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여객 수 임대료' 변경에 면세업계 "사람 늘고도 매출 증가하지 않으면 어쩌나"

박소영 2022. 12.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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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유지해 왔던 면세점 임대료 체계를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 수 기준으로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면세업계에서는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과거에는 업황에 상관없이 면세사업자가 써낸 금액을 그대로 지불하는 고정임대료 방식이었으나, 이번 입찰부터는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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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
고정임대료에서 여객 수 임대료로 첫 변경
면세업계 "여객 수 늘어나도 매출 비례하지 않을 수도"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인천공항=연합뉴스
“고정 임대료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여객 수 늘어나는 만큼 면세점 매출이 늘어날까요”

면세업계 관계자

29일 인천공항공사가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유지해 왔던 면세점 임대료 체계를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 수 기준으로 바꿨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면세업계에서는 한시름 놓았다는 반응이 먼저 나왔다. 과거에는 업황에 상관없이 면세사업자가 써낸 금액을 그대로 지불하는 고정임대료 방식이었으나, 이번 입찰부터는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게 된다.

면세업자 입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상황에서 여객 수가 감소하면 면세사업자가 지불하는 임대료도 함께 낮아져 부담을 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 A씨는 "세계적으로 여객 수나 매출에 연동해 임대료를 정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분위기"라며 "고정임대료로 돌아가는 것에 비해서는 면세사업자에게 유리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면세업계에서 요구해 온 매출 연동제가 채택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도 나온다. 면세업계에서는 소비자가 면세품을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 사는 비중이 커지고 있고, 여객 수 증가가 곧바로 공항 면세점 매출 증가로 이어지는 시대는 지났다고 보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 B씨는 "최근 일본 가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었지만 엔저 영향으로 주로 현지에서 쇼핑을 하다 보니 공항 면세점 매출액은 증가하지 않았다"며 "앞으로 여객 수는 늘고 임대료는 높아지더라도 매출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인천공항에 많이 유리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입찰 대상 사업권이 통합·조정되고, 품목은 결합된 점도 안정성은 높였지만 그만큼 업체끼리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 이번 입찰 대상 사업권은 일반 사업권 5개와 중소·중견 사업권 2개 등 총 7개로 기존 15개에서 줄었다. 대기업이 참여하는 일반 사업권 5개는 △향수·화장품, 주류·담배(2개 사업권) △패션·액세서리·부티크(2개 사업권) △부티크(1개 사업권)로 나뉘었다. 가격 경쟁력이 낮아진 향수·화장품 품목이 잘 나가는 주류·담배 품목과 결합해 나온 것이 핵심이다. 면세업계 관계자 C씨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메인인 향수·화장품과 술·담배 사업권을 따면 기본 10년을 운영할 수 있으니 안정성은 커진 셈"이라고 봤다.

특히 이번 입찰에서 면세사업자들은 '최저 객당 단가'를 써내야 하면서 지금까지 고려한 적 없던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입장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 D씨는 "저비용 항공사(LCC) 이용자는 대형 항공사에 비해 객단가가 낮다"며 "면세사업자들이 이러한 객단가까지 고려해서 얼마가 적정한지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는 면세업자들이 객단가를 높여야 하는 미션이 생긴 만큼 치밀한 머리싸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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