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강달러 쾌속 질주… 채권 뜨고 '가치주' 시대 온다 [2023 재테크 설문]

이남의 기자 2022. 12. 30.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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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 리포트-신년기획-전문가 설문②] 기준금리 베이비스텝 인상… 환율 1320~1350원

[편집자주]2022년 금융시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시대를 맞아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1.25%에서 3.25%로 2%포인트 올랐고 코스피는 1월3일 종가기준 2988.77에서 12월21일 2335.07로 지수가 650 넘게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월13일 1185.50원으로 떨어졌다가 10월14일 1442.60원으로 오르는 등 257.1원의 변동 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한파에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4.8% 하락했고 미분양은 6만 가구를 넘어섰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기운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쥐꼬리 수익률에 절망했고 계묘년(癸卯年) 토끼가 점프하듯 높은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머니S는 국내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계묘년 재테크 투자전략'을 물어봤다. 2022년 12월9일부터 16일까지 총 7일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 은행 프라이빗뱅커(PB) 66명, 증권사 애널리스트· PB 53명, 부동산 전문가 40명 등 총 159명이 머리를 맞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023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시계는 2022년보다 더딘 속도로 움직일 전망이다. 2022년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6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에 속도를 냈으나 2023년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에 통화정책에 속도조절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달러 강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1280원대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에 1300원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머니S가 새해를 맞아 계묘년 알토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전략을 알아봤다. 설문은 2022년 12월9일부터 16일까지 총 7일간 온라인으로 진행했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기업·수협은행 등 8개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66명이 참여했다.



기준금리 3.5% 전망, 강달러 지속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45.4%(30명)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현 기준금리 3.25%에서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이다. 이어 ▲3.75%(26명, 39.4%) ▲4% 이상(10명, 15.2%)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2022년 미 연준은 기준금리를 4.25~4.5%까지 인상했다. 이로써 한·미 간 금리격차는 역전 폭은 0.75%포인트에서 1.25%포인트로 벌어져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 말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하는 기준금리는 5~5.25%다. 1년간 0.75%포인트를 더 올리겠다는 의미다. 한·미 금리격차가 1%포인트를 유지하려면 한은은 총 8번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0.25%포인트씩 4번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해야 한다.

이은형 신한은행 PWM태평로센터 PB팀장은 "국내 경제는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하방 위험 요인이 크기 때문에 한·미 금리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점진적 금리인상이 예상된다"며 "경기침체 장기화로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해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우량채권과 선진국 우량채권을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상반기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1320~1350원(23명·34.8%) ▲1300~1320원(15명·22.7%) ▲1300원 이하(14명·21.2%) ▲1350~1380원(9명·13.6%) ▲1380~1400원(4명·6.1%) ▲1400원(1명·1.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현재 수준보다 오를 것이란 예측이다.

다만 원/달러 환율은 1분기에 정점을 기록한 후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낮아지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 원인은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외에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지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국 경제성장률 하락 등을 꼽았다.

박순현 SC제일은행 투자전략상품부 부장은 "전 세계 국가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해 1300~132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며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전환)이 빨라질 경우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올라 가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성장주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열 수협은행 여의도금융센터 센터장은 "환율·금리·유가 '3고' 위기에 경기 불확실성이 증가해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 상승으로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1350원까지 오를 것"이라며 "하반기 유가가 다소 하향 안정되고 중국 경제가 개선되면 1300원까지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선진국·국내 우량채권 주목


올해 금융시장에서 유망한 투자상품은 단연 채권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안정형 투자자에게 추천할 금융상품(복수응답)으로 선진국 우량채권(48명·37.5%)과 국내 우량채권(36명·28.1%)을 꼽았다.
채권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시중금리 상승으로 채권의 표면 금리 자체가 높아진 데다 앞으로 금리 하락기에는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경기 침체가 현실화돼 채권금리가 내리면 채권가격이 올라 수익을 낼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개미들의 장외시장 채권 순매수 규모는 12일 기준 19조8311억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 같은 기간(4조5237억원)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서원용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지점 PB팀장은 "채권은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채권 가격이 하락해 기대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며 "특히 국내 우량채권 중에 단기채권형펀드는 금리 급등에 따라 큰 폭의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산배분형 EMP펀드(12명·9.4%) ▲단일종목 ETF(5명·3.9%) ▲KRX 금 및 현물투자(4명·3.1%) 등을 추천했다. 김강태 KB국민은행 양재PB센터 PB팀장은 "우량 단기형 채권과 금 투자를 병행하면서 일부 자금은 저가매수 차원에서 자산배분형 EMP펀드 투자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조성민 SC제일은행 압구정PB센터 이사는 "자산배분형 EMP펀드는 6개월 이상 투자 시 변동성이 지속돼 목표수익률을 세우고 분할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장기화에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안전자산 위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세워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경국 Sh수협은행 송파역지점 지점장은 "국내 우량채권은 위험대비 높은 이자수익률과 금리인하 시 자본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신용리스크 확대 전망이 커지기 때문에 투자바구니에 현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핫한 가치주, 다시 보는 '태조이방원'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25.6%(32명)는 공격형 투자자에게 추천할 상품(복수응답)으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를 꼽았다. 금리 인상기에 한계기업들이 퇴출되고 가치주가 살아남을 것이란 평가다. 섹터별로는 IT,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테크 등 기술주의 수익률 상승이 예상된다.
김지영 신한은행 PIB센터 PB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우호적인 성장산업의 기술주와 친환경 인프라 산업에 분산투자가 유망하다"며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단기차익을 높이기 위해 장기국채 펀드 편입도 고려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태조이방원(23명·18.4%) ▲BBIG(21명·16.8%) ▲차화정(15명·16.8%) ▲정책수혜주(13명· 10.4%)▲부동산 경매 등 대체투자(10명·8.0%) 등을 추천했다.

2022년 주식시장을 주도했던 태양광·조선· 2차전지· 방산· 원자력 등 '태조이방원'은 주도주의 상승 전환을 눈여겨봐야 한다. 태양광은 유럽시장이 일시적 수요가 둔화됐지만 미국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미국에 태양광 사업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최대 50%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태양광주의 대표주자 한화솔루션은 최근 큐셀부문(한화큐셀)이 미국에 발전소용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 매각 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구조 개편을 나섰다. 내년 전기차(EV) 중심의 배터리 매출 증가로 삼성SDI 등 2차전지 기업의 실적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

2010년 국내 증시를 주도했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도 또 한번 재기를 노린다. 자동차는 기아차와 현대차 등 완성차 제조업 중심의 실적 개선에 나서고 저유가 국면에 원가 부담이 줄어든 화학업종은 흑자전환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유사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휘발유·경유와 같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원유 가격·운송비 등을 뺀 금액) 초강세를 지속할 지 관심이다.

윤정미 하나은행 서소문지점 PB팀장은 "현재 주식 가치가 떨어진 기업 중 성장 가치가 있는 가치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태조이방원과 차화정에서 전기차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점을 유념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 센터 PB팀장은 "변동성이 높은 시장일수록 안정적인 정책수혜주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경기방어주를 담아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늘리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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