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2022년은 박해일의 '해일' 수밖에 [연말결산]

김미화 기자 2022. 12.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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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영화계 결산.. 올해의 배우 '박해일'
[스타뉴스 김미화 기자]
박해일 /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멜로부터 액션까지. 섹시한 형사부터 묵직한 장군까지. 모두 소화한 박해일은 단연 올해의 배우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의 매혹적인 멜로 속 해준으로, 김한민 감독의 뜨거운 액션 속 이순신 장군으로 올 여름을 사로잡았다.

2000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박해일은 22년 만에 '마침내' 배우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영화 데뷔작 '와이키키 브라더스' 부터 부드러운 멜로 눈빛을 보여줬던 '국화꽃 향기', 박해일이라는 배우의 선한 얼굴을 새롭게 보게 해준 '살인의 추억', 천만 관객을 모은 '괴물'에 이어 '최종병기 활', '은교' 그리고 '남한산성'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작품에서든 매력적인 캐릭터 해석과 작품에 녹아드는 연기력으로 항상 최고의 배우 중 한명으로 손꼽혔던 박해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히 그에게 더 특별한 한 해다.

박해일이 올 여름 두 작품으로 관객을 만났다. 5월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칸 국제영화제 초청을 받아서 다녀왔고 여름에 개봉해 관객을 만났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사진='헤어질 결심' 스틸컷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을 통해 처음으로 박찬욱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그가 데뷔 후 형사 역할을 맡아 연기한 것도 처음이다. 형사 캐릭터가 유난히 많은 충무로에서 처음으로 형사 역할을 맡은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의 형사를 연기하며 새로운 매력으로 관객을 이끌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에서 살인 용의자 박현규 역을 연기한지 20여년 만에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서 형사로 태어난 것이다.

박찬욱의 형사는, 박해일의 형사는, 우리가 알고 일던 형사와 달랐다. 박해일은 선과 악이 오묘하게 섞인 그의 천의 얼굴에서 새로운 형사 캐릭터 해준을 만들어 냈다. 해준은 서래(탕웨이 분)를 취조를 하는 것인지 연애를 하는 것인지 헷갈리게 만들며 관객을 사건 속으로 빨아들였다. 박해일은 박찬욱 감독이 그려놓은 미쟝센 속에서 자신만의 매력으로 해준 캐릭터를 만들었고 때로는 클래식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팔딱팔딱 살아서 숨쉬었다. 해준의 연기에 관객은 마침내, 그에게 반하고 사랑할 결심을 하게 된다. 특히 그는 탕웨이와 완벽한 케미를 뽐내며 '헤결앓이'(헤어질 결심 앓이)까지 만들어냈다. '헤어질 결심'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그의 매력은 유럽과 한국에 이어 미국 관객들까지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헤어질 결심', '한산 : 용의 출현'

박해일은 또 지난 7월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영화 '한산 : 용의출현'에서 '헤어질 결심' 속 모습과 다른 모습을 관객에게 선보였다. '한산 :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박해일은 '극락도 살인사건'(2007), 사극 액션 '최종병기 활'(2011)에 이어 '한산'을 통해 김한민 감독과 세 번째로 호흡했다.

'남한산성'에서 인조 역할을 맡았던 박해일. '한산 : 용의출현'에서는 이순신 역할을 맡아 연기했다. 박해일의 이순신은 1700만 관객을 모은 '명량' 속 최민식의 이순신과 달랐다. 박해일은 이순신은 카리스마 보다는 냉철함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온 국민이 사람하는 한국의 위인 이순신을 연기한 박해일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나 기개 넘치는 행동이 아닌 눈빛과 표정으로 영화를 꽉 채운다. 박해일은 자신을 꾹꾹 누르며 냉철하고 침착한 이순신 장군의 지략을 스크린에 펼쳐냈다. 에너지를 뿜어내는 이순신 장군 대신, 절제하고 진중하게 꾹꾹 눌러담은 감정을 눈빛으로 표현하는 이순신 장군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왔다.

박해일 '살인의 추억' '헤어질 결심'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박해일의 얼굴에는 선과 악이 모두 공존한다고 말한다. 선한 얼굴이지만 표정에 따라 무언가를 숨긴 듯 하기도 하고 때로는 능글맞기도 하고 때로는 무력해보이기도 한다. 박해일 역시 자신이 가진 힘을 잘 알기에, 그 동안 어느 한 장르난 비슷한 색깔의 캐릭터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도전하고 변신해 왔다.

스스로에게 도전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성공한 그는 올해 영화 시상식을 휩쓸고, 박스오피스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사로잡았다. 그렇기에 올해는 배우 박해일의 해일 수밖에 없을듯 하다.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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