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영원한 '축구황제' 펠레, 암투병 끝 향년 82세로 별세(종합2보)
(샌프란시스코·서울=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장보인 기자 =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손꼽혀온 '축구 황제' 펠레(브라질)가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 못하고 하늘의 별이 됐다. 향년 82세.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현지매체들은 30일(한국시간) "월드컵에서 3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펠레가 사망했다"라며 "그의 에이전트가 사망을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펠레가 치료를 받고 있던 브라질 상파울루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은 펠레가 현지시간으로 29일 오후 3시 27분 사망했다며 "그가 앓고 있던 질병들과 대장암의 진행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부전이 사망 원인"이라고 밝혔다.
펠레의 인스타그램에는 "오늘 평화롭게 세상을 떠난 '황제' 펠레의 여정에는 영감과 사랑이 깃들었다. 그는 스포츠에 관한 천재성으로 세계를 매료했고, 전쟁을 멈추게 했고, 전 세계에서 사회적 사업을 수행했으며, 우리의 모든 문제에 대한 치료법이라고 믿었던 사랑을 퍼뜨렸다. 그의 메시지는 미래 세대들에게 유산이 된다. '사랑, 사랑, 사랑. 영원히'"라고 적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의 딸인 켈리 나시멘투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가족들이 펠레의 손을 잡은 사진을 올리고는 "당신에게 감사드려요. 영원히 사랑합니다. 편안하게 쉬세요"라는 글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아들인 에디뉴는 펠레의 과거 사진과 함께 "신과 함께 가세요, 아버지"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지난해 9월 오른쪽 결장에 암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받은 펠레는 이후 화학치료를 받으며 병원을 오갔고, 지난달 심부전증과 전신 부종, 정신 착란 증상 등으로 재입원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호흡기 증상 치료까지 받으며 힘든 투병을 이어갔다.
브라질 현지 매체는 앞서 펠레가 증상 악화로 항암치료를 포기하고 통증을 줄이는 완화치료로 전환했다고 보도했는데, 펠레의 가족은 이를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병원 의료진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펠레의 암이 더 진행된 것으로 파악된다. 심장, 신장 기능 장애와 관련해 더 많은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혀 그의 병이 더욱 위중해졌음을 알렸다.
나시멘투는 자매인 플라비아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와 함께 아버지의 병실을 지키는 사진을 공개하며 "우리는 믿음으로 이 싸움을 계속한다. 함께 하룻밤을 더"라고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지만 결국 펠레는 팬들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펠레는 현역 생활 동안 1천363경기에 출전해 1천281골을 터트리며 '축구 황제'로 칭송을 받았다.
1956년부터 1974년까지 브라질 산투스에서 뛰며 공식전 660경기에서 643골을 넣었고, 1975년에는 북미사커리그(NASL) 소속 뉴욕 코스모스에 입단해 세 시즌을 뛰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에서도 통산 A매치 92경기에서 77골을 넣었다.
그의 정확한 득점 기록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기도 한다.
펠레와 그의 소속팀이었던 산투스 등은 펠레의 통산 득점을 1천283골이라고 주장하는데, 친선경기와 투어 경기 득점이 상당수 포함된 데다 오래된 기록들의 정확성이 떨어진다.
국제스포츠통계재단(RSSSF)은 펠레가 산투스, 뉴욕 코스모스, 브라질 축구 대표팀에서 기록한 공식전 총 득점은 757골로 집계한다. 그 외 군팀 등에서 넣은 골을 더해도 공식전 기록은 778골이다.
그러나 단순히 득점 수가 펠레의 명성을 좌우하지는 않는다.
브라질 축구의 아이콘인 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4경기에서 12골을 몰아쳤고, 세 차례 월드컵(1958년·1962년·1970년) 우승을 달성한 유일한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펠레는 산투스에선 FIFA 클럽 월드컵의 전신인 인터콘티넨털컵과 남미 클럽대항전인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우승을 두 차례씩 경험했다.
. 브라질 1부리그에서 6회 우승과 득점왕 3회를 차지했고, 상파울루주 리그에서는 10회 우승 및 득점왕 11회를 달성하기도 했다.
taejong75@yna.co.kr,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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