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처럼 조립하는 모듈형 이동로봇...컨베이어 공장 혁신 이끈다
"미래 공장은 로봇이 주문서에 맞춰 필요한 공정이 있는 구역별 작업장으로 알아서 이동하는 '모듈러 셀' 방식이 일반화될 거예요. 이 방식의 핵심은 '모듈형 이동로봇'인데 잠재성장률이 가장 높고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입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교원창업기업 지오로봇 강태훈 대표가 최근 제조·생산현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물류로봇을 두고 내놓은 평가다. 그는 "지금처럼 한줄로 늘어선 사람들이 한가지 작업만 반복하는 컨베이어 벨트 방식으론 다양한 소비자의 기호를 더이상 맞출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해 5월 창업전선에 본격 뛰어든 강 대표는 자타공인 로봇전문가다. 지난 20여년간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옛 포항지능로봇연구소) 연구개발팀장,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협동로봇융합연구센터장·지능형로봇연구부장·디지털제조혁신사업단장 등을 역임하면서 다수의 기술을 민간에 이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산업부 로봇활용전략네트워크 분과장, 한국재활로봇학회 기획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세계 첫 전기차는 1996년 제너럴 모터스(GM)가 만들었지만 본격적인 시작은 테슬라가 열었다. 올해 1분기 75.8%라는 압도적인 미국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테슬라 전기차는 구역별 별개작업이 이뤄지는 모듈러 셀 방식으로 차를 만든다. 조립 중인 자동차 뼈대, 필요 부품·장비를 나르는 게 컨베이어벨트가 아닌 로봇이란 점이 이전과 다른 모습이다.
강 대표는 "기존 무인 운반로봇(AGV), 자율주행이동로봇(AMR) 개발 기업들은 로봇의 이동 속도를 높이거나 하중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만 몰두하다 보니 정작 다품종 소량생산에 적합한 셀이나 잡숍(job shop) 등 제조공정의 유연한 변화가 요구되는 곳에선 효율이 낮다"고 꼬집었다. 어정쩡한 포지션을 지닌 이런 로봇 문제를 해결하려면 모듈형 이동로봇 및 협업제어 기술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지오로봇의 라인업은 로봇 단독작업 뿐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협업작업도 가능하다. 또 △로봇이 경로를 스스로 인식해 물건을 옮기는 알고리즘 △이송할 물건의 무게하중을 스스로 측정해 힘을 분산하는 반력측정센서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옮길 물건의 크기·무게에 따라 로봇끼리 자동 분리·합체하는 알고리즘 등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지오로봇의 첫 타깃은 대구와 부울경 지역 중견기업이다. 그는 "대구는 예로부터 섬유 짜는 기계를 만드는 기업들이 많고 지금은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들이 꽤 많다. 특히 윤석열 정부의 제1호 지방 주도형 투자·일자리로 대구의 모빌리티 산업 분야가 선정되면서 향후 수요기업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지오로봇은 설립 3개월만에 중기부의 민간투자 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 팁스(TIPS)에 선정됐다. 역대 최단 기간 기록이다. 지오로봇은 로봇 관련 국내 특허 44건, 해외 특허는 9건을 보유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지난 14일 과학기술일자리진흥원이 개최한 '2022년 실험실 창업 Uni-Tec(유니-테크) 데모데이'에서 우수상(진흥원장상)을 수상, 또 한번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현재 모듈형 이동로봇은 무주공산이다. 지역에 한 작은 신예 기업의 유쾌한 반란을 지켜봐달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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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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