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더 직관적인 인간-기계 상호작용 기술 나온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지난 11월 발간한 ‘2023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IMF(국제통화기금)도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를 밑돌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글로벌 투자은행(IB)들 역시 2% 안팎으로 내다봤다. 한국도 올해(2%대)보다 낮은 1%대의 경제 성장률이 전망된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검은 토끼의 해)은 우울한 전망대로 흘러갈까. 불확실성으로 점철된 전망에도 경제 주체들은 토끼처럼 발빠르게 뛰고 있다. ‘이코노미조선’이 국내외 석학들을 만나 세계 경제 전망과 활로에 대해 물었다. [편집자주]
“더 나은 로봇 몸체와 두뇌(AI), 더 직관적인 인간-기계 상호작용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다니엘라 러스(Daniela Rus)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공학·인공지능(AI)연구소장은 12월 12일 서면 인터뷰에서 2023년 AI, 로봇 기술 개발 방향을 이렇게 전망했다. 이미 AI, 로봇 기술은 제조·정보통신·물류·의료 등 다양한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AI, 로봇 공학 세계적 권위자인 러스 소장은 2002년 ‘천재들의 상’으로 불리는 맥아더 펠로십을 수상했다.
AI, 로봇 기술이 왜 중요한가.
“우리 삶을 개선하는 데 필요한 핵심 기술이기 때문이다. 또 AI, 로봇 기술은 다양한 산업에 적용되고 있고, 그 분야는 더 확대될 것이다. AI, 로봇은 공장, 창고에서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화물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송하는 역할도 한다. 머신러닝(기계학습)은 질병을 더 잘 진단하고 치료한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AI, 로봇 기술은 앞으로 더욱 발전,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머신러닝을 활용해 제품 니즈를 예측하는 서비스도 발전할 것이다.”
2023년 AI, 로봇 기술 개발 방향은.
“크게 더 나은 로봇 몸체와 두뇌(머신러닝 및 AI 시스템), 더 직관적인 인간-기계 상호작용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 연구소는 실리콘, 종이 심지어 음식 등 다양한 소재로 만든 ‘소프트하고 유연한 로봇’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가능하게 하는 두뇌를 설계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물고기처럼 헤엄치고 거북이처럼 움직이는 로봇, 머리를 빗는 로봇, 식료품을 포장하고 상추 위에 우유를 얹지 않는 방법을 추론할 수 있는 로봇, 재활용하는 로봇, 절개 없이 수술할 수 있는 로봇 등이다. 로봇의 몸체와 두뇌 개발이 진전을 이룰 것이다.”
직관적인 인간-기계 상호작용 기술은 무엇인가.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등 AI 비서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인간과 기계가 소통하는 시스템 개발이다. 스마트폰처럼 앞으로 누구나 로봇을 들고 다니며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는 시대가 올 것인데, 인간-기계 상호작용 기술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인간의 뇌에 전기 신호를 보내는 방식 등 인간과 로봇 등을 직접 연결하는 시스템도 개발될 것이다.”
그런 흐름에 코로나19가 나름 역할을 하지 않았나.
“코로나19는 세계 경제 시스템을 흔들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지만, AI 등 신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이끌었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백신은 AI, 머신러닝을 적용해 전례 없는 속도로 개발됐다. 앞으로 백신 개발에 이런 기술 및 시스템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팬데믹 이후 의료, 비대면 서비스 로봇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고, 기술 개발도 더 활발해졌다.”
러스 소장은 “2023년은 메타버스(meta-verse·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세계) 시대 가속화, AI와 로봇 기술 발전으로 더 뛰어난 가상 인간이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 제기된다.
“로봇 공학의 목표는 작업을 기계화하고 자동화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인간과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다. 물론 기술의 발전이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동시에 그 기술과 관련된 더 많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한다. 역사는 신기술이 종종 상상하기 어려운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중요한 건 AI, 로봇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으로의 전환이다. 이에 대한 교육, 새로운 일자리와 구직자와 연결, 실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정부 지원 등이 필요하다.”
<관련 기사>
Part 1. ‘검은 토끼’가 맞이할 도전들
①’RABBIT’으로 풀어본 새해 경제⋯R의 공포에서 탈출할까
[Infographic] 2023 세계 경제 대예측
Part 2. 전문가 2023년 진단
②[Interview]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경제학과 석좌교수
③[Interview]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
④[Interview]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경제학과 교수
⑤[Interview] 다니엘라 러스 MIT 컴퓨터공학·AI연구소장
⑥[Interview] 거노트 와그나 컬럼비아대 비즈니스스쿨 교수
⑦[Interview]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⑧[Interview]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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