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변동성 확대… 전문가 119명 "수익률 눈높이 낮춰라" [2023 재테크 설문]
[편집자주]2022년 금융시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3고시대를 맞아 변동성이 확대됐다. 지난해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1.25%에서 3.25%로 2%포인트 올랐고 코스피는 1월3일 종가기준 2988.77에서 12월21일 2335.07로 지수가 650 넘게 떨어졌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월13일 1185.50원으로 떨어졌다가 10월14일 1442.60원으로 오르는 등 257.1원의 변동 폭을 기록했다. 부동산 한파에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전보다 4.8% 하락했고 미분양은 6만 가구를 넘어섰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 기운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쥐꼬리 수익률에 절망했고 계묘년(癸卯年) 토끼가 점프하듯 높은 수익률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머니S는 국내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계묘년 재테크 투자전략'을 물어봤다. 2022년 12월9일부터 16일까지 총 7일간 진행한 온라인 설문에 은행 프라이빗뱅커(PB) 66명, 증권사 애널리스트· PB 53명, 부동산 전문가 40명 등 총 159명이 머리를 맞댔다.
2022년 금융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 속에서 환율, 금리, 물가가 급등하는 '3고' 시대를 보냈다. 2023년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확대되면서 채권시장의 리스크가 꿈틀거린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3.25%로 올렸고 긴축정책에 고삐를 죄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는 인플레이션 우려에 현재 4.25~4.50%인 기준금리를 연말 5.00~5.25% 선까지 올릴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게 시장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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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경제가 오랜 저성장 기조에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은행이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 내려 잡은 것을 비롯해 국내 연구기관들은 2023년 경제 성장률을 1%대로 예상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 1.8% ▲한국금융연구원 1.7% ▲하나금융경영연구소 1.8% ▲한국경제연구원 1.9% 등 1%대 후반 성장을 예측했다. 연간 성장률이 2% 아래로 내려갈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0.8%) 이후 첫 사례가 된다. 국내 경제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원화 가치가 하락,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순매도가 이어져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를 끌어내리는 부작용이 나타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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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규 IBK기업은행 동부이촌동WM센터 PB팀장은 "경기침체 우려에 채권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상반기에는 채권자산을 80%, 주식 10%, 현금 10%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심할 것으로 예상돼 채권은 장기채로 신중하게 분할 매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경기 하락세와 맞물린 부동산PF 부실 리스크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PF부실이 확대될 수 있어서다. 2022년 6월 말 기준 은행·보험사·여신금융사·저축은행·증권사 등 국내 금융회사의 부동산PF 대출은 총 112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각종 개발사업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부동산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등 유동화자산을 포함하면 관련한 시장 규모는 150조원을 넘어선다.
우종윤 유안타증권 메가센터분당지점 PB팀장은 "건설경기의 침체가 비단 건설회사와 금융회사에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일자리 감소와 경제 전반에 심각한 훼손을 가져올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 하락에 따른 부동산 PF 디폴트 사태가 우려되기 때문에 특정 업종에 집중 투자하는 것보다 시장중립적인 자세로 자산을 리밸런싱(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정아 하나은행 잠실리센츠센터 PB팀장은 "분산투자를 통해 변동성에서 헤지하는 재테크 전략이 필요하다"며 "유동자산의 비중을 절반 가져가고 주식과 채권에 각각 30%, 20% 투자하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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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범진 메리츠증권 광화문센터 PB팀장은 "주식시장은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던 회사들이 상장을 추진하면서 IPO 시장 위주로 분위기가 살아날 것"이라면서도 "적극적 투자를 통해 수익을 키우는 것보다 손실을 줄이는 전략으로 수익률은 5%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동희 SC제일은행 PB팀장은 "긴축 사이클이 후반부에 진입함에 따라 채권상품의 수익 개선을 기대한다"며 "목표 수익률은 5%로 잡고 성장주와 가치주 등 투자상품을 균형감 있게 굴리는 것이 좋다"고 추천했다.
목표수익률을 6%를 추천한 전문가들도 자산관리의 안정성을 강조했다. 김현섭 국민은행 한남PB센터 센터장은 "우량채권과 자산배분형 EMP펀드 등에 적립식 투자하고 정기예금으로 현금성 자산비중을 유지해야 한다"며 "가치주와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등 BBIG 신규 투자 시 분산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 전문가 중 4분의 1가량은 재테크 목표 수익률을 ▲4%(18명·15.1%) ▲3%이하(12명·10.1%) 등 예금금리보다 낮게 잡아야 한다는 답했다. 강승돈 교보증권 분당지점 PB팀장은 "점진적인 물가 안정으로 한은의 고금리 정책이 완화될 것"이라며 "안전자산에 투자하고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상품의 매매차익을 기대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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