박찬규 기자
반자율주행기능인 HDA(고속도로운전지원)시스템도 포함됐다. 고속화도로와 고속도로에서 차로 가운데를 유지하는 건 물론 주변 차와의 거리도 스스로 조절한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통해서도 사각지대에 차가 있는 사실을 꾸준히 알려준다.

주행 시 엔진룸에서 들리는 소리나 창문 너머로 들리는 바람소리(풍절음)은 상당히 억제됐지만 반대로 차 뒷부분, 트렁크 쪽에서 넘어오는 소음은 상대적으로 크게 들린다. 트렁크가 탑승공간과 같은 차의 구조상 어쩔 수 없다. 뒷좌석에 탄 사람이 조금 시끄러울 수는 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인테리어도 G70의 것을 그대로 물려받았는데 3D 계기판이나 사용하기 쉬운 여러 버튼도 만족스럽다. 사이드미러는 필라 바깥쪽에 붙어 있는데, 다음 세대 모델이 출시될 땐 도어 쪽으로 위치를 옮길 것 같다.

여러 안전장비들도 충실히 갖췄기 때문에 운전할 때 받는 스트레스가 상당히 적다. 전반적으로 두루두루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차다.


제네시스의 막내지만… 사소한 아쉬움



방향지시등 레버 다이얼 부분(빨간 동그라미) 마감품질은 아쉬웠다. /사진=박찬규 기자
디자인은 당연히 호불호가 갈린다. 왜건형을 워낙 싫어하는 국내 소비자들은 '형태'에 반감을 가진 채 제네시스 G70 슈팅 브레이크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왜건치고는 상당히 호평받는 디자인을 갖췄음에도 태생의 한계를 거부할 수는 없다.

트렁크 공간은 분명 G70 세단보다는 넓지만 차고가 높은 SUV를 능가하긴 어렵다. 장비가 많은 캠퍼라면 지붕에 짐을 얹거나 트레일러를 끌어야 한다.

이 차는 다양한 활용도를 위해 태어난 차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즐거운 운전을 즐길 수 있다. 첨단 안전장비를 모두 갖췄고 날카로운 주행감각을 자랑한다.

/사진=박찬규 기자
이런 의미로 이 차는 오히려 고성능 버전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G70의 자랑거리인 3.3ℓ 터보엔진이 아쉽게 느껴졌다. 어차피 많이 팔기보다는 상징하는 바가 큰 차종이라면 다른 전략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방향지시등 레버 끝부분인 다이얼 연결부위 등 플라스틱 부품은 마감 품질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제네시스에는 어울리지 않는 마감 품질이다.

시승차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라이프스타일 패키지, 렉시콘 사운드 패키지, 와이드 선루프 등이 포함됐으며 판매가격은 5680만원이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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