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전역 대규모 공습…"주요도시 전력망 중대한 손상"(종합2보)

최서윤 기자 정윤미 기자 2022. 12. 30.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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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실 "미사일 최소 120발"…우크라군 "69발 중 54발 격추"
벨라루스에도 미사일 떨어져…"폴란드 사태와 유사"
29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구조대원들이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파손된 민가를 수습하고 있다. 2022.12.29 ⓒ 로이터=뉴스1 ⓒ News1 정윤미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정윤미 기자 = 러시아는 29일(현지시간) 오전 우크라이나 전역에 동시다발적인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공격으로 수도 키이우에서는 최소 3명이 부상을 당한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키이우를 비롯해 하르키우, 오데사, 미콜라이우, 헤르손, 르비우 등 주요 지역 전력망이 중대한 손상을 입었다고 우크라이나 측은 밝혔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최고사령관은 "초기 조사 결과 69발의 미사일이 날아와 54발을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이번 공격에 최소 120발 이상의 미사일이 발사됐다고 전했다.

2022년 12월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사진은 우크라이나 공습 경보를 안내하는 사이트 갈무리. ⓒ News1 최서윤 기자

◇약 보름 만에 재개된 전 지역 대규모 공습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수도 키이우, 동부 하르키우, 서부 르비우, 남부 오데사 등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러시아군의 대규모 미사일 공습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군이 전략 전투기와 함정에 이르기까지 공중 및 해상 기반 순항미사일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다각도로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시 군 당국은 "러시아군 미사일 16발이 보고됐으며 모두 격추했다"며 미사일 파편으로 민가 3채와 승용차 1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키이우 시 관계자는 "키이우 동부 다니츠키 지역에서 민가 2채가 미사일 파편을 맞아 피해를 입었다"며 "남서부에는 산업체와 운동장이 파손됐다"고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현재 14세 소녀를 포함해 3명의 부상자가 있다"며 "그들은 모두 병원에 있다"고 말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정전 가능성을 경고하며 주민들에게 식수 비축과 휴대폰 베터리 충전을 촉구했다.

이고르 테레코우 하르키우 시장은 "하르키우 동부에서 일련의 폭발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주요 기반시설"을 표적으로 미사일 4발이 동남부 인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안드리 사도우이 르비우 시장은 도시의 90% 전기가 공급되지 않은채 방치돼있으며 전기차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수도 공급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막심 코지스키 르비우 주지사는 방공망이 작동중이며 주민들에게 대피소에 머물것을 호소했다.

막심 마르첸코 오데사 주지사는 방공망이 이 지역 상공에서 미사일 21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적군 미사일의 파편이 주택 건물 안에 떨어졌으나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 시설 피해가 있어 해당 지역에 긴급 정전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 16일 우크라이나 거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지만, 당시엔 서부 지역까진 공습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이번 공격은 서부 르비우까지 포함, 거의 전역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부은 것으로 보인다.

2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얌필에서 여성들이 우크라이나군이 제공한 구호 물품을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전력망에 중대한 손상…압박 고조 전략

무엇보다 이번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볼로디미르 쿠드리츠키 우크라이나 송전망 사업자 대표는 "불행히도 하르키우, 키이우, 오데사, 미콜라이우, 헤르손, 르비우 지역에 전력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러시아는 가을부터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발전시설 등 인프라를 집중 공격해왔는데, 이는 겨울철 난방과 전기 공급을 끊어 민간 피해를 가중, 우크라이나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됐다.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2022년 12월 13일(현지시간) 기준 현지 준비태세 현황. 미 전쟁연구소(ISW).

◇벨라루스에 떨어진 미사일…우크라 "러 의도적 도발", 러 '침묵'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의 공격용 미사일과 우크라이나 방공 미사일이 뒤엉켰을 이날 벨라루스에도 S-300 지대공 미사일이 떨어져 논란이 됐다. S-300은 소련제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모두 보유·사용하고 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전 10시(한국시각 오후 4시)쯤 미사일 한 발을 격추했다"며 "그 잔해는 우크라이나와 폴란드 접경지역인 서부 브레스트 한 마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미사일 잔해는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발사된 S-300 대공 유도탄에 속하는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부연했다.

이어 벨라루스 외교부는 현지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강력히 항의하고 즉각적인 사건 조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미사일은 벨라루스를 전쟁에 끌어들이기 위한 러시아의 도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미사일 낙탄 건은 지난달 폴란드에서 발생한 사태를 연상시켜 일순간 국제사회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달 15일 폴란드에서는 오후 3시 40분(한국 시각 밤 11시 40분)경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접한 프로제워도우 마을에 미사일이 떨어져 2명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 바 있다.

폴란드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으로, 확전 우려가 제기됐지만, 신속한 조사 결과 우크라이나 방공망에서 날아든 S-300 지대공 미사일로 잠정 확인되면서 논란이 진압됐었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맹방인 데다,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부로 진입할 수 있도록 영토를 내어주고 공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행보로 참전 가능성이 제기돼온 탓에 이번 낙탄 건은 자칫 '빌미'가 될 소지도 있다.

2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속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지토미르에서 병사들이 훈련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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